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AI를 쓰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을까?
올해 AI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발전하면서 대형 게임사는 물론 중소 개발사, 인디 게임사까지 AI를 개발 공정에 도입하고 정부 역시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AI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각 정책 부서의 연간 발표와 산업 보고서 등에는 ‘AI 기반 제작’, ‘AI를 활용한 생산성 혁신’이라는 표현이 줄을 잇고 있다.
“AI는 위협이 아니다. 게임 개발자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줄 게임 체인저다”
국내 최고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서 나온 이 발언 역시 오늘날 게임사가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게임사들은 물론 전세계 대부분의 IT기업들이 AI를 필수 도구 이상의 수단으로 활용할 것을 천명했고 일부는 회사의 사운을 건 미래 전략의 핵심 기술로 내세웠다. 그야말로 2025년은 ‘AI 굴기’의 한 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AI 기술을 둘러싼 온도 차는 경영자와 실무자 사이에서 극명하게 나뉜다. AI의 사용을 일종의 ‘불가피한 진화’로 언급하는 경영진들의 이상론과는 달리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AI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더 싸게 만들고 있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과 ‘AI 시대, 변화의 비용은 누구에게 전가되고 있는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담론이 오고가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기술 혁신과 게임사들이 말하는 효율성 사이에서 게이머들이 체감하는 게임의 변화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올 한해 대다수의 게임 언론이 언급한 AI 기술과 관련된 논란은 기술의 성능에 대한 비판 보다는 AI가 게임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에 대한 불편한 징후들이 대부분이었다.
AI는 과연 게임을 발전시켰을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게임을 퇴보시키고 있을까? 게임포커스는 게임산업과 AI를 둘러싼 올해 주요 이슈를 짚어봤다.
‘혁신’의 이름으로 포장된 ‘배신’, AI가 들어오고 사람은 나갔다
올해 게임 업계의 화두 역시 단연 AI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맥락을 살펴보면 ‘혁신’ 보다는 ‘효율’에 가까웠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국내 주요 게임사, 혹은 각종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도입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생산성 향상’, ‘반복 작업 감소’, ‘개발 기간 단축’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방향성은 곧장 대규모 구조조정, 감원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감원을 이어오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AI 도입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전체 직원 22만 8000명 중 4%에 해당하는 약 9000명을 추가로 해고했으며 아마존 역시 게임 개발 부서 및 프로그래머, 제품 관리자 등 내부 엔지니어의 40%를 포함하는 총 14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EA 역시 조직 개편 및 프로젝트 정리 등을 이유로 약 2500명 이상을 감원했으며, 지속된 프로젝트 실패가 이어진 유비소프트도 비용 절감 및 효율 개발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국내도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 등이 전반적인 게임업계 효율화 흐름에 따라 대규모, 소규모 인원 감축을 진행했다.
국내 게임사의 경우 ‘AI 도입’이라는 직접적 명분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사례는 굉장히 제한적이고 실적 악화, 사업 축소, 서비스 종료 등의 이유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언급되는 기업들의 AI 전략에 따른 인력 재편의 흐름은 AI가 감원을 가능하게 만든 조건에 가깝게 작용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는 AI가 사람을 대체 했다고 하기 보다는 더 이상 사람을 다시 뽑지 않아도 되는 이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인류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첨단 AI 개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이미지 출처 PauseAi 페이스북)
일본의 대표 게임사 스퀘어에닉스의 사례는 AI 도입으로 생겨날 게임 산업의 미래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스퀘어에닉스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QA 및 디버깅 업무의 약 70%를 업무에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관련 직무 인력을 대폭 줄이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공개하고 실행에 옮겼다.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 속에서도 진행된 스퀘어에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게임 개발사의 개발 자동화 공정 확대가 인력 축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례로 큰 주목을 받았다. ‘비용 절감이 아닌 품질 관리 자동화 강화’, ‘사람이 놓치는 버그를 잡기 위함’이라는 당위성을 제시했지만 개발자들은 AI 도입이 인력 감축을 정당화 하는 명분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AI를 바라보는 개발자들의 긍정적인 시선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시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올해 진행된 ‘GDC 2025’에서도 생성형 AI를 바라보는 개발자들이 시선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다. 1500명의 현직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2024년 13%의 응답 대비 약 2배 이상 많은 수치로 지적 재산권 도용, 에너지 소비, 품질, 정보의 편향성 등이 주 이유였으며 고용 불안에 대한 이슈도 뒤를 이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글로벌게임산업 트렌드’, ‘GDC 2025’ 등을 통해 살펴본 개발사의 R&D 비용 중 AI 인프라 투자 비중은 전년 대비 약 15%~30% 증가한 반면, 인건비 비중은 약 10~15% 감소했다.
