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신작 '롬', BM 의존 줄인 서비스는 '호평'... 기존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를 보여줘야 할 때

등록일 2024년03월15일 13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레드렙게임즈의 신작 ‘롬(ROM: Remember Of Majesty, 이하 롬)’이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은 지난 2019년 ‘에오스:레드’를 흥행시키는데 성공한 신현근 대표가 이끄는 레드랩게임즈가 선보이는 첫 번째 게임으로 20년 이상 게임을 개발한 베테랑 개발자들이 만드는 신작으로 주목받아왔다.

 

레드랩게임즈는 게임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공동 서비스에 나섰다. 글로벌 원빌드 버전으로 출시된 롬은 대규모 전투를 위한 저사양 지원 및 최적화, 실시간 번역 지원, 모바일과 PC에서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 지원, 글로벌 유저들이 함꼐 즐길 수 있는 통합 전장 및 통합 경매장 지원 등 캐주얼 유저들부터 하드코어 유저들을 품을 수 있는 정통 MMORPG를 방향성으로 장기적인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식 서비스 후 서비스 약 20일 여간 롬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새로움 보다는 익숙한 재미…저사양 유저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더했다

개발사인 레드렙게임즈는 비공개테스트(CBT) 당시부터 새로움 보다는 익숙하지만 보다 더 정교해진 하드코어 RPG를 게임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겉모습만 화려한 게임이 되기 보다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MMORPG 본연의 재미를 강조한 것.

 

때문에 롬의 첫 인상 역시 인상적이고 독특하다는 느낌 보다는 우리가 최근까지 즐겨온 수 많은 개발사들의 MMORPG 비슷하다. 게임의 플레이 역시 퀘스트 위주의 초반부 플레이를 통해 전투 시스템과 UI에 대한 간략한 튜토리얼 구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메인 퀘스트 및 사냥을 중심으로 한 레벨링이 진행된다.

 

화려함은 없지만 몬스터와의 전투 우위를 대미지를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전투 부분에 있어서는 몬스터의 체력이 보이지 않기에 다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MISS’, ‘GOOD’, ‘NICE’, ‘EXCELLENT’, ‘CRITICALl’ 등의 시각적 요소로 내가 상대하는 몬스터를 상대로 내가 어느정도 우위에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상대적으로 몬스터보다 강할수록 더 자주 높은 등급의 대미지기 뜬다).

 

또한 몬스터의 이름의 색깔로 해당 몬스터가 현재 내 캐릭터보다 어느정도 강한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데 이 두 가지의 지표만으로 내가 플레이할 최적의 사냥터가 어디쯤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반복적인 레벨링에서 효과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선생님 중세 기사들이 악어에 가로막히다니요!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게임의 초반부를 제외하면 스토리텔링적인 요소가 완전히 결여돼 있다는 점인데 게임 초반부 광룡 ‘드라코니르’를 막기 위한 에린도르인과 영웅 베를린드의 이야기, 이후 마왕 그림고스의 침략과 광룡의 힘을 봉인한 ‘웜하트’를 둘러싼 서사는 흡사 ‘반지의 제왕’과 같은 큰 이야기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게임을 시작하면 이러한 서사를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편적인 튜토리얼로 넘어가게 되며 게임 스토리 진행 중에서도 이야기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퀘스트의 수행 방식 역시 오브젝트와 상호 작용하는 퀘스트는 극히 제한적이며 대다수가 사냥과 토벌 중심의 퀘스트가 대부분인데 게임의 구조적인 특징상 시나리오의 요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몰입감이라는 측면에서 퀘스트의 수행 방식을 다채롭게 구성해 시나리오를 잘 눈여겨 보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대략적인 시나리오의 흐름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추후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일단 파템+7강부터 시작입니다” 부캐 육성도 부담없다

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성 부분의 부담은 여타의 MMORPG와 비교해본다면 굉장히 진입 문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초반부 육성이 빠르고 후반부 부터는 일종의 숙제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구조를 갖는 것은 동일하지만 유저가 전투에 부담을 느끼는 소위 말하는 ‘벽’이 거의 없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내 패키지를 한번 뿐이지만 '골드'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과금을 하지 않아도 게임 내에서 기본적으로 레어(R) 등급에 해당하는 파란색 아이템을 큰 무리없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강화 역시 +7강이 안전 강화 구간이지만 +8강의 강화 확률이 90%고 +9강이 80% 등 10%씩 낮아지기 때문에 약간의 운만 따라준다면 충분히 9셋 아이템으로 60레벨까지의 대다수의 콘텐츠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몬스터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일반 상자를 모아 확정 등급의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상자로 제작할 수 있다

 

장비가 파괴되더라도 ‘부캐’ 육성을 통해 잃어버린 아이템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다. 40레벨까지의 플레이를 통한 퀘스트 보상으로 최소 3개의 레어장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자신의 메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장비 및 펫(가디언) 그대로 착용할 수 있으며 같은 유형의 캐릭터일 경우 코스튬 역시 공유되기 때문에 부캐릭터의 육성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게 된다. 특히 부캐릭터를 육성하면서도 도감 진척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부캐를 키우는 것 자체가 과금 유저나 무과금 유저 모두에게 손해가 아닌 이득을 준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부캐 육성이 권장된다.

 

상위권 유저들을 위한 도감작도 있지만 무소과금 유저들을 위한 도감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시스템 역시 상위권 유저들이 독식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캐릭터 성장의 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탯, 공격력, 방어력, 명중 혜택을 주는 도감 달성에 필요한 아이템이 게임의 초, 중반부 아이템에 집중돼 있으며 이 역시 강화별로 구분돼 있어 반복적인 파밍에 대한 목적성을 제공한다.

 

앞서 설명했듯 부캐릭터 육성으로 인해 무기 및 방어구 강화 주문서 역시 상당히 넉넉하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적어도 육성과 강화에 대한 낮은 접근성은 무과금 유저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게임의 핵심 ‘공성전’ 앞두고 있는 롬, 보다 많은 유저 품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

 

게임 출시 초반 대기열이 생길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약 한 달 가까이 꾸준히 즐겨본 ‘롬’을 현재 단계에서 한 마디로 평가한다면 소위 말하는 ‘유저 짜내기’ 식 게임에서 벗어난 ‘약속을 지킨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익숙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지나친 과금 모델 보다는 지속적인 플레이를 통해 유저와 개발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최대한의 ‘Time to Win’ 구조의 게임을 만들고 또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아이템 보급이 가능한 부캐릭터 육성 구조를 통해 소위 말하는 ‘벽’을 유저가 최대한 느끼지 못하고 플레이하도록 하는 낮은 접근성은 분명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장점일 듯 싶다.

 

부캐릭터 육성도 기존의 룰이 반복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캐릭터의 본격적인 레벨링이 시작되고 캐릭터의 성장 방식이 정형화되는 60레벨 이후의 구간부터는 이러한 무난한 게임의 방식이 오히려 게임에 대한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단계에서 ‘숙제’라고 할 수 있는 의뢰 및 특수 던전, 심연의 성역의 플레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필드 사냥이 고착화되고 단조롭게 이어지는데 이러한 플레이를 통해 성장의 속도가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성장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아이템과 성장 재화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보편적인 게임들과는 다르게 신작게임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굉장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풀어나가고 있는데 신규 유저의 지속적인 유입과 무소과금 유저의 60레벨 이후의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를 유지시키기 위한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MMORPG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지전’과 ‘공성전’의 공개 이전부터 한국 및 대만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순항 중인 ‘롬’.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는 물론 동시 다발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전세계 유저들을 품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공급을 통해 K-RPG의 새로운 흥행 공식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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