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MMORPG를 싱글로 즐기는 경험

등록일 2022년09월02일 11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 세번째 작품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를 클리어했다.

 

이어지는 세계관의 시리즈 3편이지만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이해 가능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RPG이다. 하지만 전작을 해본 쪽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해 지형, 인물, 이야기 모두 시리즈 전작들을 해보고 플레이하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리뷰어는 2편만 플레이한 상태로 3편을 진행했다.

 

리뷰 작성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전작에서 개선, 달라진 부분들
먼저 '제노블레이드 2' 리뷰에서 단점으로 언급한 것들을 그대로 가져와 개선되었는지 확인해 보자.

 

게임이 불친절하다고 적었던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2편의 경우 튜토리얼로 설명해 주고는 있는데 게임 메뉴에 튜토리얼이 없고 다시 찾아볼 수 없었다. 3편에서는 튜토리얼을 만들어 두고, 거기 더해 '연습' 메뉴도 만들어 뒀다. 콤보 발동이나 체인어택 등을 연습 공간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2편에서 블레이드, 드라이버 양쪽 콤보가 섞이고 이후 구슬깨기(...)까지 섞이면서 게임을 80시간쯤 해야 어느 정도 감이 오던 시스템이 3편에서는 30시간 정도면 다 익힐 수 있게 바뀌었다. 꽤 간단해진 편이며 2편에 비해서는 다 떠먹여 주는 수준으로 친절해졌다.

 

그리고 2편에서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길찾기' 부분. 2편의 길찾기에 대해서는 악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미니맵에 찍힌 표시만 보고 찾아갈 수 없는 맵 디자인은 잘 못 만들었다기보다 의도적으로 유저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디자인으로 느껴졌다. 설정 상 맵이 수직으로 넓은 구조인 것은 알겠지만 길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 부분도 3편에서는 완전히 바뀌었다 수준을 넘어 '고맙지만 이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싶은 수준이 됐다. 퀘스트 거의 대부분(채집 퀘스트 일부를 제외한 대략 99% 정도)에 내비게이션이 동작하기 때문에 줄만 따라가면 길을 찾을 수 있다.

 

거기 더해 키를 누르면 퀘스트 지역으로 맵을 바로 띄워주기 때문에 주변 빠른이동 지점을 눌러서 이동하면 된다. 로딩시간이 조금 있는 것 외에는 짜증나는 요소가 사라졌다.

 



 

물론 여전히 수직으로 펼쳐진 지형을 올라가는 방법(퀘스트 때문이 아닌 거기에 산이 있기에 오르는 행위) 같은 것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보물상자만 보면 획득하고 가야하는 타입의 게이머라면 조금 힘들 것이다. 어느 정도 포기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게임이다.

 

그래도 2편을 방금 클리어한 사람에게 3편을 보여주면 눈물을 흘리며 2편에선 왜 그랬냐고 화를 낼 정도로 크게 친절해졌다는 건 분명하다. 할 수 있으면서 왜 2편에서는 그랬는지 모노리스 개발진에 물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2편은 UI가 꽤 불편한 느낌이었는데 UI 면에서도 3편에서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 2편의 경우 분명 3년 전 게임인데 15년쯤 전에 나온 게임인 듯한 UI로 아이템이 수백개인데 정렬방식 저장기능도 없었다. 그에 비해 3편에서는 아이템 정렬기능이 생겼고 즐겨찾기로 *표시를 붙일 수도 있다.

 



 

단축키 할당이나 맵 기능 등 전반적으로 확실히 발전이 느껴지고 악세사리 세팅 시 조금 짜증나는 것만 빼면 크게 지적할 부분이 없는 게임이 됐다.

 

마지막으로 블레이드 뽑기가 사라졌다는 점도 언급해 두고 싶은데, 블레이드 시스템은 히어로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이벤트로 영입하고 히어로마다 고유의 퀘스트 라인이 존재한다. 히어로 퀘스트 라인은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전반적 감상과 스토리 평가
앞서 나열했듯 2편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대부분 개선해 나와 3편은 전작에 비해 플레이가 매우 편해졌다.

 

플레이 타임은 엔딩까지 플레이하는 데 124시간이 걸렸는데, 2편의 플레이 시간과 비슷하게 소요됐다. UI가 개선되고 길찾기에 소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컨텐츠가 많아져 플레이 시간이 비슷했던 것 같다.

 



 

스토리 면에서는 소위 '라이트 노벨 스타일의 왕도물'로 호불호가 조금 갈릴 것 같다.

 

최근 플레이한 JRPG 중에서 비슷한 느낌의 게임을 꼽자면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2편이 '보이 밋 걸' 이었다면 3편은 '이어지는 미래와 영원한 현재'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묘하고 어려운 주제(?) 답게 2편의 노골적인 섹시어필은 자제되어 비-오타쿠 게이머에게도 문제없이 추천 가능한 게임이 됐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에서 주인공 일행은 10살로 태어나 20살에 죽는다. 10년의 수명이 표시된 각인이 몸에 새겨져 있다는 설정이 붙어있다.

