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제품판, 체험판과는 다른 게임이었다... 라인게임즈 "체험판 반응에 당황, 제품판은 다르다"

등록일 2023년12월05일 09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시리즈 팬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제품판을 플레이해 봤다. 결론부터 적자면, 체험판에서 크게 개선된 게임이었고 중반부 스토리 연출에 제대로 힘을 줘서 시리즈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만한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라인게임즈에서 11월 16일, 12월 출시 예정인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체험판을 공개한 뒤 개발을 맡은 래그 스튜디오와 이세민 디렉터는 체험판에 쏟아지는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제품판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품판 시연 및 이세민 디렉터와의 대화 자리가 마련됐다.

 

체험판이 왜 그모양이었는지, 스위치로 출시하는데 굳이 언리얼 엔진을 채택해 무리한 개발을 해야 했는지 궁금한 점이 많던 차에 좋은 기회라 생각해 래그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이세민 디렉터는 게임을 오래 즐긴 기자에겐 친숙한 인물이다. 게임잡지 시절 공략 필자로 SRPG 타이틀을 다수 공략한 동업자였고, 개발자로 전직한 지금도 나오는 SRPG는 꼬박꼬박 플레이하고 있는 게이머 동지이기도 하다.

 



 

사실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IP를 인수해 리메이크에 나선 뒤 개발 난맥상을 전해듣고 기대보다 우려가 훨씬 컸던 상황에서 이세민 디렉터가 신임 디렉터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에 '그라면 안심하고 기다려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유니티로 개발되던 '창세기전'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언리얼로 엔진이 바뀌고 멀티플랫폼에서 스위치 선행 발매로 방향이 바뀌며 언리얼로 개발해 스위치에 선행 발매하는 특이한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이세민 디렉터는 엔진 교체 후 디렉터로 취임해 개발 및 스위치 최적화(라고 적고 다운그레이드라 읽는다)에 힘써왔다.

 

믿고 기다렸던 기자에게도 체험판은 큰 충격이었다. 스위치의 기기 한계상 그래픽은 어쩔 수 없다해도 불편한 UI, 불합리한 전투 난이도, 느린 진행은 '정말 이대로 출시할 생각인가', '무슨 판단인가, 돈을 하수구에 버릴 생각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품판을 플레이해 보니 UI가 크게 개선됐고 게임 속도도 향상됐다. 게임 초반만 잘라 보여준 체험판과 달리 10장 이후 중반부도 플레이해 봤는데, 그 '무도회' 장면 등의 연출을 꽤 잘 했다. 뒷부분의 원작에서는 생략되거나 간단히 언급되는 부분도 다 제대로 연출해 스토리를 깨는 데에만 70시간은 필요할 거라는데, 풀 더빙으로 원작 스토리를 담고 연출도 잘 했고, 전투에 대한 호오는 갈리겠지만 원작팬을 충분히 배려한 타이틀이 된 것 같다.

 

전투도 정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지 난이도로 빠르게 정리하고 스토리만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체험판의 불합리하게 느껴진 난이도는 본편 기준 2회차에만 고를 수 있는 '하드' 난이도였다는 것이 이세민 디렉터의 설명이다.

 

닌텐도 독점 타이틀로 체험판 배포는 의무사항인데, 발매가 임박한 상황에서 체험판을 따로 만들 여력이 없어 1월 빌드로 만들어둔 체험판을 그대로 출시해 '체험판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작이 출시된 12월 10일(현재로서는 10일 출시가 힘들어 보인다)에 발매일을 맞추려고 무리한 결과 아닐까 싶다.

 



 

이세민 디렉터는 '슈퍼로봇대전', '택틱스 오우거' 등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본적인 게임 구성을 인터미션-스테이지 진행으로 생각하고, 인터미션에서 장비 장착, 강화를 하고 스테이지에 돌입하면 장비 교환 없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구성을 생각한 것 같다. 스토리 상 긴박한 상황에서는 회복이 안 되게 하는 등 스토리도 중시하다 보니 UI가 불편해지고 게임이 어려워져 결국 제품판에서는 장비 교환이 언제든지 가능하고 전투 후 체력이 회복되는 식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플레이 후 이세민 디렉터와 나눈 대화를 옮겨 둔다.

