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가 최근 ‘2026 Essential Facts About the U.S. Video Game Industry’ 연례 보고서를 통해 달라지고 있는 미국 게임 시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영국 런던의 글로벌 온라인 시장조사 및 데이터 전문 기업 유고브(YouGov)와 함께 진행한 이번 조사는 20분 분량의 심층 온라인 설문을 기반으로 총 13,5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중 게임 이용자는 9,992명(성인 7,971명, 아동·청소년 1,961명),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일반 대조군은 3,613명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매주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미국인은 약 2억 1,23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20만 명(3%) 증가한 수치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66%에 해당한다. 미국 소비자가 지난 한 해 동안 게임에 지출한 총액은 607억 달러(한화 약 92조 원, 6월 4일 환율 기준)로, 미국 내 영화·TV·음악 시장의 소비자 지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여성 비율 1대1 근접… 게임 세대 대물림 본격화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는 지표는 인구 통계학적 지형 변화다. 게임 이용자의 성비는 남성 53%, 여성 46%로 사실상 1:1에 완전히 근접했다.
특히 20~30대 남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게임의 연령별 장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모든 플랫폼을 기준으로 1020 세대인 알파·Z세대의 주간 플레이 비율이 80% 이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주요 게임 소비층인 30~45세(밀레니얼)가 71%, 46~61세(Gen X)의 56%, 62~80세(베이비부머)의 50%가 매주 최소 1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니어 인구의 약 절반이 게이머인 셈이다.
게임의 세대 확장은 가정 내 게임 문화의 대물림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학부모의 75%가 게임을 즐긴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81%가 자녀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모의 52%는 매주 정기적으로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기며, 54%는 자녀를 위해 인게임 아이템을 직접 결제해 주는 등 게임이 거실 내 '가족 화합의 매개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특히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가 소셜 미디어보다 비디오 게임을 하며 여가를 보내는 것을 선호했으며, 부모 10명 중 7명은 비디오 게임이 소셜 미디어보다 자녀에게 더 많은 잠재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도 모바일이 최고… 타이틀 구매에서F2P와 구독제 요금제로 다양해지는 구매 시장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플랫폼은 단연 모바일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75% 이상의 높은 사용률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콘솔 강세 지역이던 미국 시장 또한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미국 가구의 83%가 모바일, PC, 콘솔, VR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플랫폼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에게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중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주류 플랫폼이 변화하면서 이용자들의 게임 소비 패턴 역시 다변화됐다. 지난 12개월간 게임을 획득한 경로를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는 '무료 다운로드(F2P)'가 58%로 가장 높았고, 타이틀 직접 구매(디지털 및 실물 패키지)가 57%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Xbox Game Pass나 PlayStation Plus 같은 '구독 서비스 이용' 답변이 35%까지 치고 올라오며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안착했음을 보여줬다.
인게임 결제(콘텐츠 및 아이템 구매) 경험률은 Z세대(78%), 알파세대(69%), 밀레니얼(67%) 순으로 높았으며, 이들은 꾸미기 아이템부터 다운로드 콘텐츠(DLC)까지 인게임 구매를 통해 자신만의 플레이 경험을 확장하고 향상시키는 데 점점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탠리 피에르-루이(Stanley Pierre-Louis) ESA 회장 겸 CEO는 “오늘날 비디오 게임은 미국인들이 여가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의 중심에 서 있다"며 "미국인의 3분의 2에 달하는 2억 1,230만 명이 매주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이 놀라운 수치는, 게임이 나이와 성별, 배경을 불문하고 모든 이들에게 다가가는 보편적인 미디어로 완전히 정착했음을 증명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게임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부모들의 75%가 스스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이며, 이들 중 대다수(81%)는 자녀와 함께 패드를 잡는다. 게임은 이제 거실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추억을 쌓고 교감하는 강력한 ‘가족 문화’의 매개체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비디오 게임은 기술적 혁신을 이끌 뿐 아니라 우리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이번 보고서에 담긴 데이터와 생생한 지표들은 비디오 게임이 어떻게 미국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공동체를 더욱 끈끈하게 연결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게임 안에서, 그리고 게임을 통해서 우리는 함께 놀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게임의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ESA의 이번 보고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란 및 청소년 중심의 게임 규제 법안 도입 시도와 관련해 업계에 강력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게임을 즐겼던 젊은 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게임이 자녀와 소통하는 건전한 문화 생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한화 약 92조 원(607억 달러)에 달하는 압도적인 경제적 지표가 산업적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규제 당국이 함부로 산업을 위축시킬 수 없는 강력한 방어막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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