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해진 암호화폐 열풍, 국내 게임사들 암호화폐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등록일 2018년05월04일 16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해부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연이어 관련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최근 암호화폐 열풍이 주춤해지며 관련 신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힌 게임사들의 사업 현황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10월경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고, 여기에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들도 연달아 거래소 및 플랫폼에 투자하는 등 관심을 보여왔다.

또한 한빛소프트와 엠게임, 파티게임즈 등의 게임사들도 성장 동력 확보, 신사업 개척 등 각자 나름의 다양한 이유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게임사들의 이러한 암호화폐 사업 전개에 대해 업계에서는 암호 화폐 자체를 투자의 일환으로 보고 실적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시각과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기술인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시키기 위한 R&D 등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해왔다.

 

그러나 지난 해 말과 달리 올해 들어 국내외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열풍이 다소 잠잠해지면서 암호화폐는 물론 관련 기술 등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투자한 국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밝힌 바 대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지 점검해봤다.

넥슨 이정헌 대표 "암호화폐 관심 없다, 블록체인 기술 연구는 진행중"
국내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에 대규모 지분투자를 진행하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NXC가 이번에는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복수의 해외 매체들은 지난달 24일 NXC가 '비트스탬프' 인수를 추진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비트스탬프는 지난 2011년 설립된 거래소로, 유럽에서 유일하게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외신 보도와 관련해 이정헌 대표는 'NDC 2018' 현장에서 열린 경영진 미디어 토크 행사에서 "넥슨은 가상화폐와 게임사업을 연계할 계획이 전혀 없다"라며 "다만 블록체인 원천 기술은 게임에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외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비트스탬프' 인수설에 대해 이 대표는 "비트스탬프 인수설은 근거가 전혀 없다"며 "사실을 확인할 근거, 정보가 전혀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NXC와 넥슨이 현재까지 보여준 기조를 살펴보면 암호화폐를 통한 직접적인 실적 상승보다는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의 접목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 X' 설립한 카카오
한편,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투자하면서 관련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카카오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 X'를 설립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열린 카카오의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여민수 대표, 조수용 대표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시너지 확대, AI 기술 개발, IP 투자 등 올 한해 카카오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특히 이중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것은 '그라운드 X'의 출범 소식이었다. '그라운드 X'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다.

현장에서 양 대표는 카카오가 기존에 선보인 서비스와의 접목 및 신규 서비스 출시는 물론이고, 블록체인 기술력 측면에서 앞서나가고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당시 조수용 공동대표는 "자금조달을 위한 ICO 등은 계획에 없다. 의미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며, 아시아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암호화폐를 통한 실적 개선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에 조금 더 무게를 둔 발언을 한 바 있다.

카카오는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블록체인 서비스, QA 등 핵심 기술 직군을 비롯한 다방면의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카카오의 움직임은 직접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 외에도, 자회사를 따로 설립해 R&D를 진행하고 자사의 서비스와 결합해 리더로 앞장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자 채용 시작한 NHN엔터테인먼트
한편, 중국의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오케이코인'에 투자전문 자회사를 통해 지분투자를 진행했던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자를 포함한 기술부문 경력자 채용을 진행했다.

 

해당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클라우드, 데이터 사이언스 및 엔지니어링 등 12개 기술 부문의 경력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보유한 경력자 채용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출처; NHN 리크루트 홈페이지)

 

더 자세히 살펴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블록체인 및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개발, 블록체인 사업 및 글로벌 사업 전략, 서비스 정책 및 기획 등 다방면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우대 사항에 외국어와 외국 생활 경험 항목이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채용이 넥슨과 같이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것인지, 또는 카카오가 선보일 플랫폼과 같이 원천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한 사업 다각화 집중하는 와이디온라인
한편 최근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게임사업 외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설립한 와이디온라인도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와이디온라인은 지난 1월 내부 조직으로 '미래성장위원회'를 구성하고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들을 위원으로 영입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셜 게임 및 음원 유통 플랫폼 사업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음원 유통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과 AI를 접목시켜 기존 음원 유통 플랫폼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와이디온라인은 타 게임사에 비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전개는 다소 늦었지만, 소셜 게임과 음원 유통 플랫폼이라는 이색적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시류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게임 자산' 거래 가능한 '브릴라이트 플랫폼' 선보인 한빛소프트
특히 한빛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도 매우 발빠르게, 그리고 게임과 직접 암호화폐를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4월 2일 '브릴라이트 코인'의 ICO 페이지를 오픈하고 4월 16일부터는 프리이빗 및 프리 세일에 돌입했다. 7월에는 퍼블릭 세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브릴라이트 코인'은 글로벌 게임 연결 및 자산 거래 플랫폼 '브릴라이트'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다. '브릴라이트 플랫폼'과 연동된 게임을 플레이하면 '브릴라이트 코인'을 얻을 수 있으며 게임 머니, 아이템 등 '게임 자산'을 플랫폼에 연동된 게임 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한빛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한빛소프트는 이러한 '브릴라이트 코인'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손쉽게 유치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게임 간의 자유로운 거래 외에도 게임과 연계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브릴라이트 플랫폼'에는 미탭스플러스, 네시삼십삼분, IMC게임즈, 나인유, 테크노블러드 등 국내외 20여 개 회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엠게임과 '상장 폐지' 암초 만난 파티게임즈

한편, 엠게임은 지난해 9월 체결한 코인숲, 페이또와의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소 운영에 대한 MOU를 체결하면서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태안 부지에 채굴기를 마련하고 '이더리움'을 채굴하기 위해 시운전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작업은 1분기 안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자사의 온라인게임 내 보상과 마켓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 및 플랫폼의 직접적인 접목 보다는 암호화폐를 통한 실적 개선에 조금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올해 초 ICO 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 자금 확보를 기다리고 있던 파티게임즈는 지난 3월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따라 코스닥 시장 거래가 정지되는 등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파티게임즈 측은 이의 신청을 제기했으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 받았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파티게임즈는 법무 및 회계 관련 인사들을 대거 대표 및 사내외 이사로 선임하고 웰바이오텍의 보유 지분 176만 3,829주를 110억 원에 매각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장 폐지 위기라는 예상 외 암초를 만난 만큼, 기존에 진행할 계획이었던 ICO 및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등의 사업들도 당장은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암호화폐 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 게임 및 플랫폼과의 접목 시도
국내 게임사들의 사업 현황을 살펴본 결과 ICO를 직접 진행하거나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등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사들도 존재하지만, 암호화폐 자체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및 플랫폼과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그리고 사업 다각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 및 플랫폼과 접목시키는데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실제로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많은 게임사들이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보안 인프라가 투자 대비 크게 개선된다는 점이 그 이유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22년 3,562억 원 규모로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보험, 유통 등과 접목되면서 서서히 실생활 속에 들어오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이러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올리는 곳은 어디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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