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지난 16일(월)(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세계 최대 AI·가속 컴퓨팅 콘퍼런스인 ‘엔비디아(NVIDIA) GTC 2026’의 막을 올렸다. 젠슨 황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와 추론 컴퓨팅, 피지컬 AI, 로보틱스 등 AI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 비전을 제시했다.
관중으로 가득 찬 올해 GTC 기조연설은 토큰을 현대 AI의 기본 단위로 설명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토큰이 과학적 발견, 가상 세계,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계에 사용되는 시스템의 구성 요소로 소개됐다.
이어 젠슨 황 CEO가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 속에 무대에 올랐다. 그는 행사 전 진행된 프리게임 쇼 진행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파트너사들과 450여 곳의 후원사, 1,000여 개의 세션, 2,000여 명의 연사들을 소개했다. 이후 “이번 콘퍼런스는 AI라는 5단 케이크의 모든 층을 아우를 것”이라고 말하며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젠슨 황 CEO는 쿠다(CUDA) 출시의 20주년을 기념하고, 이를 가속 컴퓨팅을 이끄는 ‘플라이휠(flywheel)’이자 AI 라이프사이클의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포스(GeForce)에 대한 논의로 화제를 전환했다. 그는 엔비디아를 ‘지포스가 만든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지포스가 쿠다를 세상에 알린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포스의 역사를 짚어보며 이를 모두 AI와 연결 지었고, DLSS 5를 소개하며 3D 기반 신경망 렌더링이 어떻게 로컬 하드웨어에서 실시간의 사실적인 4K 성능을 구현하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젠슨 황 CEO는 데이터 처리 분야의 현황과 AI 시대에 맞춰 이 분야가 어떻게 가속화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IBM, 델(Dell),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오라클(Oracle), 코어위브(CoreWeave)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그는 가속 컴퓨팅 생태계 전반을 살펴보며 자동차, 금융 서비스, 헬스케어, 산업, 미디어, 양자, 유통, 로보틱스, 통신 분야를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이러한 다양한 AI 분야 모두에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다”며, 광범위한 쿠다-X 라이브러리를 강조했다. 그는 이를 엔비디아의 ‘보물’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젠슨 황 CEO는 ‘AI 네이티브’ 기업들의 부상을 강조했다.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기업들로, 오픈AI(OpenAI)나 앤트로픽(Anthropic)처럼 이미 잘 알려진 곳도 있고, 아직 성장 중인 곳도 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하며, 벤처 스타트업에 1,500억 달러가 투자된 사실을 언급하고 최근 붐을 일으킨 기술들의 역사를 짚어보았다.
그는 이러한 호황의 여파로 엔비디아 GPU에 대한 컴퓨팅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지난 몇 년간 컴퓨팅 수요가 100만 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젠슨 황 CEO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최소 1조 달러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라 루빈과 그 너머 — 컴퓨팅의 세대적 도약
젠슨 황 CEO는 긴밀한 공동 설계 덕분에 엔비디아의 토큰 비용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한 애널리스트가 엔비디아를 ‘추론의 제왕(the inference king)’으로 묘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실리콘을 동시에 설계하는 과정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긴밀한 공동 설계가 지닌 놀라운 힘”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이다. 베라 루빈은 에이전틱 AI를 위한 새로운 풀스택 컴퓨팅 플랫폼으로, 7개의 획기적인 칩, 5개의 랙 스케일 시스템, 그리고 1개의 슈퍼컴퓨터로 구성된다. 이 플랫폼에는 새로운 엔비디아 베라 CPU와 블루필드-4 STX(BlueField-4 STX) 스토리지 아키텍처가 포함된다.
젠슨 황 CEO는 “베라 루빈을 생각할 때, 우리는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해 수직적으로 통합되고, 엔드투엔드로 확장되며,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최적화된 전체 시스템을 떠올린다”고 말하며,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새로운 시스템의 내부 구조를 관중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베라 루빈을 넘어, 엔비디아의 다음 주요 아키텍처는 '파인만(Feynman)'이다.
젠슨 황 CEO는 이 플랫폼에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의 이름을 딴 새로운 CPU인 ‘엔비디아 로사(Rosa)’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랭클린은 X선 결정학 연구를 통해 DNA의 구조를 밝혀내고 현대 생물학을 재편한 인물이다. 프랭클린이 생명의 숨겨진 구조를 밝혀냈듯이, 로사는 에이전틱 AI 인프라의 전체 스택 전반에서 데이터, 도구, 토큰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도록 설계됐다.
그는 로사가 엔비디아 차세대 LPU인 LP40을 엔비디아 블루필드-5, CX10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엔비디아 카이버(Kyber)를 통해 연결돼 구리와 코패키지 광학 장치를 통한 스케일업과 엔비디아 스펙트럼(Spectrum)급 광학 장치를 통한 스케일아웃을 모두 지원한다.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된 파인만 세대는 컴퓨팅, 메모리, 스토리지, 네트워킹, 보안 등 AI 팩토리의 모든 핵심 요소를 발전시킨다.
