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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의 시대는 다시 온다", 요시다 나오키에게 MMORPG의 길를 묻다

등록일 2016년12월07일 11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큰 성공을 거둔 '파이널판타지14' 개발을 지휘해 세계적 명성을 쌓은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겸 디렉터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스퀘어에닉스의 핵심 프로젝트이자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주는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그가 스퀘어에닉스의 정사원이 된 지는 이제 겨우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스퀘어에닉스에 합류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의 일이다. 자사의 대표 타이틀인 '드래곤퀘스트' 온라인 버전을 개발하기로 한 스퀘어에닉스가 온라인게임 전문가를 찾다가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일하던 요시다 나오키에게 영입 제안을 한 것. 그는 콘솔 게임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는 특이하게 MMORPG를 즐기던 게이머이자 개발자였다.

그는 물론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도 두루 즐겼지만 그보다는 '울티마 온라인'부터 '리니지'까지 MMORPG를 주로 즐긴 콘솔 왕국 일본에서는 특이한 게임력을 가진 개발자였다.

요시다 나오키는 스퀘어에닉스에 입사해 정사원 계약을 하자는 제안을 매년 받았지만 5년 동안 그 제안을 거절했다. 몇년 전 기자와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그는 "나는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둬도 좋다. 게임은 재미를 위해 만든다. 만드는 내가 즐거워야 플레이하는 유저도 즐겁다고 생각한다. 정사원 오퍼가 와도 거절하고 대표에게 1년 단위로 승부를 할 테니 연봉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MMORPG 전문가 요시다 나오키, '파이널판타지14'의 핵심 프로젝트를 맡다
스퀘어에닉스의 정사원이 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스퀘어에닉스의 전통과는 거리가 먼 그가 어떻게 파이널판타지14라는 스퀘어에닉스의 핵심 프로젝트이자 대표 IP의 개발을 맡게 되었을까.

파이널판타지14는 잘 알려졌다시피 한 번 실패한 게임을 재론칭해 성공한 특이한 케이스의 타이틀이다.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겸 디렉터(이하 프로듀서)는 드래곤퀘스트 온라인 버전(드래곤퀘스트10)이 론칭된 후 파이널판타지14 개발에 참여하고 있었다. 파이널판타지14가 실패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개발팀 내부에서는 '사내에서 가장 MMORPG를 잘 알고 디렉터로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개발 일선에서 요시다 나오키라는 의견이 대세가 됐다.

그 이후 프로듀서는 누가 맡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도 요시다 나오키가 가장 의욕이 있으니 같이 맡기자고 이야기가 되어 프로듀서 겸 디렉터를 담당하게 되었고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요시다 나오키 PD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츠다 대표와 면담을 하는데 일선의 개발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마츠다 대표는 제발 파이널판타지14를 어떻게든 일으켜 달라고 부탁했고 '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가 파이널판타지14를 만들던 2012~2013년에 비해 현재 한국,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MMORPG라는 장르는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 신작 게임 개발이 크게 줄었으며, 기존 인기 게임들의 유저도 줄으면 줄었지 늘진 않고 있는 상황이다.


MMORPG를 쭉 플레이해 온 유저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MMORPG 개발자인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를 간만에 다시 만난 김에 'MMORPG는 죽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MMORPG라는 장르가 죽었다는 말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조금이나마 MMORPG 신작이 나오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MMORPG를 만드는 회사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대개 투자를 받아 게임을 만들게 되는데 투자자들이 MMORPG가 비즈니스적으로 위험이 크고 투자한 비용의 회수가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단 MMORPG는 규모가 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MMORPG를 만들고 싶어도 돈이 없고, 투자자들은 MMORPG를 만들 바에는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라고 하고 있다. MMORPG를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상황이 되었다.

세계적 트렌드가 하나의 게임을 느긋하게 장기적으로 플레이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30분 안에 바로 끝나고 다음 플레이를 즐기는 인스턴트 플레이가 인기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건 나쁜 게 아니라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 뿐으로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런 취향에 맞추는 게 당연한 일이다. 사업적으로나 개발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면에서나 거기에 따르는 게 맞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MMORPG는 죽었다기보다는 휴식기에 들어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음에 MMORPG가 유행하는 건 10~15년 정도 뒤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제가 내년이면 44세(한국나이 45세)가 되는데 60세가 되면 빠른 템포의 액션게임은 무리일 것이다. 느긋하게 즐기는 데에는 MMORPG가 딱 맞다.

우리 세대나 아래 세대는 게임을 하는 게 당연한 세대이므로, 노후에 게임을 하는 게 당연한, 자연스러운 시대가 올 것이다. 그 때까지 제가 게임을 계속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고연령층이 MMORPG를 즐기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한다.

