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2]인터랙티브 게임 선구자 퀀틱 드림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장르 고집 안해, 우리의 최고 게임은 언제나 다음에 선보일 게임"

등록일 2022년11월19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스토리텔링 중심의 인터랙티브 게임 장르의 개척, 발전을 주도해 온 게임 개발사 퀀틱 드림의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가 부산을 찾았다.

 

퀀틱 드림은 1997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게임 개발사. 회사 설립 후 서서히 인지도를 끌어올린 퀀틱 드림은 2010년 발매한 PS3 전용 게임 '헤비 레인'을 내놓으면서 인터랙티브 장르를 확립한 것에 대해 호평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PS4 독점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으로 판매고 200만장을 넘기면서 명실상부 최고의 게임사 중 하나로 등극했다. 2022년 8월에는 중국 대형 게임사 넷이즈 게임즈가 퀀틱 드림을 인수한다고 발표해 세계 게이머들을 놀래켰다.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는 지스타 2022가 열린 부산 벡스코를 찾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대해 강연하고 퀀틱 드림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넷이즈 인수로 퀀틱 드림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차기작인 '스타워즈 이클립스'를 인터랙티브 장르가 아닌 액션 어드벤쳐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던 차에 그가 부산을 찾았기에 바로 만나러 달려갔다.

 

기자와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가 나눈 대화를 옮겨본다.

 

넷이즈 인수 후, 복수 프로젝트 진행하며 퍼블리셔로도 역할 할 것
이혁진 기자: 넷이즈 게임즈와 함께하게 된 것이 퀀틱 드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하는 팬이 많을 것입니다. 먼저 어떤 목적으로 넷이즈 인수를 받아들이셨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저희 퀀틱 드림은 지난 12년 동안 플레이스테이션과 독점적으로 함께 일해 왔습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의 독립적 퍼블리싱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고, 이제까지처럼 한번에 프로젝트를 하나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프로젝트로 확대하길 원한 것도 있었습니다. 캐나다에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싶었고요.

 

거기에 우리 게임만이 아니라 외부 게임의 퍼블리싱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퀀틱 드림의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준 것이 넷이즈였습니다. 넷이즈는 좋은 파트너이고 저희의 비전을 지원하고 창의적인 비전을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비전을 실행할 수단과 자원을 지원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넷이즈였던 것이죠. 2019년 처음 소규모 주주로 참여하고 함께해 오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완전 인수까지 나아가게 됐습니다.

 

외부 게임의 퍼블리싱은 어떤 작품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일단 장르는 가리지 않습니다. 꼭 스토리텔링 게임일 필요도 없고 독창적인 비전을 가진 게임을 원합니다. 아시아를 포함해 세계 어디에 있어도 관계없이 창의적 게임을 원합니다. 오직 재능이 있는가, 독창적이고 새로움을 담은 게임인가를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넷이즈의 퀀틱 드림 인수에 대해 최근 중국게임사들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맞게 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이즈가 우리가 해온 것에 관심이 있었고 우리가 거둔 성공을 봤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특히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뒀는데, 협력관계이던 넷이즈가 그런 성공도 지켜봤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기에 인수까지 온 것 같습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아시아에서 특히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판매량과 평가 양면을 모두 가리킨 것인가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그렇습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아시아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고, 세계적으로 아시아에서 이 게임의 판매고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시아 팬들과 오래 알고 지냈고, 아시아 팬들이 이야기-스토리 기반 게임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과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스토리 기반 게임에 흥미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중요하다는 인식 보편화, 중요한 건 장르가 아니라 콘텐츠
인터랙티브 게임에 도전하는 게임사가 세계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랙티브 게임을 처음 시도하던 시기와 현재의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좋은, 굉장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랙티브 장르에 도전하는 모두를 위한 공간, 팬층이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랙티브 장르를 계속 해 온 입장에서 긍정적이고 기쁜 변화로, 우리가 그들에게 영감을 준 것도 기쁘게 생각하고 부정적인 느낌은 없습니다.

 

어서 다른 개발사들이 만들어 낸 경험을 보고 싶네요. 퀀틱 드림이 만들어온 게임들이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스튜디오들도 독창적인 AAA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저희 퀀틱 드림은 차별화되는 개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많은 시장 참가자가 나오고 인터랙티브 게임이 메이저 장르로 대중적이 되면 좋겠습니다.

 

2005년 저희가 '파렌하이트'를 선보일 때가 생각나네요. 시장과 게이머들의 신뢰가 없었고 대부분의 사람이 회의적이었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다른 스튜디오들에게도 트렌드가 되고 그들이 확신을 갖고 인터랙티브 장르에 진입하게 되어 기쁩니다.

 

인터랙티브 장르만이 아니라 요즘에는 액션게임을 만드는 회사들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알게된 것 같다는 느낌도 받고 있습니다. 기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인가요, 전에 만났을 때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고 게임, 인터랙티브 게임이라는 장르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하신 게 인상적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인터랙티브 게임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 생각하시나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멀티스토리텔링은 매력적이니까요. 다만 장르적인 면에서는 언제나 모든 장르에 열려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은 확실히 인터랙티브 게임, 스토리텔링에 집중했습니다. 게임에 대해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도 열정을 갖고 있었기에 그 접점인 스토리텔링 중심의 인터랙티브 게임을 만들어 온 것이죠.

 

저희가 만든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작업에 흥미가 있어서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장르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현재 공개된 저희 차기작은 '스타워즈 이클립스'인데 이 작품은 인터랙티브 게임이 아니라 액션 어드벤쳐로 만들고 있기도 하고요.

