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써니 사이드 업 '숲 속의 작은 마녀', 경쟁 게임 홍수 속 등장한 힐링 게임 다크호스

등록일 2022년05월18일 10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경쟁은 확률과 함께 게임에서 빼놓기 어려운 재미 요소다. 적절한 밸런스와 함께 제공된다면 보다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게임의 수명 연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최근 일부 게임들은 공정하고 긍정적인 경쟁이 아니라 단지 누가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일 수 있는지 '줄 세우기'를 하거나, 다른 이들을 찍어 누르는 것에서만 재미를 찾도록 설계된 것 같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즐거워야 할 게임 속 세상이 피 튀기는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물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저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힐링 게임'들이 등장하곤 했다. 많은 게이머들이 즐긴 힐링 게임의 대명사 '스타듀벨리'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투더문'이나 '저니' 등의 게임들도 매력적인 스토리를 통해 지친 게이머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중에서도 '스타듀벨리'는 자신만의 집과 밭을 가꾸고, 다양한 캐릭터들과 상호작용 하며 힐링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다수의 '힐링 게임' 중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 결과 첫 발매 후 6년 만에 전 플랫폼 총합 2천만 장의 판매고를 돌파하는 등 힐링 게임에 대한 수요를 증명해 냈다.

 

이 가운데, 국내 소규모 인디 개발사 써니 사이드 업이 개발하고 있는 힐링 게임 '숲 속의 작은 마녀(Little Witch in the Woods)'가 두 번의 데모 공개와 몇 차례의 연기 공지 끝에 얼리액세스로 출시됐다.

 



 

'숲 속의 작은 마녀'는 첫 공개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게임이다. 흔한 플랫폼이나 장르가 아니었다는 점부터, 한땀한땀 정성을 들여 손수 만든 스프라이트 기반 애니메이션과 픽셀 그래픽, 주인공 '엘리'를 비롯한 등장 캐릭터와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들이 입소문을 탔고 이에 힘입어 펀딩도 1000% 초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본지와 인터뷰를 했을 당시 4명이라는 극 소규모의 인력이 모든 개발을 하고 있었기에 생각 이상으로 개발 기간은 길어졌고, 이 때문에 수 차례 게임 출시도 연기됐다.

 

*관련 기사: [인터뷰]귀여운 마녀의 일상을 체험하다... '리틀 위치 인더 우즈' 개발팀 '써니 사이드 업'을 만나다

 

1차 데모 버전의 '숲 속의 작은 마녀'
 

게임은 긴 시간을 거쳐 얼리액세스로 드디어 출시가 되었지만 정식 출시 일정은 2023년으로 예고됐다. 이번 얼리액세스 버전의 콘텐츠는 약 6~7시간 분량의 챕터 1만 제공된다. 정식 버전의 게임은 20시간 분량과 엔딩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직접 즐겨본 '숲속의 작은 마녀'는 얼리액세스 출시라는 아쉬운 면이 있으나 기다릴 만한 가치도 있는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경쟁 중심의 게임이 홍수처럼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분명 주목할 만한 타이틀이자 다크호스다.

 

포션 제조부터 납품, 재료 수집까지… '마녀'의 일상은 바쁘다

'숲속의 작은 마녀'는 주인공 '엘리'가 겪는 소소한 '마녀'의 일상을 체험하는 힐링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개발팀 또한 인터뷰를 통해 귀여운 픽셀 과 함께 '숲속의 작은 마녀'가 가지는 매력 포인트임을 어필하기도 했다.

 

상당히 크게 와 닿는 대사였다
 

이러한 매력 포인트는 확실히 데모 버전보다 더욱 잘 와 닿았다. 여전히 그대로인 '엘리'와 '버질'의 만담은 '아빠 미소'를 짓게 하고, 마을의 주민 캐릭터들도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 대화가 지루하지 않았다. 새삼 시나리오 라이터의 노고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초반부 기차에서의 이야기 전개부터 1챕터의 끝자락까지 특별히 내러티브 측면으로 지적할 만한 요소는 없었던 것 같다.

 

제4의 벽을 넘나드는 '버질'
'버질'의 이 대사를 보고 빵 터졌다
 

과거 데모 버전에서는 가시 덩굴을 제거하고 마을에 들어가기 직전에 준비된 콘텐츠가 끝났지만, 이번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마을 재건 관련 콘텐츠와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캐릭터들은 각자 매력 포인트가 확실하게 설정되어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 및 대화, 그리고 '마녀'가 존재하는 게임 속 세계관에 대한 힌트와 설정, 작중 등장하지 않은 '엘리'의 어머니에 대한 약간의 묘사, 무언가 공작을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켄트' 등의 신규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고 있다.

