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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의 게임노트]한 트로피 헌터의 은퇴선언에 부쳐

등록일 2019년05월31일 08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플레이스테이션3, 4 및 PS Vita를 보유한 게이머라면 게임 내 도전과제를 해결하면 주어지는 '트로피'라는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에는 브론즈, 실버, 골드 트로피로 구성된 트로피 세트가 붙어있으며, 모든 트로피를 획득한 유저는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 중에는 이 트로피 수집에 공을 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세계적으로 트로피 랭킹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여럿 존재하며, 브론즈 15점, 실버 30점, 골드 90점, 플래티넘 180점으로 매겨진 트로피 점수 합산으로 세계 순위가 매겨진다.
 


 
무엇을 숨기랴, 기자 역시 10년째 이 트로피 경쟁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트로피 헌터로, 기자의 순위는 세계 48위, 획득한 플래티넘 트로피는 1022개에 달한다.
 
최근 세계 트로피 헌터들을 깜짝 놀래킨 (트로피 헌터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중동의 강자 하쿰(Hakoom)과 세계 트로피 헌터 왕자의 자리를 놓고 겨루던 'Roughdawg4'가 트로피 헌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
 


 
Roughdawg4는 자신의 SNS를 통해 2000개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하고 보니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트로피 헌팅 경쟁이 치열해지며 트로피 획득이 쉬운 게임만 플레이해야 하는 상황이 강요됐고, 그로 인해 좋아하는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 '드래곤퀘스트', '스타오션'과 같은 RPG, 액션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즐겁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Roughdawg4의 말처럼 트로피에 관심을 갖는 유저가 늘어나며 트로피 획득이 쉬운, 소위 '트로피 게임'을 전문적으로 내놓는 퍼블리셔마저 생겨났다. 매달 여러 개의 트로피 게임이 출시되며 이걸 하지 않으면 순위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적당히 좋아하는 장르의 게임, 최신 대작을 즐기며 트로피 게임으로 트로피 점수도 부스팅하는 형태가 이상적이겠지만,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턱밑까지 추격한 세계의 경쟁자들이 모두 트로피 게임을 하고 있는데 나만 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기자 역시 세계 순위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마음으로 트로피 게임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하는 시기가 있다. 하지만 '어쌔신크리드'나 '소울칼리버', '슈퍼로봇대전' 같은 좋아하는 시리즈 신작이 나오면 몇주간 거기에 매진한다. 그래서 순위를 더 올리지 못하는 것인데, 여기서 순위를 더 끌어올리려면 좋아하는 게임을 포기하고 그 시간까지 모두 트로피 게임에 투입해야 하는 것이니...
 
Roughdawg4의 은퇴 선언이 충격을 준 것에는 그의 은퇴 이유가 절절히 다가온 것도 있지만, 그가 세계 최대 규모의 트로피 공략 사이트 운영자라는 점도 한몫했다. 트로피 공략은 일반적인 게임 공략과는 다르다. 트로피를 획득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플레이 방법, 최단코스를 공략하는 것으로, 엔딩을 보는 방법 같은 건 설명하지 않는다. 트로피 조건에 엔딩을 보기가 없다면, 트로피를 모두 획득한 후 게임의 엔딩을 보지 않고 넘기는 것이 트로피 헌팅의 기본이다.
 
그가 트로피 공략을 중단할 경우, 나아가 사이트를 접을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되었지만, Roughdawg4는 다행히(?) 트로피 헌터 은퇴 후에도 사이트 운영은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Roughdawg4는 2000개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한 후 '번아웃'이 왔고, 트로피 헌터를 은퇴했다. 이제 겨우 1000개를 획득한 기자에겐 여전히 더 많은 트로피를 획득하고 더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2000개를 획득한 후 어떤 느낌이 올지 궁금해진다.
 


 
한편 Roughdawg4와 세계 정상을 다투던 하쿰은 현재 1971개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하고 자신의 정보를 지워버린 Roughdawg4를 제치고 세계 1위로 군림하고 있는데... 곧 2000개째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하쿰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트로피 획득이 너무 빠르고 어려운 게임들도 섭렵해 '중동의 왕자로 시종들이 트로피를 획득하고 있을 것'이란 억측까지 나온 하쿰(실제로는 금융업계 종사하는 회사원으로 밝혀졌다)은 트로피 헌터로서 계속 활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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