 

안 그래도 궁금했습니다. 차기작을 인터랙티브 게임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그리고 복수의 프로젝트를 하신다고 하셨으니 인터랙티브 게임 신작도 준비하고 계시겠죠 물론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말씀하신 대로 다른 타이틀도 스튜디오에서 만들고 있는 건 맞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말할 수 없는 단계라는 것은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장르 제한을 두고있지 않고, 장르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스타워즈 이클립스'는 '스타워즈'라면 역시 액션이 중요한 요소인데, 거기에 우리의 경험을 녹여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 장르를 액션 어드벤쳐로 정한 것입니다. 

 

우리의 '베스트 게임'은 언제나 아직 안 나온 '넥스트 게임'이야
'헤비레인'에서 '비욘드 투 소울', 그리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까지 인터랙티브 신작이 나올수록 볼륨이 커졌습니다. 차기작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프레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프레셔는 늘 받고 있죠 물론. 저희가 스스로에게 주는 압박감은 '다음 게임이 우리의 베스트 게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베스트 게임'은 '넥스트 게임'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늘 새로운 가능성과 답을 찾고 나아지려 노력합니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다음 작품에선 더 좋은 것을 보이려는 야망을 갖고 있죠. 저희는 가장 야망적인 스튜디오이고 싶습니다.

 


 

늘 첨단 그래픽을 구현해 오셨는데 그래픽의 발달이 스토리텔링에 어떤 영향을 주고있나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기술은 툴일 뿐이고 그 자체가 콘텐츠는 아니죠. 언제나 스토리텔링에 기반해서 그때 사용 가능한 기술은 무엇인가를 고민합니다. 기술에 제약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 생각하죠. 기술은 단순히 도구이고 핵심은 아닙니다.

 

스튜디오 내부적으로는 기술 개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렌더링 엔진 등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 특화된 독특하고 정해져 있는 구체적 기능을 구현하고 싶어서 개발하고 있죠. 우리 비전을 더 잘 보여주기 이해 지난 몇년은 기술 개발에 더 신경을 썼고, 영화적 도구들-카메라, 특수렌즈 같은 영화적 기법을 구현하려 했는데 그것은 모두 스토리텔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에서 멀티플랫폼으로 나아가고 계신데 어떤 구상을 갖ㅈ고 계신가요. 게임에도 불고 있는 구독제 서비스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앞날에 대해서는 크로스-멀티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플레이스테이션에 냈던 게임들을 PC로 출시했죠. 최신작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도 PC로 냈습니다.

 

스튜디오 차원에서 큰 변화이지만 이런 플랫폼 다변화에는 만족하고 있고 자신감도 있습니다. 동시에 더 많은 유저들에게 저희 게임을 전하고 싶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소비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근래 아주 인기있는 방식으로 저희도 이해하고 있고, 거기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넷플릭스로 편하게 많은 콘텐츠를 즐기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소비자 입장, 개발자 입장에서 이치에 맞다고 생각한다면 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스타에서 코로나 극복 느껴, '헤비 레인'은 '살인의 추억'에서 많은 영감 받아 만든 게임
지스타에 와서 둘러보니 어떠신가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한국에 와서 정말 기쁩니다. 2년 정도 코로나로 이런 오픈된 활동을 못했는데, 지스타에 와서 보니 관람객도 많고 부스도 많이 설치된 것을 보니 즐겁네요. 저는 아시아를 사랑하고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는 특히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 영화를 좋아하죠.

 

근래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가 있으신가요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최근엔 역시 '기생충'이군요. 같인 감독의 작품 중 처음 큰 인상을 받은 영화는 '살인의 추억'입니다. '살인의 추억'은 제 커리어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입니다.

 

'헤비레인'을 만들던 시절 '미제 사건'에 대해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미제로 끝나면 스토리가 어떻게 되는 거지', '실패한 스토리가 되는 것 아닐까' 고민을 했는데 '살인의 추억'-형사들이 계속 사건의 진상을 쫓고 범인을 찾지만 결국 범인을 찾지 못하는 영화를 보며 그들의 심경, 감정을 느끼고 사건이 미제로 끝나도 흥미로운 스토리가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관람객들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모든 세계 영화들 중에도 굉장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헤비레인'의 초기 기획에도 참고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도 인터랙티브 게임에 도전하려는 게임사가 많아진 상황에서 인터랙티브 게임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인지, 그리고 첫 도전에 나서는 스튜디오에 조언을 해 준다면 어떤 말을 해 주시겠습니까
데이비드 케이지 대표: 인터랙티브 게임은 도전적인 장르입니다. 신경써야 할 것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라이팅 작업이 매우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잘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게임 제작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비디오게임은 기저에는 게임의 핵심이 되는 로직이 있고 루프를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독창성이 있어야 하고 더 뛰어난 품질로 만들어야 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진 것으로 작업 성질도 전과는 다릅니다. 이렇게 게임 제작 환경이 변하면서 더 어려워진 부분이 스토리텔링 장르에서는 한층 더 어렵지 않나 합니다.

 

무엇보다 세계에 게임을 팔아야 하는 시대에 스토리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모두 공감받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아시아, 유럽, 미국 독자들에게 모두 매혹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죠. 영화는 좀 더 쉽게 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화들이 있었지만, 스토리텔링 게임에서는 아직 어려운 과제입니다. 

 

조언할 것은 없다고 해야겠습니다. 저희는 지난 25년 동안 어덯게 해야 하나 긴 시간을 들여 경험하고 답을 구해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많이 들였지만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저 많은 기업이 인터랙티브 장르에 오는 것이 기쁘고 함께 답을 찾아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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