그런 힘든 상황이지만 파이널판타지14는 신규 유저를 획득하기 위해 제대로 만들고 있고 한국판은 무료 플레이 기간도 제공하니 꼭 즐겨보시기 바란다"

2030년 경은 VRMMORPG(가상현실 MMORPG)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의 말은 그런 부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농담처럼 신규 유저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한다고 덧붙이고 있는데, 실제로도 파이널판타지14는 MMORPG를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 20대 유저, 여성 유저 비율이 높은 게임이다.

파이널판타지14, 초보 게이머들을 위한 MMORPG
그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파이널판타지14에 1세대 MMORPG 유저로서의 이상을 담아 경쟁보다는 협동을, 다툼보다는 화합을, 자극적인 콘텐츠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추구하고 있고, 그런 면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MMORPG를 꾸준히 즐겨온 유저들(클래식 유저)과 파이널판타지14로 처음 MMORPG를 접한 유저 사이에 마찰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상황.

"MMORPG를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처음 접하는 거니까 뭐든 쉽게 받아들여주는 면이 있다. 그에 비해 클래식 게이머 쪽은 과거의 경험과 다른 것에 민감하다. 과거에 좋아하던 요소가 명확해서 같은 것을 하고싶은 것이다. 새로운 가치관이 좀 무섭다는 부분도 있을 텐디 이런 부분은 가치관의 문제니 어쩔 수 없다.

글로벌 서버에서도 신규 유저와 클래식 MMORPG 유저들이 서서히 합쳐지는 걸 봤기 때문에 마찰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MMORPG에 처음 들어와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앞으로의 시대를 짊어질 유저들이니 귀중한 존재 아닌가. 클래식 유저들께는 상냥하게 대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로운 세대가 늘지 않으면 MMORPG라는 장르 자체가 끝나버린다. 한국 시장은 MMORPG가 세계에서 가장 힘든 시장인데 그 안에서도 가장 돈을 쓰는 건 클래식 게이머겠지만 그런 유저들만 생각한 게임만 내면 신규 유저는 전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캐릭터를 만들어 들어가자마자 다양한 스킬을 쓰고 화려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아는데 소셜게임으로 게임을 시작한 캐주얼 유저들에게 그런 게임은 허들이 너무 높을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4가 개성은 강하지만 그런 유저들까지 케어하는 게임으로 자리잡은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파이널판타지14의 초반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는 건 개발진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복잡한 기술과 시스템, 액션을 한번에 제시하고 플레이하게 하는 게 좋은지에는 의문을 갖고 있다. 

한국 게임들이 새로운 세대의 유저를 의식해서 해 나가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파이널판타지14에 여성 유저 비율이 높은 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글로벌 서버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거기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원래 파이널판타지14는 여성 유저를 늘리자는 생각을 안 하고 만든 게임이다. 연령, 성별, 세대와 관계없이 파이널판타지 팬들이 즐기면 좋겠다고 만든 게 시작이었다. 관련 이벤트 등에서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성 유저가 많다는 통계를 이야기하면 '내 주변에도 같이 즐기는 여성 유저가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유저들은 그 이유로 캐릭터를 들더라. 캐릭터가 귀여운 캐릭터는 귀엽고 멋진 캐릭터는 멋진데 여성 유저들이 봐서 기분 나쁜 부분이 적다는 것이다. 왜 여성 캐릭터만 헐벗고 있냐는 식의 그런 느낌이 없다고 하더라.

골수 MMORPG 유저인 나부터가 그런 의미없는 노출은 싫어하는 편이다. 온라인게임이라고 하면 남성 유저가 많다는 이미지다 보니 섹시한 장비, 캐릭터를 내면 팔리고 인기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건 만드는 쪽이 멋대로 생각하는 것으로, 여성 입장에서 보면 노출이 심한 장비를 보고 '이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할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4는 정액제 게임이라 초 섹시 의상 같은 것을 가챠(뽑기)로 팔지 않아도 괜찮다. 일본에서는 최근 '훈남 육성 앱'이 유행인데 남성 유저라면 '그건 좀 아니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옷을 누가 입냐, 이런 대사를 누가 하냐'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성도 MMORPG에서 노출이 심한 캐릭터를 보면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4는 그런 면이 없어 안심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 본다.

