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과 게임피아는 3월 4일, 서울 에피소드 강남 262에서 SF 액션 어드벤처 신작 ‘프래그마타(PRAGMATA)’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2020년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티저 트레일러로 첫 공개된 프래그마타는 공개 이후 SF 배경의 완전 신작 IP로 주목을 받았으나 한동안 소식이 끊겨 이용자들을 애타게 한 게임이다. 6년이라는 적지 않은 개발 기간을 거쳐 최근 체험판을 배포하며 호평을 이끌어낸데 이어 4월 24일에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은 달 표면에 세워진 연구 시설을 배경으로 조사원 '휴 윌리엄스'와 안드로이드 소녀 '다이애나'가 만나 지구로 탈출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일 열린 행사에는 게임의 개발을 이끈 조용희 디렉터와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가 직접 방한해 게임을 소개했으며, 스페셜 게스트로 연예게 대표 게이머이자 '몬스터헌터' 시리즈 등 캡콤의 게임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 심형탁이 참여해 본편 빌드 시연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으로 첫 디렉터 데뷔를 하게 된 조용희 디렉터는 행사를 시작하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처음으로 디렉터를 맡은 작품이라 많은 기대와 호응을 받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작품에 쏟은 진심을 전했다. 또한 해외 미디어 행사는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면서도,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좌측부터 배우 심형탁, 조용희 디렉터,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한 달 기지로 파견된 ‘휴’, 그리고 안드로이드 파트너 ‘다이애나’
게임의 무대가 되는 달 기지에서는 ‘루나필라멘트’라 불리는 신소재가 연구되고 있었다. 해당 소재를 활용하면 사물의 형태와 성질을 유지한 채 3D 프린팅이 가능한 근미래 기술의 연구가 진행 중이었으나, 갑자기 달 기지와의 연락이 끊기고 대규모 달 지진이 발생하며 사건이 시작된다.
주인공 휴 윌리엄스는 대응팀 소속으로 달 기지로 파견되어 이 사고의 경위를 조사하던 중 모종의 이유로 혼자가 되고, 이윽고 안드로이드 소녀 다이애나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조용희 디렉터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 개나 로봇 등 여러 파트너 아이디어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달 위에 맨발의 소녀가 서 있는 강렬한 이미지에 매료되어 지금의 다이애나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비화를 밝혔다.
슈팅과 '스네이크 해킹'의 접목
프래그마타의 특징 중 하나는 슈팅과 퍼즐(해킹) 요소가 조합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용희 디렉터는 단순히 적을 섬멸하는 슈팅 액션에서 탈피해 전략적인 재미를 주고자 ‘해킹 퍼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이애나가 해킹을 통해 적의 방어력을 낮추는 등 전황을 유리하게 바꾸면 휴 윌리엄스가 이를 마무리하는 구조다.
이 과정은 ‘스네이크 해킹’ 형태로 구현되어, 이용자는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노드를 통과해야 한다. 파란색 노드를 통과하면 대미지가 증가하는 등 여러 이로운 효과가 있다. 캐주얼 퍼즐 게임으로 유명한 ‘한붓그리기’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조용희 디렉터는 "개인적으로 퍼즐을 좋아해서 넣은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전략적으로 전투를 풀어가는 구조를 고민하다 탄생한 시스템"이라며 슈팅과 퍼즐이 결합된 독특한 감각을 직접 체험해보길 당부했다.
SF 세계관 완성도 높이기 위한 카와모리 쇼지의 감수, 그리고 '부성애' 연출
개발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인 만큼 설득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크로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메카닉 디자이너 겸 감독인 카와모리 쇼지의 외부 감수를 받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또 ‘휴’와 ‘다이애나’ 사이의 관계를 적극 녹여내 게임의 감성적인 축인 '부성애' 코드도 강조되었다.