 

10년 간 적대 콜로니와 전쟁에 동원되고 죽인 생명 죽은 생명 모두 양쪽의 거신에게 흡수되어 에너지가 되는 소모품으로, 결혼, 소꿉친구, 이성 등 우리가 가지는 인생에 대한 대부분의 개념이 없고 오직 전쟁병기로 태어나 살고 죽는 존재들이다.

 

2편의 '보이 밋 걸'은 아주 절절하게 마음을 강타하는 단순명쾌한 설정이었지만 3편의 설정은 개념으로는 이해 가능하지만 마음속 깊이 와닿지는 않는 설정이었다.

 



 

하여 주인공 일행의 모험 목적 그 자체보다는 모험에서 얽히는,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해 플레이하게 됐다. 제작진도 이런 면을 잘 알고 있는지 히어로 퀘스트의 분량이 메인 퀘스트 뺨칠 정도로 제공된다.

 

히어로 퀘스트나 사이드 퀘스트는 선택 진행이므로 메인퀘스트만 진행하고 빠르게 엔딩을 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영상 스킵이 없더라도 40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가는 세계를 둘러보는 것과 히어로 퀘스트 및 사이드 퀘스트에 있으니 가능하면 세계를 쭉 돌아보자.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웠던 부분은 히어로를 데리고 콜로니를 방문했을 때 이벤트 상황에 따라 히어로의 반응이 다 달랐던 부분이다. 모두 음성이 지원되기도 했고, 세세한 부분까지 제대로 만들어둔 게임이었다.

 

메인 스토리의 설정이 미묘했듯 메인 스토리에서 최종 빌런도 역시 조금 미묘했다 . 빌런으로서의 완성도가 미묘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러 모로 미묘한 캐릭터였다.

 

MMORPG를 싱글로 즐기는 듯한 감각, 그리고 스위치 치고는 대분발한 그래픽
리뷰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플레이 시간이 꽤 길다. 근래는 많이 플레이하지 않지만 대략 500일은 넘겼을 것이다.

 

그런 리뷰어에겐 '와우를 싱글플레이로 바꿔서 던전 파티를 꾸려 플레이하고 싶다' 는 소망이 있는데 '제노블레이드 3'는 그 소망을 이뤄준 게임이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점프로 산을 올라간다거나 선공 몬스터가 레벨에 따라 어그로가 끌린다거나 전투 중 어태커의 어그로가 디펜더를 넘어서 끔살당한다거나. 혈죽과 악사가 탱킹하고 수양과 운무가 힐하고 분무와 사격이 딜하고 바닥을 피해 달리고 후방을 잡는 이곳은 이미 아제로스다.

 

전투, 던전 공략 등에서 느껴지는 MMORPG를 싱글로 즐기는 듯한 감각이 꽤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투 중 점프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3편에서는 물 속에서도 전투를 할 수 있지만 점프는 여전히 안 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전투 중에도 무기를 납도하고 뛰어다니면 점프를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픽 면에서는 스위치 게임답게 너무 큰 기대를 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완전 엉망인 수준은 아니다.

 



 

휴대모드 시 그래픽은 조금 과장하자면 PSP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평소 화면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며 크게 아쉬움을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컷신 상황이 되면 도트가 조금 심각할 정도로 튀는데 스위치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문제없는 수준 아닐까 싶다. 배경 묘사는 스위치라는 점을 감안하면(너무 자주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매우 잘 되어 있다.

 

총평
2편의 '보이 밋 걸'을 기대하고 온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리즈가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설픈 시스템이 다듬어지고 깔끔해진 것, 사춘기에 먹힐 법한 섹스 어필이 정제된 것도 그렇고, 이야기가 보이 '밋' 걸 을 넘어서 그 이후 - 생명의 탄생과 의지의 이어짐으로 나아간 것도 그렇다.

 



 

이 세계의 이야기를 쭉 따라온 플레이어가 반담인 것이다. 그런 이야기였다.

 

물론 아쉬운 부분을 찾지 못할 게임은 아니다. 그래픽, 빌런, 메인 스토리의 설득력 등등. 다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게임 속 세계를 강하게 부딛혀 와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리뷰어는 120시간 내내 지루함 없이 다음 퀘스트, 다음 클래스, 다음 히어로를 찾고 고민하였고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에 만족했다.

 



 

와우의 추억(?)과 함께 95점을 매겨도 손색이 없는 게임이었다. 호평만 해 놓고 왜 100점이 아니냐면 체인어택 연출을 스킵할 수 없다는 점이나 맵에 찍은 포인트로 내비게이션 하는 기능이 없다거나... 는 모두 거짓말이고.

 

에필로그의 '그것' 때문에 -5점을 했다. 2편을 해 봤다면 리뷰어의 심정이 이해될 것이다. ㅇㅇ 네 이놈...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