최근 전 세계 게임산업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를 꼽으라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꼽을 수 있다.
사우디는 2020년 이후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려왔다. 매우 큰 규모의 상금을 내세운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자국 내 게임산업 기반을 다지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글로벌 게임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투자 및 인수와 관련해 전 세계의 게임산업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사우디의 움직임이 단순 투자와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분을 사들이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게임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IP, 개발 및 퍼블리싱 역량,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까지 통째로 확보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처: 사우디 아라비아 PIF 공식 홈페이지)
대표적인 사례가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EA)의 인수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최근 EA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거래 규모는 무려 55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게임 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M&A로 알려졌다. EA는 ‘배틀필드’, ‘에이펙스 레전드’, ‘심즈’, ‘EA 스포츠 FC’ 등 글로벌 인기 IP를 보유한 대형 게임사다. 이번 거래로 EA는 비상장사로 전환됐다.
일견 이번 인수는 사우디가 참여한 국부펀드의 컨소시엄이 대형 게임사 하나를 확보한 일종의 '거래'로 보인다. 하지만 의미와 영향력은 훨씬 클 전망이다. 사우디가 오일머니의 힘으로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글로벌 IP, 개발 및 퍼블리싱 역량, 라이브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단번에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EA 인수는 단순한 단발성 거래로 보기 어렵다. 사우디는 이미 수년 전부터 게임산업 전반에 자본을 투입해왔다. 게임사를 사들이고, e스포츠 플랫폼을 확보하고, 모바일 퍼블리셔에 투자하는 동시에 자국에서는 개발 인력과 기업을 키우는 작업을 병행해왔다. 즉 석유 이후를 준비하는 국가 산업 전환 전략과 글로벌 게임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자연스럽다.
막강한 오일머니가 글로벌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사우디는 과연 무엇을 사들이고 있는지, 글로벌 게임 산업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지 살펴봤다.
(출처: e스포츠재단, EWC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전)
막강한 오일머니 앞세워 게임사 사들이는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산업 투자는 지난 2020년 일본 게임사 SNK 지분 약 33.3%를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에는 비교적 제한적인 규모의 투자로 평가됐지만, 단순한 금융투자를 넘어 게임 개발사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게임산업 진출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이후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SNK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부터는 글로벌 게임사에 대한 소수 지분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PIF는 EA, 액티비전 블리자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등 미국 주요 게임사 지분을 각각 약 10억 달러 안팎 규모로 확보했다. 다만 이 시기 투자는 경영권 확보보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격이 강한 소수 지분 투자로 분류된다. 실제로 해당 투자들은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산업 투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출처: Savvy Games Group 공식 홈페이지)
2022년에는 투자 방식이 한 단계 달라졌다. PIF는 게임 및 e스포츠 산업 전담 투자 플랫폼인 새비 게임즈 그룹(Savvy Games Group)을 출범시키고, 글로벌 e스포츠 기업 ESL과 FACEIT을 약 15억 달러 규모로 인수해 통합 법인인 ESL FACEIT Group을 출범시켰다. 같은 해 닌텐도, 캡콤, 넥슨 등 주요 게임사에 대한 지분 투자도 이어졌지만, 이 시기부터는 단순 지분 투자와 함께 산업 인프라(대회·플랫폼·유통)에 대한 직접 개입이 병행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3년에는 새비 게임즈 그룹이 미국 모바일 게임사 스코플리를 약 4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전략이 더욱 분명해졌다. 스코플리는 ‘모노폴리 GO!’ 등 글로벌 흥행작을 보유한 퍼블리셔로, 이 인수를 통해 사우디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글로벌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역량을 직접 보유한 주체로 올라섰다. 이후 스코플리는 나이언틱의 게임 사업부를 약 35억 달러에 인수하며 ‘포켓몬 GO’ 등 글로벌 IP의 확보를 통해 게임산업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2024년에는 대형 인수보다는 기존 포트폴리오 통합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 시기는 공격적인 M&A보다는 이미 확보한 게임사와 e스포츠 자산을 연결해 산업 구조를 정비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2025년에는 다시 대형 거래가 재개됐다. PIF는 실버레이크, 어피니티 파트너스와 함께 EA 인수에 합의했으며, 거래 규모는 약 550억 달러로 알려졌다. 이 시점에서 EA는 이미 2021년부터 PIF가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업으로, 이후 컨소시엄 구조를 통해 인수로 이어진 사례다. 또 2026년에는 중국 바이트댄스로부터 모바일 게임 ‘모바일 레전드: 뱅뱅’의 개발사 문톤을 약 60억 달러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EA 인수 거래도 최종 마무리됐다.