 

체험판 다시 만들 여력 없어 연초 버전 체험판을 공개
제품판을 해 보니 체험판과는 크게 다른데, 체험판을 예전 버전으로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세민 디렉터: 일정이 바뀌면서 12월이 되었지만, 당초 체험판을 공개하고 제품판도 빠르게 발매하는 일정으로 나아갔었다. 체험판을 공개하려면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세이브가 제품판과 연동되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 할 수 있는 상태로 체험판을 만들어 뒀던 것이다. 그런데 준비한 것이 작년 12월에서 올해 1월 사이였고, 당초 올해 2월에 배포하려고 준비한 버전이다. 그 뒤 1년 가까이 퀄리티를 올려 왔는데, 체험판까지 손볼 여력이 없어 그 때 버전을 그대로 내게 됐다.

 

체험판이 기대치를 높여야 하는데 반대 상황이 됐다
이세민 디렉터: 제품판에서 떼서 새로 체험판을 만드는 것이 일정상 불가능해서 올초 만든 버전을 배포한 것인데 2월 버전을 연말에 보여주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많이 혼나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엄청나게 혼이 났다. 그래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유저들이 이야기해 주신 피드백을 보며 우리가 이미 데이원 패치, 그리고 다음 패치에 글로벌 버전 출시까지 계속 패치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들의 우선순위를 높여서 투두 리스트에서 끌어올려 빠르게 해 보자고 진행하고 있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창세기전'이라는 IP가 굉장히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것도 느꼈다. 무섭기도 하지만 관심가진 분이 많다는 것도 확인했고 느낀 점이 많다.

 

소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그 동안 잘 못하고 안하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주기적으로 2월에는 이런데 6월에는 이렇게 발전했고 9월, 11월에는 이렇게 하고있다고 전해드렸다면 이해하고 지켜보셨을 텐데 21년 LPG 행사 때 기자님들에게만 보여드리고 유저들에게는 실제 플레이 가능한 버전을 처음 보여준 것 아닌가, 그래서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체험판에 실망한 유저가 많을 텐데, 이런 지점이 체험판과 다르다는 제품판의 장점을 꼽아주기 바란다
이세민 디렉터: 가장 크게는 편의성 부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개선됐다. 체험판은 클래식한 SRPG를 상정하고 캐릭터를 선택하고 스킬을 골라 공격하고 하는 식으로 겹겹이 디자인해 뒀다면, 제품판에서는 뎁스를 다 밖으로 뺐다.

 

당초 인터미션을 끝내고 스테이지에 들어가는 것부터를 플레이라 생각해 게임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장비 변경이 없다고 생각하고 밸런스를 맞췄는데, 오래 SRPG를 해 온 분들이야 그런가 하고 넘어가겠지만 SRPG를 오랫동안 즐기지 않은, '창세기전'에 관심이 있어 온 분들은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모험 모드에서 장비 교체, 소모품 사용, 전투 후 체력 회복 등을 다 풀어놨다.

 

스토리 진행상 불리하게 진행해야 하면 회복을 막았던 것도 다 풀어놨다. 꽤 많은 부분이 해소되어서 자기 스타일대로 하면 될것 같다. 전투에서 회복약을 먹을지 먹지 않을지, 레벨업을 하거나 상자를 깨서 회복할지가 선택의 영역이 됐다. 장비를 잘 안바꾸는 유저와 최신 장비를 바로바로 장비시키길 바라는 유저도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면에서도 라이트 등 개선이 이뤄졌고 프레임 개선도 계속 할 것이다.

 

이지 난이도는 스토리만 보려는 유저도 클리어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노멀로 해 보니 전투 밸런스가 심볼 인카운트 전투를 다 하는 것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인 스테이지는 차근차근 진행해도 되었지만 추격당하는 스테이지는 전투를 다 하고 가야하는 것은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세민 디렉터: 사실 도망치는 전투는 이올린만 빨리 가면 되고 다른 캐릭터들은 이탈처리해도 되는 맵이다. 플레이를 잘 하는 유저라면 다 격파하고 보상을 챙기기도 할 텐데 기본적으로는 난이도가 높고 이올린을 제외한 멤버들은 이탈되는 기준이 맞다.

