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춘 "게임업체 발목잡을 생각 없어"

"게임기업이 사회적 비용 지불해야"

등록일 2014년02월26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2월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주최로 '게임중독 문제, 대안은?'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게임 과몰입 문제와 제반환경에 대한 상식적인 분석과 해결책도 나왔지만, 손인춘 의원 및 일부 발제자의 발제 내용은 여전히 게임업계와 정치인들을 포함한 외부인들 사이에 큰 벽이 존재함을 느끼게 했다.

국방위원회 유승민 위원장이 '게임중독 문제, 대안은?' 토론회 축사를 하고 있다

토론회는 축사부터 의아함을 자아냈다. 새누리당 당직자나 유관 위원회 위원장이 아닌 손인춘 의원이 소속된 국방위원회 유승민 위원장(새누리당)이 축사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은 축사를 통해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한데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 통과가 늦어져 아쉽다"며 "인터넷, 게임 중독 문제에 국회가 뭘 할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해 주시면 손인춘 의원을 중심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국민이 3000만명에 게임시장 규모는 10조원에 달하며 게임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게임산업을 치켜세운 뒤 "하지만 게임에 중독된 부모가 영유아를 방치해 아이가 사망하고, 게임에 중독된 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등 게임 중독으로 인한 상처가 가득한 사회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며 바로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손 의원은 특히 "청소년 인터넷, 게임 중독자가 70만명에 이르고 고위험 중독자가 20만명"이라는 통계를 제시한 뒤 "인터넷 게임중독의 피해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이 10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정신중독의학회의 주장을 인용한 손의원의 말 대로라면 10조원 규모의 게임산업은 사회적 손실을 10조원 발생시키는 무가치한 산업이 되어버린다.


발제자로는 두레마을 청소년인터넷중독치유센터 이형초 센터장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이창호 연구위원, 강서 I Will 센터 조현섭 센터장 등 세명이 나섰다.

먼저 이형초 센터장은 게임에 중독되어 아이를 굶어죽인 부모와 부모를 살해한 학생 등 자극적인 사례를 담은 영상을 상영한 뒤 "대한민국 국민 200만이 중독에 괴로워하고 있으며 4대 중독 중 영, 유아가 포함되는 건 게임밖에 없다는 걸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10대들의 인터넷 중독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인터넷 중독의 주 요인이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이라며 "이 문제는 가정문제로만 볼 수 없고 어른들이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며 중독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고 얼마 전 삼성에서 갤럭시5를 발표한 걸 보고 저기 들어간 신기능으로 중독 문제가 얼마나 더 심해질까 걱정이 되었다"며 "특히 SNS 중독이 문제로 게임만 문제가 되던 PC에 비해 SNS와 결합된 스마트폰의 중독은 더 증세가 심하고 치료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창호 연구위원은 게임중독 문제의 원인으로 입시위주의 교육을 지목하며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을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는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게임과 중독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을 소개한 이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게임에서는 여학생들의 몰입비율이 남학생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실 문제가 되는 건 스마트폰인데 규제가 PC온라인에만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할 것을 늘려주면 게임 중독 문제는 자동 해소될 것"이라며 "그 동안 너무 규제에만 초점을 맞춘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 대부분이 '쿨링오프', '셧다운제' 등 게임 규제정책에 반대하고 있으며 게임의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강서 I Will 센터 조현섭 센터장은 "가장 심각한 중독 문제가 예전엔 도박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인터넷 게임 문제가 전국민적 문제가 되어 어느 게 가장 심각한지에 대해 답하기 힘들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강 센터장은 "게임 중독 문제가 지금은 작게 보이지만 향후 커질 문제"라며 "인터넷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향후 중독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 진단했다.

그녀는 특히 "현재 7개 부처에서 중독문제에 개입하고 있는데 주무부처를 확실히 해야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고, "중독전문가를 국가자격증화해서 공신력을 키워야 한다"며 "여성가족부가 게임 중독 문제의 주무부처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또 강현섭 센터장은 중독전문가 뿐만 아니라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한 부모교육 강화 및 예방강사 육성을 주장했다. 예방 및 중독을 위해서는 "가정과 국가도 책임을 져야하지만 게임업체들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게임업체의 부담금 지급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센터장은 게임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 해결책으로 "대학생 및 결혼 적령기 남, 녀를 대상으로 한 결혼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결혼 후에도 부부관계 및 양육 관련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패널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거쳐 다시 연단에 선 손인춘 의원은 "2013년 법안 발의 후 협박도 받고 통과를 못 시킨다는 다른 의원들의 말도 들었다"며 "법안 통과보다는 (중독 문제에 대한) 관심 환기가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게임업체에 대한 1% 부담금 징수는 대안으로 제시한 것일 뿐 당장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게임산업이 발전은 계속해서 하되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기업들과 상의해 추진할 것이며 일률적으로 1%를 다 내라는 게 아니다"라며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의미이지 기업의 발목을 잡으려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한 뒤, "게임업체들과 함께 논의해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며 "4월 중 다시 한 번 관련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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