결국 사우디의 게임산업 투자는 2020년 SNK 지분 투자로 시작해 2021년 글로벌 게임사 소수 지분 확보, 2022년 e스포츠 및 산업 인프라 기업 인수, 2023년 모바일 퍼블리셔 확보, 2025년 이후에는 글로벌 메이저 퍼블리셔와 핵심 IP까지 직접 소유하는 단계로 확장돼 왔다. 초기에는 산업 성장성에 대한 재무적 투자 성격이 강했다면, 시간이 갈수록 게임산업의 핵심 기업과 IP, 유통 구조 자체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출처: 사우디 아라비아 PIF 공식 홈페이지 뉴스와이어)
사우디가 원하는 것은 게임사 그 이상... 왜 하필 게임인가
이처럼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을 게임산업에 투입하는 배경에는 크게 네 가지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산업 다각화다. 사우디의 국가 전략인 '비전 2030'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게임산업은 단순히 개발과 퍼블리싱을 통한 수익 창출을 넘어 콘텐츠 및 IP, e스포츠, 관광과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적합하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기에 이보다 좋은 산업이 없는 셈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게임산업을 통해 기업 250개 육성, 4만 개에 육박하는 일자리 창출, GDP 기여액 500억 리얄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두 번째는 젊은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의 육성이다. 사우디 인구의 약 63%는 30세 미만이며, 게임 이용자는 2350만 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약 67%에 달한다. 이미 게임 소비가 활발한 젊은 인구를 기반으로 게임 개발과 e스포츠, 관련 콘텐츠 산업을 자국에서 육성한다면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세 번째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다. 사우디는 자국 시장만을 위한 게임산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PIF와 새비 게임즈 그룹을 통해 해외 게임사와 IP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스코플리와 ESL FACEIT Group을 보유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즉 해외 기업에 투자하면서 자본 수익을 얻는 동시에, 개발과 퍼블리싱 그리고 e스포츠와 IP 등 글로벌 게임산업 생태계에 참여하고 직접 이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게임을 활용한 국가 소프트파워와 영향력의 확대다. 사우디는 게임과 e스포츠를 단순한 오락 산업으로만 보지 않고 스포츠, 관광, 문화산업과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24년 리야드, 2026년 파리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을 비롯해 각종 대형 국제대회를 열고, 게임과 e스포츠를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게임사와 IP를 확보하는 것은 단순한 산업적 이익뿐 아니라 사우디라는 국가의 국제적 인지도와 문화적 영향력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사우디가 게임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게임이 돈이 되기 때문이 아니다. 게임과 e스포츠를 새로운 국가 산업으로 육성해 그동안의 석유 하나에만 의존했던 구조를 탈피하고, 젊은 내수시장을 산업화하는 동시에 해외 기업과 IP를 확보해 글로벌 게임산업의 영향력과 국가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게임은 이 네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사우디의 국가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Pixabay))
검증된 IP와 라이브 서비스 역량에 집중하는 이유
사우디의 게임산업 투자가 EA, 스코플리 등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입증한 기업에 집중되는 것은 게임산업 특유의 예측하기 어려운, 높은 실패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
게임은 개발에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고위험 산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개발비 상승, 개발 기간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IP를 처음부터 만들어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면 이미 이용자와 팬덤을 확보한 IP와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가진 기업은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사업 기반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나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고, 게임에서 확보한 IP를 다른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가 개별 신작에 투자하기 보다 EA와 스코플리처럼 글로벌 서비스 경험과 IP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은 줄이면서 단기간에 글로벌 게임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현명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EA 인수의 경우 이러한 사우디의 전략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사우디는 550억 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대신, 'EA Sports FC'부터 '배틀필드', '심즈', '에이펙스 레전드' 등 오랜 기간 축적된 IP와 개발 인력, 글로벌 퍼블리싱 네트워크, 라이브 서비스 운영 역량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결국 사우디가 확보한 것은 단순히 게임회사 하나가 아니라 이미 검증된 IP와 이용자, 개발 역량, 글로벌 유통망이 결합된 사업 시스템인 것이다.
