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그 스튜디오 이경진 IP 디렉터 "'창세기전' 원작 계승과 발전 중요, 처음부터 '완전판'으로 설정했다"

등록일 2020년07월28일 14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라인게임즈가 금일(28일)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게임의 세부 내용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PC 패키지 게임 '창세기전1'과 '창세기전2'의 스토리를 아우르는 리메이크 타이틀이다. 라인게임즈의 개발 전문 별도 법인인 레그 스튜디오에서 2022년 발매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티저 영상이 깜짝 공개돼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는 6월 공개된 티저 영상을 비롯해, 베일에 싸인 게임의 정보와 개발 현황 등 게이머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의 모두발언과 이세민 디렉터의 게임에 대한 소개 및 개발 현황 공개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레그 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 이경진 IP 디렉터, 라인게임즈 김정교 사업 담당이 자리해 사전에 취합한 미디어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이번 온라인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진행된 질의응답이다.

 

좌측부터 라인게임즈 김정교 사업 담당, 레그 스튜디오 이경진 IP 디렉터, 레그 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
 

닌텐도스위치로 플랫폼을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콘솔 플랫폼으로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다양한 기종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닌텐도스위치가 발매됐고, 우리 팀 규모에서는 개발하기에 좋은 성능과 규모라고 판단했다. 또 SRPG 특성상 들고 다니면서 하기도 용이하다고 판단했다.

 

닌텐도스위치 외 플랫폼은 어떤 것을 고려하고 있나? 추가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지도 설명해 달라
DLC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다. 추가 콘텐츠의 경우, 시나리오를 모두 클리어한 다음 도전할 수 있는 초고난이도 던전 '용자의 무덤'을 계획 중에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의미를 아실 것이라고 본다. 콘셉트에 맞게 초고난이도의 SRPG를 하드하게 즐기는 분들에게 재미를 드리고자 기획 하고 있다. 그 외에 추가 시나리오도 고려 중이다.

 

영상의 실제 전투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닌텐도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의 버튼 UI가 지정되어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닌텐도스위치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추후 다른 거치형 콘솔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개발 리소스 또한 닌텐도스위치보다 더 상위 단계로 개발하고 있어, 추후에 플랫폼 확장에 대응 가능하다고 보시면 된다.

 



 

개발 기간이 6년이나 된다. 준비에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소규모 인력으로 속도를 내서 리메이크를 하는데 중점을 둬서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창세기전'이라는 게임은 조금 더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IP가 가지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제대로 사명감을 갖고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민규 대표님이 결단을 내려 주셔서 모든걸 처음부터 다 검토하여 R&D 기간도 갖고 개발을 할 수 있게 됐는데, 이 R&D 기간과 시스템 구축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레그 스튜디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향후 작업 일정은 어떻게 되나
현재 인원은 35명으로, 40명이 조금 안되는 소규모다. 이 인원만으로 타이틀을 만들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올해 대규모로 채용을 할 예정이다. 한국 게임 개발자 분들 중에서도 '창세기전'에 관심이 있거나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 PV를 보고 많이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메이크는 원작과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를 담아내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경우도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도 이러한 요소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리메이크이긴 하지만, 원작에 대한 애정이 크다. 초기 대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글자 하나도 바꾸지 않으려는 분도 있다.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문장이 예전 느낌이 강한데, 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단순한 '재현'이 되면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다. 예전 원작을 어느 정도 계승하고 발전시키되, 현재 기준으로 봐도 나쁘지 않은 좋은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세기전'은 번외편이 많다. 피쳐폰으로 발행된 '창세기전 외전 크로우'는 '창세기전2'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등 게임 중에서는 동 시기를 다룬 경우가 꽤 많이 있었다. 단순히 1,2 합본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동시기에 일어난 모든 일을 모아 하나의 완전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예 초기에 설정할 때부터 '완전판'이라고 정했다. 이전에는 따로, 또 가볍게 다루어졌던 것들이 깊이 있게 다뤄지는 등 합쳐졌을 때 오는 시너지도 있다. 이런 점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원작 시리즈가 개발될 당시에, 1년에 하나씩 만들어지다 보니 시간상 배제된 이야기들도 있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이야기가 '스킵'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것들도 꼼꼼하게 확인했다. 더불어 새로 하는 분들도 이야기가 잘 이어지는 전달력 좋은 게임이 되도록 개발했고, 과거에 했던 팬 분들이 보셔도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고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창세기전3 파트2' 이후 설정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겼는데,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반영되나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3 파트2'가 잘 연결되는지 걱정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다. 원작 개발한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니, 처음부터 완전한 계획을 갖고 개발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설정이 조금씩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번에 리메이크를 하는 만큼 전반적으로 내용을 다듬어 어긋나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했다.