실제로 시연에 참여한 배우 심형탁은 육아 예능 프로그램으로 TV에 출연 중인데, ‘다이애나’의 아빠가 된 기분이라며 한국어 더빙 덕분에 몰입도가 높다고 호평했다. 조용희 디렉터 또한 "이용자의 기혼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대감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모험의 거점인 ‘쉘터’에서는 장비 강화뿐만 아니라 지구본 같은 아이템을 선물하여 다이애나의 반응을 확인하는 등 정서적인 상호작용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프래그마타’는 오는 4월 24일 PS5, Xbox Series X|S, PC(Steam),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2를 통해 출시된다. 일반판 외에도 ‘쉘터 버라이어티 팩’이 포함된 디럭스 에디션이 출시되며, 여기에는 추가 의상, BGM, 무기 스킨, 아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예약 및 조기 구매 특전으로는 ‘무사’와 ‘닌자’ 콘셉트의 의상이 제공되어 쉘터에서의 커스터마이징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더불어 3월 6일 오전 7시 진행되는 '캡콤 스포트라이트'에서 프래그마타의 새로운 정보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Q&A를 정리한 것이다.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으실 거라 생각 하셨는지 궁금하다. 또 인상적인 피드백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었는지 소개해 달라
조용희 디렉터: 디렉터 첫 데뷔작이고, 프로젝트 자체가 큰 기대를 받을 거라 생각치 못했다. 그런데 티저 트레일러 공개 이후에 기대된다는 반응이 많아서 부담이 많이 됐었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팀원들이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고, 또 감회도 새롭다. 디렉터로서 첫 작품이고 또 한국인으로서 일본 회사에서 디렉션한 작품이라는 점도 부담감이 크다. 우리가 아무리 “프래그마타 재미 있습니다!”라고 말해도 결국 평가는 이용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불안함에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싶다. (웃음)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체험판 다운로드 수는 우리의 예상 수치보다 훨씬 더 많았고, 본편이 기대된다는 등 대부분 긍정적 의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발매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라면, 아무래도 체험판은 재미있는데 본편을 질리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연기를 한 이유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였던 만큼 본편은 안심하고 플레이 하셔도 좋다.
앞서 언급하셨듯이 한국어 더빙에 대한 호응이 크다. 캡콤 게임으로는 이례적인데, 결정된 구체적인 계기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조용희 디렉터: 프래그마타의 디렉터를 맡기 전 ‘바이오하자드 RE: 3’의 아트 디렉터를 맡았었다. 당시부터 한국어 더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계속 해왔다. 물론 아트 디렉터니까 권한이 없으니 희망만 가지고 있었다. (웃음) 그러다 프래그마타를 만들게 되면서, 전임 프로듀서와 회의 도중 잡담하듯 슬쩍 한국어 더빙을 하자고 요청했던 적이 있다. 그는 생각해보겠다 했는데, 몇 달 동안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한국어 더빙이 결정되어 있었다. 그저 이용자의 마음에서 건넨 제안인데 실제로 이루어져서 놀랐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디렉터가 한국 출신이기도 하고, 프로듀서 입장에서도 “이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지 않을까?” 또는 “한국에서 많이 좋아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새로운 작품을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조 디렉터는 ‘잡담하듯 슬쩍’ 가볍게 했다 말했지만 실제로는 열심히 대응했다. (웃음) 언어 하나를 추가하는건 굉장히 어렵다. 열심히 한 만큼 재미있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앞서 디렉터 님은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 해보기를 권하셨다. 하지만 유튜브 등 최근에는 ‘보는 게임’ 트렌드가 강한데, 시청자들을 고려한 요소가 있나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체험판에서는 이런 점을 느끼시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액션 외에도 스토리가 잘 만들어져 있으므로 ‘보는’ 분들도 만족감을 느끼실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은 ‘액션의 촉감’에 대한 것인데, 조 디렉터가 말했듯 퍼즐을 직접 풀었을 때의 쾌감은 실제 플레이를 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 게임을 해볼 수 있는 체험판을 배포한 것이었다.
조용희 디렉터: 만들면서 많이 고민한 부분이다. 실제로 해보면 재미 있는데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정말 저게 재미있을까 싶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기에도 게임이 재미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방송을 아예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서 총기나 해킹 전략 등을 여러 가지 준비해 두었다.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클리어도 가능하네’ 싶은 것들 말이다. 전투도 사람에 따라서는 후반엔 해킹이 총보다 강해져 해킹만으로 적을 쓰러트리거나, 총 위주로 플레이 하는 전략도 선택할 수 있다. 그런 ‘보는 재미’는 있지 않을까 싶다.