 

네...? 루나 코인이요...?
실눈 캐릭터는 늘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토리를 즐겨볼 수 있는 메인 퀘스트는 존재하지만 시간 제한은 없으므로 느긋하고 여유롭게 플레이 해도 큰 문제가 없다.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선택지와 대화를 감상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즐기길 권하고 싶다. 숨겨진 장소나 분필로 마법진을 다시 그려야 접근할 수 있는 곳도 존재하므로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편이다.

 





 

써니 사이드 업이 공지사항을 통해 밝힌 1챕터의 분량은 5시간이지만, 서브 퀘스트와 납품 퀘스트 그리고 선택지 등을 소화하며 느긋하게 플레이 하니 약 8시간 가량 플레이 후 1챕터를 마칠 수 있었다.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마녀 도구나 인벤토리 등을 업그레이드 해도 되지만, 빡세게(?) 인벤토리를 관리하면 기본 상태로도 플레이는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플레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물약... 의외로 좋을 지도

 

UI의 '룩앤필'을 조금 덜어내고 '게임성'을 취하다

이 외에도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데모 버전에서 보다 개선된 게임의 면면이 돋보인다.

 

먼저 1차 데모 당시 UI는 디자인이 게임의 콘셉트와는 부합했으나 다소 불편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전체적인 UI 콘셉트를 약간 덜어낸 대신, 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부합하도록 깔끔하고 보기 편하게 개선됐다.

 



 

특히나 미니맵의 경우 처음에는 양피지 형태의 지도가 제공돼 '룩앤필' 측면에서 보기에 좋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알아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개선된 미니맵은 자신의 위치를 표시해주고 가야할 목적지를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미니맵은 채집해야 할 재료나 동물들의 위치까지 표시해 주지는 않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위치가 자연스럽게 외워지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이 미니맵은 넓어진 지역을 돌아다니다 볼 수 있는 안내 표지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벤토리와 창고의 제한도 UX와 연계해 풀어냈는데, '루나 코인'과 '골드' 등 재화를 물약 납품 등의 퀘스트로 얻고, 이를 사용해 미어 터지는(?) 인벤토리와 창고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재화는 마을의 재건과 레시피 구매 등에도 들어가므로 메인 퀘스트 외에도 서브 퀘스트와 물약 납품을 적절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본 재료 수급, 물약 제조 및 납품 판매 사이클을 진행하며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마녀' 하면 떠오르는 이동 수단, 바로 '빗자루'도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되는 변화다. 내구도가 생각 외로 금방 감소하지만 나뭇가지나 진흙은 얻기 쉬운 재료이므로 역시 부담되지는 않는다. 3보 이상 걸어야 한다면 과감하게 빗자루를 타자. 게임 출시 당일 오후에 이동속도가 소폭 증가했으므로 답답함도 조금 줄어들었다.

 

부스터 온!
 

인게임 내의 개선 외에 스토리텔링 또한 보다 자연스럽게 개선됐다. '엘리'가 마을 재건에 도움을 주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연대를 통해 우정과 신뢰를 쌓아 나간다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키워드 대화, 잡담, 개인적인 이야기 등을 통해 해당 캐릭터의 설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몰입감이 높은 편이다.

 

'로이'라니, 왠지 알 것도 같다
바쁜 수습 마녀의 일상
 

아쉬움 있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도 있다

아쉬운 점은 역시 앞서 밝혔듯 분량과 출시 일정이다. 게임이 매우 매력적인 만큼 더더욱 준비되어 있는 분량과 출시 일정이 아쉽게 느껴진다. 첫 공개와 데모 버전 공개로부터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고 연기도 몇 차례 했기 때문에, 게임의 개발을 지원하고 기다린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의 완성도 이전에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써니 사이드 업은 매우 소규모의 개발사인 만큼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또는 아직 출시할 만큼 폴리싱이 마무리 되지 않아 출시를 연기하는 것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자. 많은 명작 인디 게임들이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게임은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

 





 

써니 사이드 업은 이번 얼리액세스 출시와 함께 향후 계획을 상세히 공개하며 게임의 완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후 정식 버전의 플레이 타임은 20시간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업데이트 로드맵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앞으로도 '엘리'의 여정은 계속될 예정이다. 새로운 마을 주민과 마을의 재건 및 이야기도 업데이트 되며, 신규 테마와 지역 및 크리쳐, 신규 도감과 포션 레시피 등도 추가될 콘텐츠다.

 

'숲 속의 작은 마녀'는 귀여운 픽셀 그래픽,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세계관,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설정과 스토리, 잔잔한 음악과 슬로우 템포의 힐링이 매력 포인트인 게임이었다. '엘리'와 '버질'이 워낙 귀엽고 두 캐릭터의 '케미'가 돋보여 상당히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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