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총 5번의 대국 중 알파고는 이세돌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두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4패만큼의 경각심과 인간성의 가치에 대한 1승만큼의 희망을 체감하게 했던 이 대결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남겼다.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논의 거리가 많아지는 시기,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는 3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인공지능 시각을 보여주는 신승백 김용훈 작가의 'Flower' 展을 COMO(SKT-타워)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공지능의 '눈'에 해당하는 컴퓨터 시각(Computer Vision)을 탐구해온 작가 신승백 김용훈의 신작 'Flower'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한 고민의 연장으로, 작가는 인간지능이 대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봄으로써 파생되어 나오는 질문들에 대해 주목한다.
인간이 경험과 학습을 통해 사물에 대한 시각적 개념을 형성해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법을 배운다. 현재 대상을 감지하고 구분하는 컴퓨터 시각의 사물인식능력은 인간의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인공지능에 꽃의 이미지를 보여주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꽃'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형태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인공지능이 '꽃'이라고 인식한 이미지들은 인간의 눈에는 꽃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Flower'는 왜곡된 꽃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이는 작가가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뒤틀리고 추상화된 꽃 이미지 중, 인공지능이 여전히 '꽃 (flower)'으로 인식한 것을 모은 것이다. 인공지능이 꽃으로 인식한 이미지들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다소 '익숙하지만 낯선' 이미지들이다. 이렇듯 작가는 인공지능의 예외적인 지각 현상을 제시함으로써 컴퓨터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의 단면을 드러낸다.
국내 미디어 파사드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AI 아트 장르 전시 'Flower'에서는 인공지능이 선택한 '꽃'의 향연이 이어진다. 인공지능이 꽃으로 인식한 '이상한' 이미지들을 통해 컴퓨터가 생각하는 꽃과 자신이 생각하는 꽃 이미지를 비교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