물론 장비를 벗으면 속옷만 입고 있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여성 유저 중에는 일부러 그렇게 하고 다니는 유저가 적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훈남게임 말인데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게임이라 본다. 그런 세계관, 그런 설정을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게임이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MMORPG는 다양한 연령, 성별의 사람이 즐기는 거니 그런 면에서 포인트를 좀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

파이널판타지14는 요시다 나오키가 이름을 걸고 만든 첫 게임이자 현재로선 유일한 타이틀이다. 4년 가까이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프로듀서 겸 디렉터 직을 겸임하며 개발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일반적인 MMORPG와는 좀 다른 부분이다.


파이널판타지14를 통해 아직 보여주고 싶은게 더 많다
개발자라면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을텐데... 마지막으로 요시다 프로듀서에게 그 부분을 들어봤다.

"프로듀서와 디렉터를 겸업하고 있는데 솔직히 프로듀서는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다. 디렉터만 쭉 해온 개발자로서 14에서도 디렉터만 할 줄 알았는데 요시다가 하는게 빠르니 프로듀서도 하라고 해서 하게 된 것 뿐이다. 대신 해 줄 사람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겸직을 한다고 월급을 2배로 주는 것도 아니다.(웃음)

내가 프로듀서를 해 줄 테니 요시다와 바꿔 달라는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긴 하지만 파이널판타지에 대한 모티베이션이 가장 높은 사람이 나라는 것도 사실이다. 억지로 일을 하는 건 유저에게 실례가 될 텐데, 가장 모티베이션이 강한 게 나니까 현재로선 내가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사실 프로듀서나 디렉터가 확장팩마다 바뀌는 게임이 많지만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더 많다. 완성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더 피스트도 그렇고 대소환도 그렇고 아직 하고싶은 최대 규모까진 도달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것, 할 것이 잔뜩 남았으니 그걸 다 할 때까지는 파이널판타지14에 대한 모티베이션이 사라지지 않을 거고 계속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유저들 중에는 요시다 그만두라는 사람도 있긴 하다.(웃음)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냐고 하면 스퀘어에닉스 직원이라 '꼭 이걸 만들고 싶은데 못 만들게 하면 그만 둘래'같은 건 별로 없다. 내부에서도 우리 회사는 오리지널 타이틀을 안 만든다는 사람도 있지만 스퀘어에닉스라는 간판 하에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는 거니 회사가 바라는 것과 유저가 바라는 걸 우선하는 게 스퀘어에닉스 내부에 있는 한 당연한 거라 본다.

개인적으로 4개 정도는 당장 만들고 싶은 기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건 바로 안 해도 나이가 더 든 후에도 만들 수 있다. 파이널판타지14를 좀 더 젊은 녀석에게 맡겨도 좋지 않나 하는, 후계자를 양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사람이 없고 하니 해온 대로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사실 기자님과 같은 미디어나 유저들에게 다음 파이널판타지 넘버링을 요시다가 하면 좋겠다거나 요시다가 만든 새로운 게임을 보고 싶다는 말을 듣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제 다음 일을 정하는 건 회사니까... 그런 목소리가 크다면 회사가 그런 판단을 할 거라 생각한다.

아직은 파이널판타지14에서 할 게 많고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으므로 더 즐겨주시기 바랄 뿐이다. 한국판을 포함해 파이널판타지14를 확대하는데 인생을 좀 더 써도 좋지 않나 싶다. 이런 질문을 해 주셔서 영광이다"

스퀘어에닉스에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개발에 관여한 사람들을 만나면 기자가 늘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냐는 것이다.

대개 파이널판타지 ~~탄의 주인공이나 히로인을 꼽는다. 예를 들어 하시모토 전무는 클라우드, 토리야마 디렉터는 라이트닝을 꼽는 식이다. 하지만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가장 좋아하는 파이널판타지 캐릭터는 '파이널판타지7'의 악역 세피로스다.

그렇게 반골, 반항아 이미지가 강했던 요시다 프로듀서도 파이널판타지14 프로젝트를 5년간 이끌어 온 지금 시점에서는 많이 유해진 느낌을 받았다. 좀 더 멀리까지 바라보고 걱정도 는 것 같았다.

하지만 MMORPG 유저로서의 이상이나 개발자로서의 자세는 그대로였다. 기자 역시 요시다 나오키가 만든 파이널판타지 넘버링 타이틀을 더 보고 싶은 게이머지만, 그가 말하는 파이널판타지14의 완성이 어떤 모습일지도 보고싶은 게 사실이다.

내년에 선보일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캐릭터를 육성해 던전에 가고 PVP를 즐기는 MMORPG의 기본 과정의 근본에 손을 댄 변화와 혁신을 준비중이라고 하니, 그와 그가 이끄는 파이널판타지14가 걸어갈 길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이혁진 기자 (baeyo@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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