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대재앙 블록버스터 '신 고질라'에서 CG 모션 캡쳐를 담당한 일본 무형문화재 노무라 만사이를 비롯, 스크린 밖에서 영화의 큰 역할을 도맡고 있는 얼굴 없는 명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신 고질라'에서 얼굴 없는 배우로 활약한 노무라 만사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라 만사이는 '가부키'와 함께 일본 4대 전통극 중 하나인 '교겐'을 정식 계승한 무형문화재이다. 또한 일본의 판타지 영화 '음양사' 시리즈에서 귀신을 다루는 음양사 '아베 노 세이메이' 역을 맡아 국내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바 있다. 일본 특유의 아날로그 제작 방식인 '특촬' 영화에서 괴수, 슈퍼 히어로 역의 수트 액터는 전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는 분야. 지금까지의 일본 '고질라' 시리즈는 수트 액터가 미니어처 세트를 파괴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되었다. '신 고질라'는 이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풀 CG 기술의 도입과 노무라 만사이의 CG 모션 캡쳐로 시리즈 역사에 기록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노무라 만사이는 '교겐'으로 단련된 표현력을 응용해 스크린 속 '고질라'에 거대한 존재감과 독특한 성격을 불어넣었다. 또한 '신 고질라'의 제작진은 노무라 만사이가 만들어낸 거대 괴수 '고질라'의 움직임에 오랜 역사를 지닌 '특촬' 영화 고유의 질감을 더해, 전통과 혁신을 한 몸에 응축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한편, 이 모션 캡쳐 영역을 전세계에 알린 선구자는 바로 앤디 서키스. 그는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2014)에서 할리우드판 '고질라'의 모션 캡쳐를 담당했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부터 '혹성탈출' 시리즈의 '시저', '킹콩'까지, 얼굴 없는 배우에서 고유의 영역에서 활약하는 명배우로 발돋움한 앤디 서키스는 디지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풍부한 감정표현의 대가이다. 반면 배우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센서를 통해 CG 작업을 하는 모션 캡쳐와 달리, 센서 부착 없이 움직임과 동선을 표현하고 상대 배우의 리액션을 이끌어내는 모션 액터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5년 영화 '대호'에서 사상 최초로 호랑이 연기에 도전한 곽진석이 대표적이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동물의 감정까지 포착해내는 분석력과 연기력을 지닌 곽진석의 힘으로, '대호'의 배우들은 호랑이의 움직임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며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이처럼 스크린 밖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대중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일본 무형문화재 노무라 만사이의 힘으로 탄생된 영화 '신 고질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괴수 '고질라'를 상대로 불가능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최후 반격을 담은 대재앙 블록버스터. 1,000여 명에 달하는 스태프, 329명의 일본 스타 배우들이 함께한 대작으로, 기존 '고질라'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의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29일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500만 관객 동원, 흥행수입 82.5억엔을 달성하여 2016년 일본박스오피스 실사영화 1위의 흥행기록을 일궈낸 바 있다. '신 고질라'는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