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6' 참가, 펄어비스 "붉은사막의 성공 비결은 월드 중심의 파이프라인"

등록일 2026년07월23일 17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펄어비스의 두승빈, 김현겸 게임 디자인실 총괄 실장이 일본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6(Computer Entertainment Developers Conference 2026)’에서 붉은사막이 성공하기까지 경험한 다양한 실패 사례와 새롭게 구축한 개발 방법론을 소개했다.

 

붉은사막은 다채로운 콘텐츠가 담긴 AAA급 오픈월드를 표방하면서 개발 단계부터 여러 문제를 겪었다. 특히, 일반적인 AAA급 오픈월드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모습과 달리 200여 명의 한정적인 인력으로 게임을 제작해야 했다.

 

펄어비스는 단순히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거나 기존 개발자들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재촉하는 구조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확장 가능한 제작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새로운 프로세스는 세 종류의 핵심 원칙으로 움직였다. 첫 번째는 빠른 반복 작업, 즉 피드백 루프를 줄여 초기 프로토 타이핑 단계뿐만 아니라 콘텐츠 품질 개선에 적용되어 전체 제작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

 

두 번째는 콘텐츠 데이터를 유연하고 쉽게 변경하도록 유지하는 ‘유지보수성’으로, 콘텐츠를 변경하기 어렵거나 변경할 때마다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이다.

 

세 번째는 팀 간 의존성을 줄이는 ‘병렬 워크플로우’다. 부서의 작업이 지나치게 연결될수록 팀들의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반복 작업 속도가 늦어지기에 각 팀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병렬로 진척을 내는 워크플로우를 만들었다.

 

‘월드 파이프라인’은 붉은사막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어진 주요 과제 ‘오픈월드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핵심 전략이 됐고 광활한 월드를 의미 있고 탐험할 가치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제작 효율성과 유저 경험을 모두 잡기 위한 시도로 이어졌다.

 

오픈월드의 다양성을 완성한 레이어 방식

 

결과적으로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는 지형, 식생, 야생동물 등의 ‘환경’, 아이템, 보물상자, NPC 스케줄, 퍼즐이 포함된 ‘콘텐츠’, 교역소, 세력 노드 같은 전략적인 구조 중심의 ‘메타 게임’까지 세 종류 레이어로 제작되었으며, 각 팀이 별도로 콘텐츠를 만들고 배치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다듬었다. 단순한 레이어가 겹치면서 다채로운 플레이를 창출하는 매력적인 시스템이 완성된 것.

 

본격적으로 도입된 ‘레이어 방식’은 유저들이 퀘스트를 따라가지 않아도 오픈월드가 온전하게 작동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픈월드 자체가 게임플레이의 주된 원천이 되면서 월드와 퀘스트 구조 사이 일반적인 관계가 재정립되어 퀘스트가 플레이를 이끌고 월드가 단순히 이야기를 위한 배경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벗어났다.

 

역동적인 오픈월드를 구현하기 위한 다채로운 노력도 소개됐다. 단순한 배경 기능을 넘어 유저의 행동에 반응하고 변화하는 세계를 위해 ‘유저가 무엇을 하는지’와 ‘월드의 어떤 부분이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며 두 종류의 축을 중심으로 과제를 풀어나갔다.

 

유저 측면에서 상호작용은 기본적인 이동과 직접적인 행동부터 더 장기적인 진행까지 포함되었으며, 월드 측면에서 반응은 하나의 식물부터 레벨의 한 구역 전체까지 서로 다른 규모로 확장되어 식생, 오브젝트(기믹), 레벨 단위(위상 변화) 상호작용이 펼쳐져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픈월드를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자동 배치와 스팟 배치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활용됐다. 대규모 환경 구성은 이펙트 프로그램 ‘후디니’가 적극적으로 사용됐는데, 강과 도로처럼 월드 구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면 절차적 도구를 활용해 생성, 조정, 반복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자동 배치는 지역 데이터와 지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밀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숲 지역에 작은 동물, 수역에 물고기, 도로 주변에 NPC가 배치되는 등 조건에 따라 식생이 분포되어 수작업으로 다듬어지기 전부터 세계가 채워져 있고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NPC의 일상, 스케줄 기반 장면, 이벤트성 순간, 퀘스트 제공 NPC 같은 중요 캐릭터 등 강한 디자인 의도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필요한 장소는 스팟 배치가 활용됐다. 유저들은 자동 배치된 생명체와 수작업으로 연출된 콘텐츠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며, 배치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상호작용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에 맞는 ‘도구’의 중요성 역시 강조됐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거대한 구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XML을 전면 도입하는 동시에 데이터 관리 시스템까지 대대적인 개선을 꾀했다.

 

XML은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었는데, 접근하기 쉬운 공통의 언어가 생기면서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아티스트가 같은 데이터를 보고 콘텐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며, 실제 세부 사항을 함께 논의하는 ‘역할 수렴’ 현상이 일어난 것.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는 작은 변경 요소를 처리하기 위해 프로그래머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서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만든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더 잘 이해하고 문제에 대응했다.

 



펄어비스의 두승빈 게임 디자인실 총괄은 “월드 퍼스트 파이프라인은 붉은사막의 생산성과 확장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지만 퀘스트가 월드를 탐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서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의미 있는 서사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지취재: 한국게임기자클럽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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