 

해당 맵은 비가 오고 있는데, 환경 효과로 내성 속성을 쓰면 대미지를 더 크게 받는 맵이다. 빠르게 이올린을 보호해서 도망가는 것과 전투 중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적의 증원도 오고 여러모로 난이도가 있는 맵이 맞다.

 

올드 팬만 하는 것이 아닐 텐데 아무래도 요즘 유저들은 상냥한 난이도를 요구할 것이다
이세민 디렉터: 초심자라면 이지 모드로 플레이하기를 권하고 싶다. 앞서 언급된 스테이지는 바로 앞 전투에서 TP를 잘 모아 두면 블리자드 스톰으로 쓸어버릴 수 있는 맵이기도 하다. 시작 후 바로 광역기를 쓸 것이냐, 증원이 올때까지 기다려서 쓸 것이냐만 선택하면 되는 것으로, 클리어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필살기가 들어간 게임들 중에는 사용하기 위한 조건이 있고 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창세기전'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초필살기를 쓰면 쉽게 진행이 되고 사용을 안 하면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이지 모드도 어렵다는 피드백이 나온다면 물론 조정할 수 있다. 체험판보다는 제품판이 쉬워졌다 느낄 것이다.

 

이지 난이도는 어느 정도 난이도를 예상하면 될까
이세민 디렉터: 나는 스토리만 즐기고 싶다는 정도라도 클리어할 수 있도록 쉽게 조정했다. 모험 모드에서 인카운트 대미지율만 봐도 적 AI도 낮춰두고 유저가 받는 대미지 등도 깎아놨다. 요즘 SRPG를 즐기지 않더라도 관심이 생겨서, 스토리가 좋다고 해서 시작한 분들도 클리어할 수 있게 조정하고 있다.

 

반대로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기를 바라는 유저들을 위해서는 어떤 것을 제공하려 하나
이세민 디렉터: 2회차에 선택 가능한 하드 모드가 개발팀이 생각했던 원래 난이도로, 스테이지 중 장비 교체 등도 막을 것이다. 하드 모드는 원하면 하고 아니면 안 해도 되는 콘텐츠로 준비중이다. 노멀 난이도도 아직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어서 밸런스 조정도 하고 있다.

 

쉽게 플레이하고 싶은 분은 확실히 쉽게 하도록 하고, 진짜 어렵게 하고 싶다면 진짜 어렵게 할 수 있는 난이도를 모두 제공해 드리려 한다.

 

하드 모드를 클리어하면 어떤 보상이 주어지나
이세민 디렉터: 스토리를 진행하면 타이틀 화면이 살짝 바뀌는 연출은 넣어뒀지만, 하드 모드 클리어 특전은 아직 상정하지 않고 있다.

 



 

노멀 난이도 기준 클리어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까
이세민 디렉터: 70~80시간 정도는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원작은 뒷부분에 대충 넘기는 부분이 많은데, '회색의 잔영'은 전체 42챕터를 1~2챕터의 밀도로 꽉 채워놨다. 대사 등을 스킵해서 넘기지 않으면 70시간 이상은 확실하게 걸릴 것이다.

 

'창세기전1'이 24챕터, 그 다음은 2로 이어지는데 뒤로 갈수록 특정 챕터는 밀도가 높아진다. 보여드려야 할 갓이 많아서 그렇다. 마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뒤에 쿠키영상이 나오는데, '회색의 잔영'에도 떡밥 회수를 한다거나 뒤에 앞선 복선이나 이야기를 기억나게 하기 위한 부분도 들어간다.

