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부터 이슈가 되어 왔던 엔트리브소프트의 매각설이 곧 마무리지어질 조짐이다. 올 해 초부터 구체적인 모습을 띄더니, 이제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계약이 체결되는 상황을 앞두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 매각자문사 HSBC는 지난 6일,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우선협상자로 엔씨소프트가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엔씨소프트와 SK텔레콤은 근시일 내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현재 엔트리브의 지분을 63.7% 보유하고 있다.
물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하더라도 계약이 완벽하게 확정되거나 종료된 것은 아니다. 양 사가 가격조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 우선협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회사 규모에 따른 자금 조달능력을 볼 때 이러한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순조롭게 계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양 사의 계약이 7월 내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전망한 엔씨소프트의 제안 금액은 1,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27일 SK 텔레콤이 엔트리브의 본입찰을 실시했을 때 엔씨소프트와 함께 NHN도 입찰 의사를 밝혔으며, 이와 함께 네오위즈게임즈, 일본의 게임포트 등도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엔씨소프트와 NHN 두 곳 이었다.
양 사는 엔트리브의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캐주얼게임 라인업 부족, 야구단 창설에 따른 관련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뜻을 갖고 있었으며, NHN도 게임 라인업 강화와 일본 시장 진출에 따른 '팡야' 등 엔트리브의 콘텐츠가 필요했다. 올 해 서비스를 실시한 '야구9단'과 엔트리브의 '프로야구매니저'의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금액적인 면에서 엔씨소프트가 우위를 점하며 결국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제안 금액인 1,000억 원 역시 시장에서도 예상해 온 금액인 만큼 업계에서도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엔트리브, 피인수통해 반등표과 누릴까
위에서도 밝혔던 바와 같이, 엔트리브의 매각설은 지난 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이유는 지난 해 서비스를 실시한 '프로야구매니저'의 흥행 덕분이다.
2010년 4월 15일 공개서비스를 실시해 올 해 서비스 1년이 넘은 '프로야구매니저'는 그간 '팡야' 이후 구체적인 매출원이 부족했던 엔트리브를 단숨에 높은 위치에 올려 놓았다. '프로야구매니저'는 월 매출 20억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해 엔트리브는 이와 같은 성과에 연매출 349억 원을 이루었다. 엔트리브는 2011년 매출을 6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매니지먼트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며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은 '프로야구매니저'는 이후 공개서비스를 실시했으나 이렇다 할 반응을 얻고 있지 못하는 '앨리샤'의 부진을 덮을 만큼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앨리샤'는 홍보모델 '아이유' 효과로 인해 초반 인기 상승을 하며 성공을 짐작하는 듯 했으나 이후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아이유와 계약기간도 이번 여름 만료되어 인기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브의 게임포털 서비스 성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프로야구매니저' 덕에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엔트리브는 지난 2009년 2월 한빛소프트와 '팡야'의 계약종료 당시 재계약 의사를 밝힌 한빛과는 달리 자체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팡야'는 한빛소프트 서비스 당시 일본에도 진출해 일일 매출 1억 원을 돌파하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후 9월 엔트리브는 자체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게임포털 '게임트리'를 오픈했다. '팡야'를 비롯한 '트릭스터', '블랙샷' 등 자체 개발했던 라인업을 서비스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게임트리'의 라인업은 10개 남짓 되며, 이 중 선전하고 있는 게임은 '프로야구매니저'와 '팡야', '트릭스터' 외에는 미비하다. '프로야구매니저'는 국내에서, '팡야'와 '트릭스터'는 해외에서 주 수익을 거두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엔씨소프트로, 4년 만에 이루어지는 인수
SK텔레콤의 엔트리브 매각은 오래 전부터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의중만 갖고있었을 뿐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SK텔레콤이 엔트리브를 인수했던 당시와 비교했을 때 큰 가격상승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해 엔트리브가 위와 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SK텔레콤은 구체적으로 매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SK텔레콤이 온라인 게임사업에서 철수 의사를 밝힌 것도 커다란 계기로 작용했다.
엔트리브는 지난 2003년 12월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의 손노리 게임사업본부로부터 분사해 2004년 12월 IHQ에 인수됐다. 이후 SK텔레콤이 온라인 게임사업에 의지를 밝히며 IHQ를 인수했고 2007년 7월 2일 엔트리브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SK텔레콤의 자회사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인수로 '프로야구매니저', '팡야' 등과 같은 엔트리브의 캐주얼 라인업을 통해 국내, 일본 등 각국에 보다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됐다. '무림제국'과 '마이트앤매직 히어로즈 킹덤즈' 등 퍼블리싱에 주력했던 웹게임 역시 엔트리브의 '문명전쟁 아르케'를 더했다.
결국 엔씨소프트의 인수에 따라 엔트리브는 SK텔레콤에 약 4년만에 모회사가 바뀌는 계기를 맞이하게 됐다. 불필요한 사업, 중복 인력 등 피인수에 따른 인원 정리도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현 엔트리브의 개발력을 고려했을 때 큰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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