(출처: 일렉트로닉 아츠(EA))
골프에서 얻은 경험, 게임에서는 다른 선택
이러한 투자 방식은 사우디가 골프산업에 진출했던 과정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사우디 PIF는 글로벌 프로 골프 투어 'LIV 골프'를 출범, PGA 투어로 대표되는 기존 골프 생태계에 편입되는 대신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리그를 직접 만들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고 새로운 대회 형식과 상금 구조를 제시하면서 PGA 투어가 주도하던 골프산업의 질서 자체를 흔드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순탄하지 않았다. LIV 골프와 PGA 투어의 충돌은 결국 선수 영입 경쟁과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PGA 투어는 2022년 필 미켈슨을 포함한 여러 선수들이 거액을 받고 LIV 골프로 이적하자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이에 선수들은 PGA 투어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2026년 5월에는 결국 PIF가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하며, 장기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사우디의 골프 산업 진출은 현재로서는 실패로 끝났지만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이 실패를 통해 사우디는 막대한 자본만으로는 기존 산업의 이해관계와 생태계를 단기간에 재편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경험했다. 특히, PGA와 같은 굳건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있는 산업에서는 더욱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동시에 글로벌 스타와 대회를 직접 확보하면 기존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효과 역시 확인했다.
게임에서는 이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골프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경쟁자와 대적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면, 게임에서는 글로벌 이용자와 콘텐츠 생태계를 갖춘 플랫폼과 기업을 직접 막강한 오일머니로 사들이는 방법을 택했다. 물론 게임산업 역시 새로운 플랫폼이나 게임 IP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만, 막대한 개발비와 흥행 불확실성이라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기존 기업을 인수하면 이미 형성된 이용자 기반과 IP, 개발 조직, 퍼블리싱 네트워크를 즉시 확보할 수 있다.
사우디의 LIV 골프,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는 막대한 국부펀드 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정반대다. 골프에서는 자본을 앞세워 새로운 리그를 만들고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교훈을 바탕으로, 게임산업에서는 이미 성공한 기업이나 IP를 인수해 기존 생태계 안에서의 핵심적인 위치를 보다 손쉽게 확보했다.
즉 사우디의 게임 투자는 단순한 게임산업 진출이나 회사, IP의 확보라기보다, 글로벌 게임산업의 핵심을 하나씩 확보하는 전략에 가깝다. LIV 골프를 통해 새로운 판을 만드는 데 따른 비용과 마찰을 경험한 사우디가 게임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판에 직접 들어가 핵심 기업과 IP를 확보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LIV Golf 공식 X)
막강한 오일머니로 국가의 미래산업까지 살 수 있을까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가 글로벌 게임산업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결국 자본의 이동이다. 특히 국가 차원의 장기 자본을 앞세운 사우디의 등장은 게임사 인수합병 시장의 경쟁을 한층 치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개발비 상승과 투자 위축으로 자금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투자자가 깜짝 등장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막대한 자본이 이미 성공이 검증된 기업과 IP에 집중되면, 소수의 거대 기업이나 자본이 힘을 소유하는 양극화가 더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사우디의 행보가 글로벌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단편적인 투자 규모만으로 판단하거나 확언하기는 어렵다. 사우디가 확보한 기업과 IP를 통해 새로운 게임과 개발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게임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반대로 이미 성공한 IP를 사들이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 게임에만 자본을 집중한다면 산업의 양극화와 기업 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사우디의 게임산업 투자는 이제 단순한 투자의 영역을 넘어섰다. 게임사와 IP를 인수하고, e스포츠와 플랫폼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국에서는 개발사와 인력을 육성하며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그 배경에는 석유 단일로 이루어져 있는 경제의 다각화라는 현실적인 목적부터 글로벌 게임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소프트파워 강화까지 여러 목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Pixabay))
하지만 막대한 자본이 곧바로 게임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우디는 이미 세계적인 게임사와 IP를 상당수 확보했지만, 결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게임을 만들고 이용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으며 새로운 개발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석유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아닌,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이다.
앞으로는 사우디가 게임산업에 투입한 자본의 규모나 숫자보다 앞으로 만들어낼 결과와 영향력 그리고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IP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이용자의 선택과 개발자의 역량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되는 산업 경쟁력까지 자본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는 아직 완벽하게 증명되지는 않았다.
사우디는 이미 글로벌 게임산업의 핵심 자산들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자산들을 단순한 보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경쟁력 있는 산업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느냐다. 오일머니로 게임회사는 살 수 있다. 과연 게임산업의 미래, 국가의 미래까지도 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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