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의 '심즈'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트로피 획득에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트로피 조건 하나하나가 까다로워 '트로피가 어려운 게임'으로 분류되어 왔다.
플레이스테이션3로 나온 '심즈3'의 경우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전체 유저 중 0.5%만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으며, 트로피헌터 사이트인 psnprofiles 기준으로도 '울트라 레어' 난이도(플래티넘 달성률 5% 이하) 게임으로 분류된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나온 '심즈4' 역시 비슷하게 울트라 레어 난이도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PSN+ 무료게임으로 풀린 심즈4의 달성률이 갑자기 치솟기 시작하더니 울트라 레어 난이도 게임에서 '레어' 난이도(5~10% 사이의 달성률을 보이는 게임)가 되어버렸다. 무료게임으로 풀리면 플레이하는 유저가 크게 늘어 트로피 달성률이 낮아지는 게 보통이라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최근 플래티넘을 획득한 유저들의 플레이 타임을 보면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에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심즈4는 왜 갑자기 어려운 게임에서 보양식(*)으로 변신한 것일까.
* 트로피 헌터들이 짧은 시간에 쉽게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을 가리키는 말
확인해 보니 EA가 심즈4에서 지원한 '심 공유' 기능을 적극 활용한 세계 트로피 헌터들의 십시일반 심 공유가 원인이었다.
각종 능력치를 최고까지 키워야 하는 트로피를 위한 각종 능력치를 키우기 쉽게 설정해둔 가족, 심의 일생(사망까지)을 경험하라는 트로피를 위한 사망 직전인 심 1인으로 설정해둔 가족, 유령들과 가족이 되라는 트로피를 위한 유령가족 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만든 각 트로피를 위한 특성화 심들이 인게임 심 공유 페이지에 잔뜩 올라와 있었다.
기자도 세계 트로피헌터들의 도움을 활용해 심즈4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다. 가장 까다로울 것 같던 트로피는 '블랙 위도우' 트로피로, 한번의 플레이에서 5명의 남편 심을 사망하게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 역시 블랙 위도우 트로피를 위한 가족을 다운로드하면 바로 4명의 남편 심이 사망하고, 나머지 하나는 밀폐된 수영장에 넣어 시간을 보내면 사망한다는 팁(?)을 활용해 획득할 수 있었다.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아 기자는 이틀 정도 플레이해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지만, 시스템에 익숙한 유저라면 1시간 남짓에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현재 심즈4 플래티넘 트로피를 최단 시간에 획득한 유저는 한국 유저(!)인 'M-AHHH' 유저로 확인됐다. 역시 이런 걸 빠르게 처리하는 건 한국 게이머인가 싶다.
심즈4 플래티넘 트로피를 너무 쉽게 획득해버리니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전혀 즐기지 않고 트로피만 획득하고 넘어가게 되어 조금 아쉽기도 한데... 필요한 만큼 즐기고 트로피는 쉽게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 동안 심즈4가 트로피 컴플릿이 너무 어렵고 시간도 많이 필요한 게임이라 플레이를 망설였던 유저라면 이 기회에 도전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