 

체험판 분량, 초반 내용은 조금 약한 느낌이다
이세민 디렉터: '창세기전' 원작이 처음에는 지리멸렬하게 진행되다 텐션이 몰아치고 24챕터에서 감정이 폭발한 뒤 진영이 바뀌고 쭉 나아가다 흑태자로, 신과의 대결로 나아가며 텐션이 쭉쭉 올라가는 작품이다. 영화보다는 30부작, 40부작 대하드라마같은 느낌인데, 사극을 봐도 처음에는 약하게 가다가 갈수록 텐션이 올라가지 않나. '회색의 잔영'의 진행 작법도 사극과 비슷하다고 본다.

 

이올린과 GS의 감정선이 교차하는 무도회는 중요한 부분이라 힘줘서 만들었고, 전체적으로 옴니버스식이라 다른 캐릭터들이 주역으로 나오면 텐션이 조금 약해졌다가 다시 올라오기도 한다.

 

한번에 몰아하기보다는 하루 1~2챕터 플레이하고 다음 날에 이어서 하는 식으로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 않나 싶다.

 

'창세기전2'를 소프트맥스에서도 리메이크를 몇차례 시도했지만 분량이 너무 많고 회사 상황이 맞지 않아 결국 실현하지 못했다. 너무 큰 게임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비슷한 밀도의 흐름으로 리메이크를 마무리하고 저희 나름의 해석을 전달드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스위치 플랫폼으로 언리얼 엔진 게임 구현, 어려움 있지만 최선 다했어
스위치용 게임을 언리얼 엔진으로 만드는 것은 역시 쉽지 않았을 텐데...
이세민 디렉터: 이 프로젝트는 시즌이 3개로 나뉜다. 닌텐도 3DS 플랫폼으로 유니티로 개발하다 스위치로 플랫폼을 바꿔 유니티로 만들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다음 언리얼로 개발을 한 것이 시즌3인데 저는 시즌3 후에 합류한 것이라 그 앞의 버전은 잘 모르는 상태이다.

 

일단 가장 좋은 퀄리티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만든 후 스위치에서 잘 돌아가도록 최적화를 하고 있다.

 

발표 후 긴 시간이 지났는데, 현재 버전의 실제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라고 보면 될까
이세민 디렉터: 3~4년 정도 아닐까 싶다. 제가 처음에는 팀원으로 합류했다가 레그 스튜디오로 분사할 때 인원이 20명 정도였다. 지금은 60명선이다.

 

스위치로 선행 발매되어 한계가 있을 텐데, IP 파워가 있다보니 퀄리티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나온 것 같다
이세민 디렉터: 대부분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지만 제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너희는 왜 파이널판타지16처럼 못 만드느냐 같은 이야기이다. '그것은 제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합니다'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 스위치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 타이틀을 가져와 이렇게 만들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다만 스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서 보여드리면 알아봐 주실 거라 믿는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나 '파이널판타지16'과 비교하시면 어쩔 수 없고, 그런 게임을 바라시면 해당 게임을 하는 것이 맞다 본다.

 

'회색의 잔영'은 스위치를 보유하고 있고 IP에 관심이 있고, 혹은 SRPG를 하고 싶다는 분들에게 제공할 게임이라 생각한다.

 



 

제품판에서 전투 밸런스나 그래픽은 확실히 좋아졌는데 UI가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대사를 빨리 넘길 수도 없고, 캐릭터가 이동해 행동하고 넘어가는 과정이 굼뜬 느낌이 있다. 더 개선될 여지가 있나
이세민 디렉터: 대사를 넘기는 부분은 대사의 호흡 때문에 갭을 둔 것이 맞다. 체험판은 X버튼을 눌러 넘기는 데 2초가 걸리는데 제품판은 1초가 걸린다. 전투에서는 단계가 있기 때문에 단계별로 처리해서 그런 느낌이 된 것인데, LPG때부터 보셨다면 많이 개선된 것을 느끼실 것이다.

 

속도를 더 올릴 수는 있을 텐데, 그렇게 해 버리면 중간에 처리해야할 것이 빠져버린다. 체험판에서는 1.6배속까지 됐고 제품판은 2배속까지 된다. 스위치에서 최적화하며 깎아야 하는 부분이 있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 아닐까 싶다. 유저들이 원하는 정도까지 완전히 실현할 순 없더라도 최대한 완화하려 한다.