‘AI 티나네’ 유저들의 심리적 거부감, “왜 AI썼다고 말을 하지 않는가?” 기술이 아닌 신뢰로 번져가는 논쟁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국내 게임사 중 약 41.7%의 기업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향후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AI를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 프로젝트의 크기, 장르의 구분을 넘어서 AI 사용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활용 논란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된 영역은 콘텐츠 부분이다. 퀘스트 설명, NPC의 대사 등에서 대화 톤이 어긋나거나 게임 콘텐츠를 벗어나는 표현을 사용한다거나 신체가 왜곡되고 손가락이 기괴하게 표현되는 등 생성형 AI 제작 과정에서 드러나는 오류들이 하나씩 알려지기 시작하며 ‘AI로 찍어낸 것 같다’는 반응이 빠르게 확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바라보는 AI 활용에 대한 기준도 분명해지고 있다. AI를 썼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플레이 중에 그것이 느껴지는 순간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깨진다는 것.
이렇게 시작된 게이머들의 AI 논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AI 사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어디까지 사용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인데, 해당 콘텐츠가 게임 내 과금 요소나 각종 유료 콘텐츠와 연관되어 있을 경우 반발과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올해 AI 활용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출시 직후 게임 내 주요 캐릭터를 포함한 각종 아트 리소스들에 대한 AI 사용 여부가 유저들 사이에서 언급됐고 품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개발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직접 해명에 나선 것.
개발진은 “기획 단계에서 레퍼런스로 AI를 참고한 적은 있으나, 원화팀 작업에는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며 게이머들이 지적한 부자연스런 요소에 대해서는 “레이어가 겹쳐 표시된 제작 오류”, “리뉴얼 과정에서 디자인이 변경된 부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함으로서 AI 사용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개발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캐릭터성에 대한 중요도가 가장 높은 게임물에서 묘사가 반대로 되거나 인체 구도가 잘못 표현되는 등의 오류가 단순히 내부 구성원의 리뉴얼 과정에서의 실수라고 표현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것. 게이머들은 “언급한 게임의 오류 문제는 상당수가 AI 제작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고 결국 해당 이슈는 게이머들의 불만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한 채 게임 자체에 대한 불신을 키워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해외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출시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7’에서는 게임 내 콜링 카드 아트워크에 게임에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AI 이미지가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논란이 커지자 개발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최고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사용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이 AI 인지,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대한 상세 설명 없이 논란이 된 콘텐츠에 대한 공식 입장만을 전달해 게이머들로 사이에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게임 내 콜링 카드 아트워크에 AI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된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7
이밖에도 예티의 신체 표현이 왜곡돼 논란이 불거진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게임의 품질 문제로 AI 사용 의심 논란이 생긴 인디 게임 ‘Peak’, 최근 AI 도구를 이용한 개발 소식을 전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발더스 게이트 3’의 개발사 라리안 스튜디오의 차기작 ‘디비니티’를 둘러싼 논란 등 인디 게임부터 AAA급 게임까지 AI를 활용한 게임사의 개발력과 품질에 대한 유저 신뢰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라리안 스튜디오의 스벤 빈케(Swen Vincke) 대표는 AI 사용의 장점을 이야기 하면서도 "AI는 도구일 뿐, 창의적인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AI 과잉 의존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AI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을 놓고 해외 네티즌들은 “AI 도구를 참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금까지 창작을 위해 노력한 (인간) 창작 공동체를 배신하는 행위다”라고 주장하며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게이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AI를 썼다'는 사실이 아니다. 고가의 유료 재화를 지불하고 구매한 콘텐츠가 창작자의 고민의 흔적이 거세된 기계적 결과물일 때, 유저는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AI 사용 이슈는 올해 초 게임 업계의 주요 이슈였던 확률형 아이템 투명성 논쟁과 맞물리며 ‘AI 사용도 언젠가 고지 대상이 되어야 되지 않겠냐’는 문제 제기로 확대됐고 전문가들 및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향후 AI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자율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AI는 인간이 주는 ‘재미’를 대체할 수 있을까? AI를 보는 개발자들의 엇갈린 시선
오늘날 게이머와 게임사들이 AI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던 영역이라면 바로 게임의 ‘재미’ 자체였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다양한 AI 이슈들을 접하며 업계와 게이머 모두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컸다는 반응이다. AI 기술이 콘텐츠의 양적인 면을 늘리고, 제작시간을 크게 줄여주는 성과를 보여주긴 했지만 연출의 완성도나 감정의 밀도까지는 끌어올리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결국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콘텐츠는 많은데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는 반응이 지속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술적 시도와 실제 재미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AI가 가진 망각 문제와 데이터 편향 문제는 비슷한 형태의 천편일륜적 콘텐츠만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게 되는 문제점을 확인시켜줬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보통의 일반인들 역시 ‘AI를 쓰면 다 비슷해진다’고 느끼는 것 또한 현재 AI 기술이 가진 문제점이 얼마나 직관적인지를 보여준다.
