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사 디자드의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은 싱글플레이 콘솔, PC게임 "팬들 실망하지 않을 게임 보여줄 것"

등록일 2024년02월05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육성 시뮬레이션 걸작 시리즈 '프린세스 메이커' 팬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던 시리즈 신작이 개발중이라는 것으로, 개발사가 한국의 실력파 스타트업 '디자드'가 그 주인공.

 

디자드는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의 아버지이자 가이낙스 핵심 멤버로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아카이 타카미 대표가 이끄는 요나고 가이낙스(YONAGO GAINAX)와 '프린세스 메이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신작 게임을 개발중이다.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대명사로 각인된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더 유명한 가이낙스의 90년대 인기 시리즈이다. 1991년 첫 작품이 나온 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5편의 후속 시리즈가 제작됐다.

 

국내에도 팬이 많아 엠게임이 IP를 확보해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해 선보인 바 있으며, 엠게임의 판권 계약이 종료된 후 디자드에서 속편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디자드에서는 멀티 플랫폼, 지역 구분 없는 조건으로 계약해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을 콘솔, PC 플랫폼으로 2025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디자드에서 만들고 있는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의 주인공은 시리즈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기억될 '카렌'으로 정해졌다. 카렌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외전 '프린세스 메이커 Q'의 주인공으로, 정식 넘버링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지 못해 팬들을 아쉽게 한 캐릭터. 발매 당시 '프린세스 메이커 Q'의 엔딩을 보면 카렌을 주인공으로 한 육성 파트가 시작된다는 루머가 돌았던 탓에, 게임을 클리어하고 육성 파트가 나오지 않아 배신감(?)을 느꼈던 게이머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싱글플레이 pc, 콘솔게임으로 방향성을 정한 이유

디자드는 액션이 장기로 알려진, 액션을 강조한 '아수라장'을 개발중인 개발사. 그런 디자드가 신작으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고전 IP를 선택해 신작을, 그것도 PC와 콘솔 플랫폼 싱글플레이 게임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주인공을 카렌으로 선정한 이유도 듣고 싶어 판교에 위치한 디자드를 찾아 김동현 대표와 손석호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 개발팀장을 만났다.

 

"아수라장이라는 게임을 만드는 와중에 2번째 팀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은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에서 '프린세스 메이커' IP를 보유했던 게임사의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마침 회사에 아카이 선생님과 연이 있던 분이 계서서 안부를 묻던 중 '프린세스 메이커' IP가 사용 가능해졌다는 말씀을 하시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2번째 팀이 '프린세스 메이커'로 무언가 할 수 있지 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동현 대표도 젊은 시절 '프린세스 메이커'를 열심히 즐긴 팬으로, 다른 요소보다 '무자수행'을 가장 열심히 즐겼다고. 신작에도 무자수행이 들어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가장 즐겁게 플레이한 요소를 빼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을 때 김동현 대표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플랫폼은 역시 모바일이었다. 하지만 '프린세스 메이커'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프린세스 메이커'답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니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부분유료화 모바일게임을 만들면 이름만 빌려온 양산형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우려가 생기더군요. 아카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아카이 선생님이 '프린세스 메이커' IP가 오래된 IP라는 이미지를 갖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시던데 그 동안 IP를 활용한 게임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해서 생긴 결과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프린세스 메이커'가 낡은 IP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이미지가 씌어져 있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낡은 것이 아니라 클래식IP이니 최신화해서 좋은 게임을 선보이면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활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김동현 대표의 설명이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구작 활용도 좋지만 신작을 만들면 좋겠다는 아카이 타카미 대표의 의향도 있었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콘솔게임, 패키지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김동현 대표와 디자드 개발진은 '프린세스 메이커답게 신작을 잘 만들면 시장에서 반응이 있을 것이다. 모바일게임이 아닌 정통 육성 시뮬레이션게임을 '프린세스 메이커'답게 만들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게임이 없는 스타트업 디자드가 차기작을 싱글플레이 게임으로 개발한다는 것에 놀란 게임인이 많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묻자 김 대표는 "지금은 싱글플레이 게임으로 방향을 확실히 정했지만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많이 한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그런데 시리즈 팬인 저부터가 '프린세스 메이커'로 뽑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 지금도 모바일게임으로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그런 게임은 '프린세스 메이커'가 아니어도 될 것 같다"며 "우리가 '프린세스 메이커'를 만든다면 '프린세스 메이커답게' 만들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카렌은 인지도 높은 캐릭터, 정식 육성 게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어

다음으로는 주인공으로 카렌을 고른 이유를 들어봤다.

 

"IP 계약을 하면서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주인공으로 세워도 되고 기존 작품 중 한명을 골라서 쓸 수도 있었습니다. 1편은 아는 분이 적고 2편은 곧 리제네레이션도 나오고 그 동안 활용이 많이 되었죠. 많이 알려진 작품이지만 2편을 갖고 진행하는 것은 장점이 적다고 느꼈습니다.

 

4는 선택지가 아니었고, 5편은 아무래도 팬들에게 지지받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타이틀이었습니다. 그렇게 빼고 나니 3편만 남아서 3편 주인공으로 가야 하나 했는데, 더 고민해 보니 정식 넘버링 타이틀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캐릭터 인지도는 2편에 버금가는 카렌으로 정식 육성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부터가 '프린세스 메이커'를 한창 즐기던 시절, 카렌이 나온다고 하고는 나오지 않아 아쉬웠던 기억이 있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들에게 주목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기자 역시 '프린세스 메이커' 4편에서 카렌을 '당연히' 만나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실망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프린세스 메이커 Q'를 클리어하면 육성 파트가 시작된다는 루머에 속아넘어간 게이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손석호 개발팀장은 "사내에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의 광팬이 한둘이 아니더라. Q를 끝까지 클리어하고 퀴즈를 다 풀면 육성 파트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오해했다 실망한 분도 많아, 개발하고 있으면 뒤에서 직원들이 팔짱을 끼고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하는 느낌마저 받고 있다"며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외부로 나가기 전 사내에서 혼날 것 같다는 긴장감을 갖고 만들고 있다. 클래식함과 세련됨을 조화롭게 만들어 개발사 디자드의 인지도도 끌어올릴 수 있는 타이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농담반 진담반 각오를 밝혔다.

 

디자드에서는 개발 소식을 전하며 이미지를 몇 장 공개했는데,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린 이미지에 아카이 타카미 대표가 참여했다는 오해(?)를 하는 유저도 많았다고. 김동현 대표는 "공개한 이미지는 디자드의 아티스트가 원작의 느낌을 살려 100% 자체 제작한 이미지"라고 밝혀 기자를 놀래켰다.

 

디자드 김동현 대표(오른쪽)와 손석호 개발팀장
 

카렌은 설정상 마족의 딸로, 당시 이미지로 현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기대하게 만들었었다. 시리즈 4편과 5편에서 현대와 마계의 이야기가 나와 신작의 배경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팬이 많은 상황. 김동현 대표는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마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마계에서 벌어지는 일로 꾸려나가려고 기획중"이라며 "원래 설정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살리고, 재해석해야 할지를 고민중이지만 팬 여러분이 실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향성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마치며 손 팀장은 "물건 하나 제대로 나올 것"이라며 "시리즈 팬 여러분에게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025년 중에는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믿고 기다려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무자수행 콘텐츠가 들어갈지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요구하자 김동현 대표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인 것을 알기에 긍정적으로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수소문해 본 결과 디자드 '프린세스 메이커' 개발팀에서는 몬스터 디자인도 진행중이라는데, 무자수행 콘텐츠 탑재를 크게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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