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와 로그라이트의 조화는 성공적이었을까?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

등록일 2025년10월14일 15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카카오게임즈가 10일,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의 얼리액세스를 마치고 정식 버전으로 전환했다.

 

게임을 개발한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개발에 참여한 김희재 대표가 설립한 개발사다. SRPG 팬들 사이에서는 꽤 오랜 기간 회자되고 또 순항했던 게임이었던 만큼, 전작인 '로스트 아이돌론스'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실제로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턴제 전략 전투는 장르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 또한 큰 주목을 받았다.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는 전작에서 호평을 받은 턴제 전략 전투의 재미에 로그라이트 요소를 가미해 두 장르의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특징이다. 정식 버전에서는 각 캐릭터 별 스토리, 최종 보스가 기다리고 있는 액트 4, 얼리액세스 기간 동안 받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여러 개선점 등이 적용됐다.

 

마침내 얼리액세스를 뒤로 하고 9일 정식 버전으로 전환된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는 어떤 재미를 담고 있는지, 또 SRPG와 로그라이트의 조화는 과연 성공적이었는지 직접 플레이 해봤다.

 



 

장르 팬들에게 어필하는 정통파 SRPG, 로그라이트로 변화를 꾀하다

우선 전작 '로스트 아이돌론스'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에서도 그리드 기반의 전투와 같은 기본적인 SRPG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충분히 보장된다. 전작인 '로스트 아이돌론스'에서 일부분 간소화되기는 했으나 기본적이고 큰 틀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충분한 편이다. 하나의 턴 내에서 이동 거리를 재고 어떤 공격을 할지 고민하는 재미, 그리고 무기를 턴 소모 없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 핵심 플레이에서 오는 재미는 SRPG에서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재미다.

 

여기에 변주를 더하고자 시도된 것이 바로 로그라이트 장르의 요소를 접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SRPG는 시작부터 엔딩까지의 호흡이 매우 길고 그 과정 또한 레벨이나 장비, 스킬 등 성장을 차츰 누적시켜 나가는 형태인데, 이 누적하는 방식과 인게임에서의 진행 방식에 로그라이트 장르의 요소들을 더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 내에서는 수많은 선택이 이어지며 이 선택지를 고민하며 나아가는 재미도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장르의 조합 시도 자체는 신선하게 느껴지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시도한 것인지도 이해가 되는 면이 있다.

 

이렇게 로그라이트 장르의 요소를 접목한 목적은 결국 다회차 플레이와 인게임에서의 보다 더 다양한 경우의 수, 무작위성에서 오는 재미를 위함일 것이다. 여러 번의 플레이를 통해 경험하는 수많은 경우의 수와 무작위성에서 오는 즐거움, 자신만의 캐릭터 조합, 보스전 공략 등을 즐기도록 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에서는 오히려 로그라이트 요소의 접목으로 인해 게임의 약점이 드러나 버리고 만다. 바로 아쉬운 볼륨 및 다양성, 너무 길게 설정된 플레이 타임 문제다.

 








 

무작위에서 오는 재미 보다 더 큰 피로감, 부담스러운 플레이 타임

스킬 등 여러 요소들은 인게임에서 무작위로 얻게 되고 이것이 곧 다회차 플레이의 목적이자 이유가 된다. 다만 일반적인 로그라이트,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수많은 요소들을 미리 준비해 두고 개발자조차 예상하지 못하는 조합이나 결과가 나오도록 의도하는 것과 다르게('뱀파이어 서바이버즈'나 '발라트로', '메가 봉크' 같은 게임을 떠올려 보라.)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의 '무작위'는 어느 정도 정해진 틀 안에서 한 회차를 무난하게 깰 수 있는 정답이 나올 때까지 고르는, 얇고 긴 반복 작업에 가깝게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지나치게 긴 '한 판'도 반복이 곧 핵심인 로그라이트와는 잘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SRPG가 실시간으로 플레이 해야 하는 '리얼 타임' 게임이 아니며, 천천히 긴 호흡을 가지고 플레이 해도 되는 게임 장르임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로그라이트 게임들의 플레이 타임이 생각 외로 긴 편이다.

 

하지만 기본 틀은 SRPG인데 여기에 로그라이트 요소들을 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접근하기에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정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쌓인 채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한 번의 회차에 1~2시간이 걸리는 것은 과하게 느껴진다. 한 판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나의 '성장'은 매우 조금씩 누적되며, 반복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소위 '뽕맛'이나 다양성에서 오는 재미는 적다는 것이다.

 











 

긴 호흡도 상관 없는 '골수' SRPG 팬들이라면 강력 추천, '로스트 아이돌론스: 베일 오브 더 위치'

전략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의 단점이 두드러진다. 처음 몇 번의 시도에서는 신선하게 느껴지던 것들이 그러지 않게 느껴지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로그라이트 장르 특유의 반복성은 시스템 적으로 강제되지만, SRPG라는 장르는 그 특성상 선택지나 공략이 이를 커버할 정도의 볼륨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이러한 반복 플레이의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스토리를 택했지만 이마저도 보상을 크게 주거나 다양한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비해서는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 일러스트나 더빙의 퀄리티 자체는 준수하지만 배경 설정이나 캐릭터성 그리고 스토리 전개는 그리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반 반대로 긴 호흡의 SRPG에 크게 개의치 않는 장르의 골수 팬들, 그리고 이미 로그라이트나 로그라이크 장르의 문법에도 익숙한 이용자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입문에 부담이 없는 가격이라는 점, 호흡이 길고 (반복 작업이지만) 할 거리가 많다는 점은 결국 플레이 타임 자체는 길다는 뜻이다. SRPG로서의 재미까지도 없는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다소 불친절하거나 긴 호흡의 게임도 즐길 줄 아는 이용자라면, 특히 전략적인 사고나 도전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SRPG 장르의 팬이라면 플레이를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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