2000년대 초반 로그아웃을 할 수 없는 주인공 츠카사가 중심이 되는 가상 현실 세계의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hack sign,
반다이의 초대형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 ‘닷핵’, 카와하라 레키가 쓴 라이트 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 등 가상 세계를 다루는 작품에서는 게이머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의사소통하며 고민하는 ‘살아 있는 NPC’가 묘사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살아있는 NPC는 현재 기술로 구현이 불가능할까? 누구나 상상해볼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현재 기술로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완벽하진 않아도 기술적 진전은 상당히 이뤄지고 있고 이뤄졌다로 답할 수 있다.
최신 게임에 반영된 AI NPC들은 게임 내에서 정해진 대사를 최대한 반복하지 않는다. 게이머의 선택, 행동, 이전에 대화를 기억하고 문맥에 맞는 반응을 들려준다. 일부 게임에서는 NPC가 유저의 플레이를 평가하거나 행동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시도 등을 한다. 아직은 어설프게 보이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분명 기술적인 장벽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설계다. NPC는 무한한 대답이 가능해졌지만 그 대답이 게이머에게 반드시 재미있는 대답이 아니며 때로는 몰입감을 해치거나 대답 그 자체에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사 중심의 게임일수록 현재의 AI NPC들이 보여주는 한계는 좀 더 명확히 드러난다.
제한적이지만 LLM 기반 AI NPC를 인게임에 도입해 화제가 된 연운
앞으로 10년 뒤의 AI가 게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현시점에서 게임이 주는 재미는 제한된 규칙 안에서 개발자들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경험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장면을 만들 수 있지만 맥락은 이해하지 못하는 AI 구조의 한계 때문에 여전히 오늘날 게임의 재미를 만드는 것은 AI가 아니라 여전히 디자이너의 역할이고 무엇보다 게임의 규칙이나 목표, 보상 구조, 감정의 흐름을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AI 사용을 보조적인 영역에서만 사용하고 있고 또 그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
반면 AI 도입에 적극적인 개발사나 개발자들은 “AI는 도구일 뿐, 문제는 사용하는 방식에 있다”며 AI 사용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비판한다. 반복 작업이 많을 수 밖에 없는 QA 및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면 좀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더 많고 빠르며 저 비용으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AI 기술의 도입은 대다수의 게임사들에게 있어 게임의 접근성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실시간 번역, 음성을 실제로 현지 유저에 맞게 번역해거나 원하는 음성으로 바꿀 수 있는 음성 변환 시스템, 또 다양한 장애를 가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보조 기능은 AI 기술 없이는 구현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영역이다.
결국 AI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의 높고 부족함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사용되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AI를 사용하거나, 혹은 AI를 잘못 쓰면 게임이 망가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자세하게 살펴보면 AI가 아니라 그 사용 방식을 선택한 판단의 문제에 가깝다. 설계가 미흡한 게임에서는 AI가 그 허점을 더 빠르게 드러냈고, 방향성이 분명한 게임에서는 AI가 인간보다 높은 생산성과 제작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작동했다.
2025년 게임 산업을 관통한 AI 논쟁은 내년에도 그 열기를 더해갈 것이다. 이제 AI는 단순히 게임의 외형을 바꾸는 기술적 도구를 넘어, 창작자의 태도와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다.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지키기 위해, AI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위해 우리가 어떤 선을 긋느냐가 그 게임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2026년은 그 해답의 실마리를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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