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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홍콩 프로게이머가 보여준 중국의 힘(?), 독이 든 성배 '차이나머니'를 경계하라

등록일 2019년10월28일 15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해에도 어김없이 개최되는 '블리즈컨 2019'에 예년보다 더욱 많은 게이머 및 게임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이나 업데이트 정보도 중요하지만, 최근 하스스톤 e스포츠 경기에서 논란이 된 한 프로게이머의 발언 때문.

 
최근 홍콩의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블리츠 청'은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경기를 치른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시위 구호를 외쳤다. 단 여덟 글자 밖에 되지 않는 이 구호는 그야 말로 글로벌 게임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블리자드는 블리츠 청 선수에게 '그랜드마스터' 자격을 박탈하고 상금을 몰수했으며 대회에 1년 동안 출전을 금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공공의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일부를 불쾌하게 하고,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는 것이 이러한 중징계의 이유였다.

 

하지만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승부조작을 한 선수에게 내려질 법한 무거운 중징계가 내려진 것에 대해, e스포츠 및 게임업계에서는 블리자드가 거대한 중국 시장을 의식해 과도한 징계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발언을 듣고 불편해할 이들은 이미 정해져 있을 뿐더러, '방플'을 하거나 다른 게임 대회와 '하스스톤' 대회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충분히 중징계를 내릴 수 있을만한 몇몇 사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가 이에 대해 단순 경고 또는 몇 경기의 출전 정지 등의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이후 공식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공지사항, J. 알렌 브랙 대표의 해명문 등 후속 조치들은 이러한 의심을 가중시켰으며, 특히 개인의 정치적 사상을 전파하는 것은 금지되며, '중국'의 자긍심을 존중하고 수호할 것이라는 내용의 해명글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물론 주장하는 내용이 어떻든 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의 정치적인 퍼포먼스 및 발언은 금지되어 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시상대에서 미국 육상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을 알리고자 성조기에 경례를 하는 대신 검은색 양말과 장갑 등을 착용하고 '블랙 파워 살루트(Black Power Salute)' 퍼포먼스를 했는데, 이것이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것이 징계의 이유였다.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 그리고 이에 동조한 호주 선수 피터 노먼까지 세 명은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고 백인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는 등 힘겨운 삶을 살았다.

 

정치와 관련된 스포츠 선수의 퍼포먼스, 그리고 이해 관계에 맞물려 이를 억압하고 징계를 가하는 일련의 과정은 40여 년과 닮아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40년 전과 비교해 사회가 더욱 발전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발언이 존중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측면에서 당시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수도 있을 것 같다.


높은 中 의존도와 '차이나머니'에 잠식되는 것 경계해야

국내 게임업계는 이번 이슈를 단순하고 단편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차이나머니'의 국내 시장 잠식이다.

 

이미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게임시장으로 성장한지 오래다. 중국은 강력한 자본의 힘을 앞세워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중국은 놓칠 수 없는 '화수분'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자본 논리를 앞세워 자국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하나의 중국'이라는 이념을 강요하고 있다. 기업은 본래 존재 의의인 이윤 추구와 이념의 가치 추구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진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그동안 중국 게임들의 공세에 대한 우려, 그리고 판호에 의한 중국 진출이 어려운 점에 대해 늘 고민해 왔다. 비협조적인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업계의 위기의식 부족과 천편일률적인 게임 개발 태도에 대한 자기반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차이나머니'에 대한 경계도 분명 필요해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 슈퍼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게임사들을 먹어치운 후,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미 게임 업계에서도 '차이나머니'는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이토록 적절할까 싶다.

 

블리츠 청 선수의 자유를 향한 외침으로부터 시작된 논란은 단순히 한 게임 회사의 대회 운영 이슈로는 끝나지 않게 됐다. 명백히 돈이 되는 중국 시장을 의식한 조치, 소신 발언을 한 개인에게 내려진 과도한 징계, 중국을 달래기 위해 쓰여진 듯한 공지는 그동안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게임사라는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끌어 내리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무역 전쟁중인 미국 정계의 단합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고, 자유와 가치보다 자본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을 '저격'하는 '밴드 인 차이나' 운동까지 촉발시켰다. 만약 국내 게임사들에게 이번 블리자드, NBA, 애플과 같은 이슈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응했을지 걱정스럽다.

 


 

아직까지는 중국 자본이 국내 기업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분투자 정도에 그치고 있어, 중국 자본이 국내 게임업계를 직접 옥죄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이제 곧 국내 게임사들도 '차이나머니'와 이념적 가치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나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배틀그라운드'로 중국 시장과 자본의 무서움을 직접 확인했던 넥슨, 스마일게이트, 펍지주식회사를 비롯해 최근 중국 시장에 적극적인 진출 의지를 피력한 라인게임즈 등의 게임사들은 과연 이번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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