또한 새로운 AI 용량의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 DSX AI 팩토리(Vera Rubin DSX AI Factory) 레퍼런스 디자인과 엔비디아 옴니버스 DSX 블루프린트(Omniverse DSX Blueprint)를 발표했다. 더 넓은 DSX 플랫폼의 일부인 DSX 에어(DSX Air)는 기업들이 실제 세계에 구축하기 전에 소프트웨어에서 AI 팩토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가 우주로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베라 루빈 아키텍처는 암흑 물질을 연구로 유명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명명됐으며, 엔비디아 스페이스-1 베라 루빈(Space-1 Vera Rubin)과 같은 미래 시스템은 AI 데이터 센터를 궤도에 올려 지구에서 우주로 가속 컴퓨팅의 영역을 확장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오픈클로용 엔비디아 네모클로, 네모트론 연합
젠슨 황 CEO는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Peter Steinberger)가 주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클로(OpenClaw)를 주목하며, 이를 ‘인류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칭했다.
그는 “오픈클로는 에이전틱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제 오픈클로 덕분에 우리는 개인용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자는 단일 명령어로 오픈클로를 다운로드하고, AI 에이전트를 구축한 뒤 도구와 컨텍스트를 활용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 플랫폼 전반에 걸쳐 오픈클로 지원을 발표함으로써, 개발자가 엔비디아 기반 인프라에서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구축, 배포,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젠슨 황 CEO는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기업은 오픈클로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이 기업 내부에서 안전하게 배포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정책 적용, 네트워크 안전 장치, 프라이버시 라우팅을 결합한 엔비디아 오픈쉘(OpenShell) 런타임과 엔비디아 네모클로(NemoClaw) 스택을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들이 ‘전 세계 모든 SaaS 기업의 정책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엔비디아는 새로운 ‘네모트론 연합(Nemotron Coalition)’을 통해 오픈 모델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언어와 추론용 엔비디아 네모트론, 월드와 비전용 엔비디아 코스모스(Cosmos), 범용 로보틱스용 엔비디아 아이작 GR00T(Isaac GR00T), 자율주행용 엔비디아 알파마요(Alpamayo), 생물학과 화학을 위한 엔비디아 바이오네모(BioNeMo), 기상, 기후용 엔비디아 어스-2(Earth-2) 등 6가지 최첨단 모델 제품군을 중심으로 파트너사를 결집하고 있다.
피지컬 AI
엔비디아는 AI의 적용 범위를 디지털 에이전트에서 현실 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피지컬 AI로 확장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로보택시 대응 플랫폼이 BYD, 현대자동차, 닛산(Nissan), 지리(Geely) 등 새로운 자동차 제조사 파트너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버(Uber)와 협력해 이러한 차량을 차량 호출 서비스 네트워크에 도입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자동차 제조사 외에도 엔비디아는 ABB, 유니버셜 로봇(Universal Robots), 쿠카(KUKA)와 같은 산업용 소프트웨어 거대 기업과 로보틱스 선도 기업들과도 협력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피지컬 AI 모델과 시뮬레이션 도구를 통합함으로써 제조 라인에 더 지능적인 로봇을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T-모바일(T-Mobile)과 같은 통신 사업자들과도 협력해 기지국이 엣지 AI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독특한 콘셉트의 기조연설 마무리
기조연설은 디즈니(Disney)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눈사람 올라프(Olaf)가 디지털 화면에서 걸어 나와 무대에 등장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며 마무리됐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올라프입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스택과 뉴턴 물리 엔진(Newton physics engine), 그리고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구동되며 걸어 나오는 올라프를 소개했다.
그는 “올라프, 잘 지냈니? 내가 너에게 컴퓨터인 젯슨(Jetson)을 선물해 줬으니까 잘 알고 있지”라며 농담을 던졌다.
올라프가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젠슨 황 CEO는 “글쎄, 네 배 속에 있잖아. 그리고 너는 옴니버스 안에서 걷는 법을 배웠지”라고 답했다.
이 시연은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관중이 지켜본 모든 장면이 사전 렌더링된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된 결과물이라는 황 CEO의 설명을 뒷받침했다.
황 CEO는 추론, AI 팩토리, 오픈클로, 그리고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이번 발표의 주요 주제를 다시 정리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어 노래하는 로봇, 디지털 젠슨 아바타, 애니메이션 바닷가재가 함께 캠프파이어 노래를 공연하는 음악 앙상블에 무대를 넘겼다.
젠슨 황은 관중들을 향해 남은 GTC를 즐기길 바란다는 인사를 전하며 무대 왼쪽으로 퇴장했다. 그리고 올라프는 무대 아래의 트랩 도어를 통해 사라지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기조연설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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