 

스위치에서 이 정도면 사실 분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리했다는 생각도 든다
이세민 디렉터: 세미 리얼 그래픽으로 '창세기전'을 부활시키자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소스 자체는 높은 퀄리티로 만들고 깎아낸 것이다. '창세기전' 모바일게임을 개발중인 미어캣에서 가져가 쓰는 리소스도 우리가 준 것이다. 거기는 유니티로 툰으로 쓰고 우리는 언리얼로 구현했다.

 

방향을 툰 스타일로 하면 일본산 SRPG, RPG에서 많이 하는 식이 되는데 '디스가이아'나 '슈퍼로봇대전', '파이어 엠블렘' 등 기기 성능을 잘 활용한 타이틀이 많다. '웨이스트랜드', '엑스컴'은 실사풍이다.

 

'창세기전'의 경우 한국에서는 유명하지만 해외에 나가면 완전 신규 IP라 중간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세미 3D 그래픽이다. 언리얼로 개발되어 스위치로 이식된 게임도 많은데, 스위치 유저들이 우리가 이 정도 깎은 것을 보면 이해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큰 관심 받고있는 것 실감, 끝까지 열심히 만들어 보여드릴 것
심볼 인카운트 전투에서 전멸하면 한참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투마다 다시하기를 지원할 생각은 없나
이세민 디렉터: 심볼 인카운트 전투와 이벤트 전술모드 전투가 있는데 전술모드 전투는 편성으로 다시가기를 지원한다. 인카운트 전투는 체크포인트가 맵마다 몇군데 있어서 그 지점으로 가게 된다. 모든 전투에 자동저장을 지원하진 않고 있다.

 

전술모드 전투는 반드시 해야 하고 인카운트 전투는 심볼 인카운트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전략을 잘 짜서 인카운트 전투를 패스해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다면 필드 전투를 하지 않고 지나가도 된다. 반면 전술모드는 반드시 해야하는 전투라 구분해 놨다.

 

발매 후에 피드백이 있다면 검토해볼 수 있을 텐데 설계단계에서 그렇게 해 놓은 것이라 큰 수정이 될 것 같다. 전투에 들어가는 적의 수나 배치, 밸런스가 체험판과 제품판은 달라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협동 공격이나 필살기에서 컷인 연출 등을 넣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세민 디렉터: 초필살기는 전용대사가 들어가 있다. LPG 버전에서는 긴 대사가 나오게 해 봤는데, 템포 좋게 진행하려면 긴 대사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체험판은 가속없음에서는 속도가 1.0, 있음에서는 1.6이었는데, 제품판은 가속없음 1.5 있음 2.0으로 돌고 있다. 캐릭터 대사나 연출은 시네마틱 드라마와 초필살기에서 보여드리는 것으로 돌리고 있다.

 

협동 공격이 들어가 있던데,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 주기 바란다
이세민 디렉터: 캐릭터들이 가진 협동 공격에 대한 내부 스탯이 있다. 협공을 더 잘하거나 덜 하는 것도 스테이터스이다. 적을 공격했을 때 근처에 협격이 가능한 캐릭터는 모두 협격 판정을 해서 확률이 높은 캐릭터 위주로 협격을 하게 된다.

 

이동해서 행동이 끝나도 협격이 가능하다. 100% 발동되는 것이 아니고 방향 배치 등을 고려해서 전투하게 하는 요소이다. 적들도 내부 스테이터스에 따라 일정 확률로 협공을 한다. 게임 초반에 아군은 궁수가 없고 조금 진행해야 궁수가 합류하게 되는데, 적은 궁수를 데리고 있어서 협공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주게 될 것이다, 방어력 높은 캐릭터가 원호 방어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딱 봐도 약해 보이는 라시드나 이올린은 옆에 방어해줄 기사가 붙어 있어야 한다. 원래 캐릭터 성격이 그러니까 설정에 맞는 디자인 아닌가 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시 플레이할 수 없던데 레벨링 스테이지를 별도로 제공하나
이세민 디렉터: 체험판에서 라시드를 2챕터만으로 30레벨까지 만든 유저가 있더라. 협공 시 얻는 경험치 공식을 이용해 실행한 것으로, 잘 이용하면 약한 캐릭터의 경험치 뻥튀기가 가능하다.

