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을 양산하며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마침내 국내 개봉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다양한 소재, 장르의 영화를 찍으며 매번 놀라움을 주는 감독으로, 특히 이번 '오디세이'는 서구권에 먼저 공개되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안심감을 갖고 극장으로 달려갔다.
결론부터 적자면, 그의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필모를 장식할 또 하나의 걸작이자 그의 인생역작이 나왔다고 평가할 만한, 그의 열정적인 팬이 아니더라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봐야할, 만족감을 주는 스케일과 영상미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잘 만든, 볼거리가 풍성한 오락영화였다.
'오디세이' 너는 훌륭하다, '다크 나이트'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야
크리스토퍼 놀란은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든만큼 사람마다 가장 좋았던 '놀란표 영화'가 각기 다른 감독이다. 기자 주변만 살펴봐도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인셉션', '메멘토', '인썸니아' 중 하나를 놀란의 가장 좋았던 영화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기자는 이 영화들이 아닌 '다크 나이트'가 놀란의 최고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영화팬이었다.
'오디세이'를 보고 나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오디세이'는 '다크 나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어쩌면 더 좋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고 역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오디세이' 내용은 너무나 친숙하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수많은 난관을 겪게 되고, 20년 동안 돌아가지 못한다. 그 사이에 그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들이 그의 부인에게 결혼을 종용한다. 20년 만에 마침내 집에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구혼자들을 물리치고 가족과 재회한다.
도중에 만나는 여러 괴물들도 유명한데, CG를 사용하지 않는 놀란이 대체 그런 괴물들과 액션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보고 나니 '아니 그 장면이 정말 CG가 아닌가? 어떻게 찍은 거지' 라는 놀라움이 생긴다. 물론 CG와 효과를 멋지게 넣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장면도 있었지만...
극장에서 보라고 만든 영화, 극장에서 보자
영화의 구성도 놀란표 영화 그 자체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다른 장소, 다른 시간대를 교차해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분명히 뻔히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들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는데, 맷 데이먼과 앤 해서웨이는 두말할 것도 없고 톰 홀랜드도 맡은 역에 잘 어울리는 연기를 한 것 같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졌지만 아직 미숙한 젊은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가는. 같은 시기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캐릭터가 겹치는 느낌도 있는 것 같아 보면서 웃음이 나는 부분이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스파이더맨의 파트너(?)로 등장한 '퍼니셔' 역의 존 번솔이 '오디세이'에도 출연해 톰 홀랜드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역할은 비슷한데 퍼니셔는 수염이 없고 머리카락은 풍성하고 '오디세이'에서는 수염만 풍성하고 머리카락이 없다는 점도 진지한 대목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묘사였다.
원작을 성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등 너무 각색했다거나, 메시지를 너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거나 하는 지적이 있지만 어릴 적 읽은 '오디세이'에 머리가 6개인 괴물이 나왔고, 사이클롭스가 나왔고 같은 흐릿한 기억만 가진 이들에겐(기자가 그랬다) 크게 의미없는 지적일 테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대로 극장에서 볼만한 '볼거리'가 있는가 여부일 것 같다.
딱 잘라 말할 수 있는데, '오디세이'는 '볼거리'가 제대로 충분히 담긴 영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관객들이 극장에서 봐주기를 바라는,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를 만들어 제시했고 그의 의도대로 '오디세이'는 극장의 큰 화면에서 봤을 때 제대로 된 맛을 주는 훌륭한 극장용 오락영화였다.
작은 화면에서 봤을 때 이 영화의 재미는 반감, 아니 그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운드가 후가공을 통해 멋진 사운드를 만드는 현대적 작품들에 비해 아쉬움을 주기는 하나, 영상미만은 흠잡을 데가 없는 영화였다.
극장에서, 가능하다면 아이맥스로 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하지만 표를 구하기가 힘드니... 일반 상영관에서 보고 추후 아이맥스를 노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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