전투와 퍼즐을 접목함에 있어 디렉터로서 가장 강조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이었나
조용희 디렉터: 기획자들에게 항상 입버릇처럼 말한 것이 ‘쉽게 질리지 않는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면 할 수록 한 번 더 하고 싶어지고, 회차를 많이 거듭할 수 있는 게임을 원했다. 기획에서도 그것을 잘 받아들여서 한 전투 내에 어느 정도 분량의 슈팅, 액션, 퍼즐이 있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개선한 끝에 지금의 형태가 됐다. 어떻게 보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시스템이 손에 익고 이해하게 되는 순간 재미가 배가되는 구간이 찾아온다. 그런 재미를 느껴 주셨으면 좋겠다.
슈팅과 퍼즐의 조합이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후반부에는 피로감을 주거나 지루해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조용희 디렉터: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처음에는 느린 템포로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투 속도나 적의 움직임이 빨라지며, 이용자 역시 성장과 숙련을 통해 이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몇 차례 연기를 거치며 완급 조절을 정교하게 다듬었기에 본편에서는 지루함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며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체험판에서 로어를 살펴보니 워커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했다는 설정 등 SF에서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도 있더라. 어떤 방향성으로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나
조용희 디렉터: 만들기 쉬운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쪽 장르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 만들어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싶다. 다만 너무 어려운 SF 보다는, SF에 관심이 없어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활용하고자 했다. 핵심은 휴와 다이애나의 이야기다. 물론 아예 신경쓰지 않은 것은 아니고, 단지 ‘SF를 모르고 보면 재미 없는 작품’이 아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어디까지가 SF인지 그 정의도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본적 없는 마니악한 SF 요소들을 많이 넣으면 새로운 IP로 발매되었을 때 오히려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SF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자 했다. ‘마크로스’ 시리즈로 유명하신 카와모리 쇼지 감독님이 감수를 해주셨고, SF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곳에 이런 걸 넣었네?’ 하는 정도는 된다.
이어지는 질문인 듯 하다. 영향을 받았거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F 장르의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지 가볍게 소개해 주신다면
조용희 디렉터: SF는 만화, 영화, 게임 등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딱 이 작품이다라고 콕 찝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러 작품을 보고 플레이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중에서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오블리비언’을 좋아하고, 만화 중에서는 ‘총몽’도 좋아한다.
달의 기지가 배경인데 뉴욕이나 공업적 디자인의 배경도 많이 소개됐다. 그 외에 소개하고 싶은 지역이나 배경이 있나
조용희 디렉터: 처음에는 달을 배경으로 한 근미래 SF 하면 떠오르는 것이 흑백의 화면, 하얀 우주복, 검은색 하늘, 회색의 달, 온통 흰색의 기계들 같은 것 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어떻게 비주얼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할지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루나필라멘트’ 설정을 활용했다. 체험판에서는 사실 뻔한 SF의 시설들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뉴욕 콘셉트의 도시나 자연 등 스토리 흐름에 따라 새로운 스테이지도 보실 수 있다.
듀얼센스로 플레이 했는데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PC 버전은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이 완벽하게 잘 맞는다는 느낌이 덜했다. 마우스, 키보드 조작의 개선도 가능할까
조용희 디렉터: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마우스, 키보드가 더 편하다는 분도 계시긴 했다. 조작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아들이 중학생인데 게임을 시켜보니 마우스와 키보드가 더 편하다고 하더라. 그동안 고심해서 개선한 것이 현재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피드백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게임 구조가 단방향인지 궁금하다. 수집 요소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데
조용희 디렉터: 엔딩을 향해 나아가는 스테이지 방식이지만, 거점인 ‘쉘터’를 중심으로 이미 지나온 구역이나 숨겨진 장소를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구조다. 100%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이용자라면 맵 곳곳에 숨겨진 컬렉션 요소를 찾는 탐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엔딩까지의 플레이 시간과 2회차 요소가 궁금하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바이오하자드 리메이크’ 시리즈를 기준으로 삼고 개발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약 10~15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렉터를 포함해 프래그마타의 개발팀 멤버들이 ‘바이오하자드’를 만든 조직이었기 때문에 참고한 면이 있다. 구체적인 보상을 지금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다회차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2, 3회차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즐길 거리를 풍부하게 준비했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님께 질문이 있다. 다른 인터뷰를 통해 ‘록맨’ 시리즈와의 연관성을 부정하셨는데, 대시 점프나 호버링 등 여러 설정들이 겹치는 면이 있어서 관련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같은 캡콤’이라는 점에서는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지만 팀에서는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록맨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프래그마타에도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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