 

레벨 차가 많이 날 때 적을 격파하면 경험치를 더 많이 얻게 해 뒀는데,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발각됐다. 체험판에서 10레벨 넘기기도 힘들다 봤는데, 다양한 테스트를 해 보신 것 같더라.

 

시간이 다 되어가니 물어보려 한다. 체험판 반응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이세민 디렉터: 글을 보면 원작을 해 봤는지, 체험판을 실제 해 봤는지 알 수 있다. 실제 플레이해 보고 비판하신 분들의 의견은 아프지만 경청하고 투두 리스트를 만들어 고쳤는데, 플레이하지 않고 비판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보고 제품판 발매 후 평가가 바뀌길 바라야 할 것 같다.

 

행동 후 방향을 정해야 하는 것도 귀찮다고 단점으로 비판하는 분들이 있던데, 최근 SRPG는 대부분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이런 비판까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진 않으려 했다.

 

이번에 제품판을 플레이해 보라고 기자를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
이세민 디렉터: 기사와 영상으로 제품판은 다를 것이라는 것이 전달될 것이라 봤다. 그냥 인터뷰로 말로만 떼우면 믿음을 못 줄 것 같아 제품판을 실제 보여드리고 체험판과는 다르구나, 개선됐구나를 느끼고 전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현재 투두 리스트 상단에는 어떤 것들이 적혀 있나
이세민 디렉터: 최적화 메모리, UI, 게임 개선 등이다. 체험판 반응을 보고 순서를 바꿔 끌어올린 것도 있다. 데이원 패치에 반영될 것이다.

 



 

이세민 디렉터는 고전 SRPG 마니아로 알고 있는데 고전 SRPG들에서 영향받은 점은 어떤 부분인가
이세민 디렉터: 게이머즈 공략 필자를 오래 했고, 제가 담당한 SRPG만 5~6개는 될 것이다. 그 게임들 중에는 요즘도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있고 끊긴 것도 있다. 캐릭터, 전투 상황, 표현 방식이 있는데 여러게임 영향 조금씩 다 받았어.

 

'창세기전'은 캐릭터의 스토리가 중요하고 마장기도 나오고 초필살기도 나오는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며 여러 게임에서 조금씩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회색의 잔영' 캐릭터의 패시브 스킬은 '슈퍼로봇대전'의 영향이라 봐도 될 것 같다. '슈퍼로봇대전'에서 정신기를 보면 그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못 봤더라도 '어떤 캐릭터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런 부분을 '회색의 잔영'에서도 패시브로 표현하려 했다. 이올린, 흑태자의 패시브 스킬을 보면 캐릭터의 특성을 알 수 있게 해석한 것이다.

 

원작에서 전투가 필드에서 이뤄지니 방향 지정이 중요한데 그런 원래 요소는 남기되 적을 확실하게 격파하려면 백어택으로 크리티컬을 노리는 것이 가장 좋다. 다른 게임들에 있는 원호 방어나 원호 공격 요소도 우리에게 맞겠다 싶은 것은 가져와 모양새를 다듬어 도입했다.

 

지금까지 즐긴 SRPG 장르 모든 게임들이 조금씩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었을 유저들에게 다시 기대감을 안겨줄 코멘트로 마무리하자
이세민 디렉터: 어려운 주문인 것 같다. 기자님이 플레이해본 느낌을 사실대로 소감을 써 주시면 될 것 같다.

 

이 IP가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예상보다 훨씬 큰 반응이 나쁜 쪽으로 나와 큰 걱정을 끼쳐 드렸는데, 제품판을 해 보시면 체험판과는 다르다, 할만하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발매 후에도 피드백을 주시며 잘 검토해 좀 더 개선할 수 있을 테니 의견 주시면 좋겠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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