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5]‘블루 아카이브’는 어떻게 3D 배경 작업자 2.5명으로 론칭할 수 있었나

등록일 2025년06월25일 09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5(NDC25)’가 6월 24일 개막했다. 개막 첫날, 넥슨게임즈의 인기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3D 배경 개발 과정을 소개하는 기술 세션이 열렸다.

 


 

이날 세션에는 넥슨게임즈 최진우 3D 배경 개발팀 팀장이 연사로 나서,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며 쌓은 3D 배경 제작 노하우와 개발 히스토리를 소개하고, 극도로 적은 인원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을 공유했다.

 

최진우 팀장은 '블루 아카이브'의 첫 배경 모델러로 2018년 10월 '프로젝트 MX' 시절일 때 합류했다. 손맵, 하드서페이스, 배경 일러스트, 서브스턴스 디자이너 노드 제작이 특기로,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할 때는 손맵 배경(Hand Painting)과 PV 및 영상 매체에서 사용될 PBR 기반 하드섭 작업, 배경 일러스트 제작 등을 맡았다.

 

최진우 팀장은 “개발 당시 3D 배경 작업자는 실질적으로 2.5명 수준이었다”며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명확한 개발 방향성 수립과 의사 결정을 통해 난관을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백여 종의 배경 작업을 2년 만에 2.5명이 개발해
‘블루 아카이브’의 3D 배경 제작은 약 2년의 개발 기간 동안 극히 적은 인원으로 진행됐다. 배경에는 전투와 총력전 콘텐츠의 맵, 카페 테마, 미니 이벤트 배경, 3D 배경 일러스트, 스킬 컷인 배경, 이벤트 배경 등이 포함된다.

 

최진우 팀장을 비롯한 소수의 개발진이 2018년 10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그동안 작업한 배경은 수백 여 종에 이른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 하면 떠오르는 청량하고 밝은 배경 일러스트들은 대부분 2D 배경 원화팀과 협업해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3D 배경 일러스트는 모델링, 마스크 영역의 맵 추출, 후보정 및 추가 드로잉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모델링 단계에서는 러프한 원화를 받거나, 아예 원화 단계부터 직접 하기도 한다.

 

최 팀장은 "여담으로, 배경 중에서도 카페 테마를 '선생님(이용자)'들이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법정을 테마로 '페로로'를 활용해 꾸민 카페가 기억에 남는다는 후문이다.

 








 

개발 리소스 적절한 배분 중요... '블루 아카이브' 배경의 핵심 가치는 '생활감'
3D 배경 개발에는 플랫폼, 출시일, 예산 및 인력, 기기 요구 사항, 제작 방식, 카메라 뷰, 그래픽 풍 등 의외로 많은 고려 사항이 필요하다. 얼핏 보면 3D 배경 개발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개발 리소스를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하면 큰 시간과 자원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3D 배경은 더더욱 작업 공수가 많이 드는 만큼 주어진 제약 조건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2018년 12월 21일자 M3 빌드에 들어간 시가지 전투 배경이 현재까지도 그대로 활용되고 있다. 이 시가지 전투 배경은 최 모델러가 입사 후 처음으로 제작한 것이다.

 

최 팀장은 당시 유행했던 서브컬처 배경의 전수조사, 배경 그래픽 방향성 등을 조사하는 '시장 분석', '블루 아카이브'의 배경이 담아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민한 '핵심 가치', '블루 아카이브'의 배경은 어떤 요소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를 개발팀과 공유할 것인지 고민한 '구조화' 등 크게 세 가지 전략을 통해 개발 효율화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가치 측면에서 최 팀장은 '생활감'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블루 아카이브'의 배경은 '귀엽고 다양한 미소녀들이 즐겁게 총을 쏘며 뛰어 노는 공간', '전투 후에는 다같이 '파르페'를 먹을 것 같은 산뜻함', '전투 도중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실 것 같은 느낌' 등 학생(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입사 후 세운 목표는 지금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또 최 팀장은 배경을 구성하는데 있어 고민한 구조화 측면에서 ▲컨셉은 친숙하게 ▲구성은 복잡하게 ▲구조는 리얼하게 ▲결과물은 독특하게 ▲색감과 디폼은 캐주얼하게 ▲묘사는 단순하게 등 여섯 가지를 설정하고, 게임의 FGT 후에는 자체 피드백을 통해 유지할 것과 해결할 것, 그리고 시도해볼 것들을 리스트화 해서 계속 개선해 나갔다고 밝혔다.

 








 

개발 단축을 위한 노력... 보여지는 부분에 작업 역량 집중

이렇게 방향성을 잡고 노력했음에도 출시 후 위기가 있었으나, 최 팀장은 제작 최적화와 업무 자동화 그리고 팀 관리 등의 노력을 통해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2025년 현재 3D 배경팀은 5명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

 


 

먼저 제작 최적화의 경우 ▲묘사의 선택과 집중 ▲트림시트를 활용한 최적화 ▲작업물 정량화 ▲서브스턴스 디자이너를 활용한 손맵 ▲제작 튜토리얼 공유 ▲카메라 뷰의 제한 ▲업무 구조화 등을 설정해 이루어냈다. 또 유니티 자동화 툴, 맵핑 관련 맵 추출 스크립트 등을 통해 업무 자동화를 추구했다.

 

먼저 묘사의 선택과 집중에 대해 최 팀장은 "전투 레벨에서 디자인적 요소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은 전체 화면에 20%에 불과하다. 집중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에 작업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 영역의 밀도는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질감에 대해서는 색감을 가장 먼저 고려해 학생(캐릭터)보다 덜 튀면서도 캐주얼한 색감을 가지도록 했으며, 구조가 복잡할 수록 질감에서 디테일을 낮췄다는 팁도 전했다. 극단적으로는 '프레나파테스 결전' 전투맵과 같이 반복되는 구간을 최대한 쪼개고 트림시트화 시켜 반복 배치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즉 퀄리티를 높이면서도 작업 해야 하는 부분을 줄여 작업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엔진에서 반복되는 모든 일은 대부분 스크립트로 제어하도록 해 '휴먼 에러'를 줄이고 작업 시간을 단축 시켰으며, 서브스턴스 디자이너를 활용한 손맵을 제작해 효율화를 추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 관리'... 함께 하고 싶은 팀 만들기가 핵심
여기에 더해 최 팀장이 가장 힘쓴 부분이 바로 팀 관리다. 작업과 책임의 분리, 장기 근속 챙기기, 성과와 스케쥴 관리, 업무 동기 향상, 스터디 진행 등 팀원들을 케어하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 하면서 '함께 하고 싶은 팀'이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노력했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작중 '게헨나 학원'의 학생회 '만마전'을 이끄는 리더 '마코토'를 예로 들며 "'마코토'는 작중 사고뭉치이지만 학생회 일원들에게는 무한한 신임을 받고 있다. 핵심은 팀원들이 즐겁게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넥슨은 주기적으로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 팀장은 각 조직들의 팀장들이 이를 꼭 들어보기를 추천했다. 이러한 교육으로 얻는 지식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책을 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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