 

시나리오의 경우 표절 등 다소 논란이 된 부분이 있는데
인터넷 상에 표절 관련 이야기가 많이 있어 익히 알고 있다. 표절 관련하여 많이 이야기되는 작품이 '서풍의 광시곡'이다. 용대운 작가님의 '탈명검' 소설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도 많다. 실제로 표절 관련으로 당시에도 이슈가 있었다.

 

원작자 최연규 님과 용대운 작가님은 게임을 만들기 전에 PC통신에서 알게 된 사이로, 최연규 님은 2년 여 정도 용대운 작가에게 작법 등을 배웠다. 이 때문에 스승처럼 여기고 존경하는 작가로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최연규 님이 용대운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에, 자신이 만드는 게임에 오마주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발 초기에 많이 했다고 한다. 오마주임을 알 수 있도록 스킬명도 일부러 동일하게 하는 등 의도적으로 장치를 했지만 전달이 잘못됐다.

 

최연규 님도 당시 인터뷰에서 해명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작 회사 차원에서 표절을 부정했다는 식으로 전해졌고, 당시에 대응이 잘 되지 못한 채로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정리하자면 표절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지만 원작자의 의도적 오마주였다. '창세기전'을 다시 만들면서는 논란이 될 부분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거나 수정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소프트맥스의 최연규 이사를 영입해 이슈가 된 바 있다. 오리지널 개발팀 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예정인지 설명해 달라
최연규 님은 원작 시리즈를 만든 원작자이다. 이야기 자체도 최연규 님이 틀과 대본을 다 썼다. 대본과 세계관을 정리할 때 많이 자문을 구했고, 너무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지거나 원작의 의도가 깨지지 않도록 도움을 받고 있다. 다만 레그 스튜디오 소속은 아니고, 따로 라인게임즈에서 개발을 하며 선의로 도와주고 있다.

 



 

'베라모드'의 외형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현재 외형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경진 IP 디렉터: 베라모드라는 인물은 '창세기전2'에서는 '베라딘'이라는 인물로 나왔다. 당시 신의 이름이 '베라모드'로 되어있고, '창세기전3 파트2'에서는 '베라모드'라는 인물로 등장 했었다.

 

'창세기전3 파트2에서는 중성적인 외모로 묘사됐다. 반면 '창세기전2'의 '베라딘'은 원숙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묘사가 많이 나온다. 이번 PV 속 모습은 '창세기전2' 기준 '베라딘'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했다. '창세기전3 파트2'에 나온 '베라모드'의 설정과 외모가 연결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나름대로 생각해 만든 방안이 있다. 이는 게임의 발매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

 



 

원작 성우가 아닌 새로운 성우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성우를 선택할 때 고려한 점이 있다면
고민이 많이 됐다. 원작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원작 성우 분들의 나이도 달라졌고, 사정상 맡길 수 없는 분도 있다. 또 한 분의 성우가 중요 배역을 너무 많은 시리즈에서 맡았다 거나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

 

원작에 참여한 이래연 작가님이 성우 캐스팅도 직접 했었던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재 성격에 맞는 목소리를 갖고 있는 성우를 캐스팅하고자 노력했다. 일부 변경되기는 했지만, 본 녹음이 진행됐을 때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는 결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창세기전'은 내수용 IP라는 인식에 대해 개발팀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워낙 인기가 있었기에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초창기 작품부터 해외 진출을 많이 했었다. '서풍의 광시곡'은 팔콤을 통해 일본에도 발매됐고, 중국에도 번체, 간체로도 발매한 바 있다.

 

국내 팬 분들만을 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이라고 본다.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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