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블루 아카이브' 일본 서비스 5주년, 그 기적 같은 이야기의 발자취를 따라

등록일 2026년02월04일 15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2021년 2월 4일, 따스하면서도 청량한 분위기와 미소녀들의 일상을 밀리터리, 판타지와 결합한 독특한 감성의 게임이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 첫발을 내디뎠다.

 


 

넥슨게임즈 MX 스튜디오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당시만 해도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던 수많은 모바일게임 중 하나로 여겨졌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은 서브컬처 게임을 대표하는 IP이자 2차 창작의 절대 강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 이전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일본 시장 공략 도전은 꾸준히 계속됐다. 하지만 PC 온라인 게임 시절 '라그나로크'와 같은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모바일게임이 주류가 된 이후에는 줄곧 고배를 마셨다. 호성적을 거두더라도 '반짝'에 그쳤다.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업계의 인식도 그대로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블루 아카이브는 철저하게 일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기획돼, 국내 게임 개발사가 만든 게임임에도 국내에 출시되는 것이 아닌 일본 현지에 선출시 하는 전략으로 공략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각을 보내기도 했지만 개발진은 이 무모해 보이는 전략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개발진의 진심이 어느 정도 통했던 것일까? 출시 초기 성적이나 화제성은 준수했다. 특히 미려한 아트 스타일과 학생들의 기상천외한 기행이 담긴 스토리,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음악까지 여러 방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적화 및 안정성 문제와 콘텐츠 부재가 발목을 잡았고, 많은 이용자들이 이탈하는 가운데 경쟁작까지 등장하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블루 아카이브가 다시 이목을 끌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2년 여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하향세 이후 가파른 인지도 상승과 차트 역주행까지, 5년 동안의 순항의 이면에는 서비스 초기의 혹독한 비판과 존폐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낸 개발진의 끈기와 노력 그리고 서사와 학생(캐릭터)들의 매력을 믿고 애정과 지지를 보낸 이용자들이 있었다.

 

한국에서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개발진이 진심을 담아 만든 IP가 일본 열도의 서브컬처 생태계를 강타하며 기적 같은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기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서비스 5주년을 기념해 그 여정을 돌아본다.

 



 

쉽지 않은 일본 시장 안착, 강력한 경쟁작의 등장
출시 직후 블루 아카이브는 당시 유행하던 어두운 분위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 게임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청량하고 밝은 분위기의 세련된 아트 스타일,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여고생' 같은 기상천외한 캐릭터성, 요스타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술적 불안정은 게임의 흥행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됐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서비스 초반에 잦은 서버 점검과 무한 로딩, 최적화 문제가 지속됐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덕목이자 기본 중 하나가 안정적인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는 '초반 기세'를 잡는 데 매우 큰 마이너스 요소였다.

 

콘텐츠 부족과 지지부진한 업데이트도 문제가 됐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버그와 서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안정화에 집중하는 사이, 메인 스토리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지면서 이용자들이 빠르게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비슷한 시기 강력한 경쟁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등장했다. '모두가 경마를 하러 떠났다'는 밈(Meme)이 유행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블루 아카이브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야 했다.

 

이 때문에 여러모로 경쟁이 치열한 일본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일본 시장 공략은 역시 쉽지 않다는 회의적인 평가까지 나오던 말 그대로 '암흑기'였다.

 



 

서사의 강화와 IP 정체성의 확립
위기를 맞이한 블루 아카이브가 본격적인 역주행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서사와 캐릭터의 힘이 발휘되면서부터다.

 

먼저 2021년 9월 말 이벤트 스토리 '선상의 바니체이서'가 업데이트 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게임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데 일조했다. 서브컬처 게임계에서 일종의 '치트키'로 불리우는 '바니걸' 코스튬 이격 학생들의 매력적인 비주얼이 화제가 된 것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당시를 회상할 때 '아스나'와 '카린'을 '구국의 성녀'로 표현하는 밈(Meme)이 생길 정도.

 


 

이후 전개된 메인 스토리 '에덴조약' 편은 기존에 유지하고 있던 청춘 학원물의 밝은 분위기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갈등과 비극적인 서사 그리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용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특히 각 캐릭터들이 가진 '학생 다운 고민'과 정신적 성장을 시나리오에 정교하게 녹여낸 점이 크게 호평을 받았다. 뿐만아니라 '학생을 책임지는 어른(선생님)'이라는 테마는 이용자들에게 단순한 재미 이상의 정서적 충족감과 일체감을 주었고, 이는 강력한 코어 팬덤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스토리에 매료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해석글을 남기거나 관련 밈(Meme)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인지도와 지표가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는 입소문은 신규 이용자를 다시 불러모으는 큰 원동력이 된 것이다.



 

'미카' 실장과 메인 스토리 1부 최종편의 시너지
2023년 초 공개된 메인 스토리 1부 최종편은 블루 아카이브가 시장의 주류 IP로 도약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되었다. 이 시기는 최종편으로 향하는 정교한 빌드업과 그 이후의 폭발적인 확장세가 맞물린 시기였다.

 

1주년을 기점으로 우상향을 그린 이용자 지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부 최종편의 업데이트 전 이용자들을 불러 모은 이벤트는 바로 '황륜대제'였다. 게임 안팎을 넘나드는 미디어 믹스 전략과 학생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이벤트들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키보토스'라는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실장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던 인기 학생 '미카'의 실장에 힘입어 블루 아카이브는 서비스 이래 최초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게임 출시 초기에도 달성하지 못했던 1위를 오히려 서비스 2년이 지난 뒤에 달성하는 역주행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4th PV를 비롯해 지난 2년간 천천히 쌓아온 복선과 갈등이 해소되는 1부 최종편은 이 게임의 미래를 바꾼 스토리로 평가받고 있다. 미증유의 재해와 위기 속에서 모두가 함께 이를 극복하는 감동적인 연출과 전개가 대량의 신규 이용자 유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면서 명실상부 인기 게임으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에도 2.5주년의 '하나코(수영복)'를 비롯해 3주년 '히나(드레스)', 3.5주년 '호시노(무장)'과 '시로코*테러' 등 주요 업데이트마다 현지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탈환하거나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성과도 계속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많은 이용자들이 기다리고 있던 메인 스토리 '데카그라마톤' 편의 전개와 함께 '리오(무장)', '히마리(무장)', '토키(무장)', '아리스(무장)', '케이' 등 다수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선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2차 창작 시장의 절대 강자, '코믹마켓' 5회 연속 참여 서클 1위의 위업
모바일게임은 서비스 초기 가장 많은 이용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하향 안정화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이러한 공식과는 반대로 서비스 초기에 비해 DAU, MAU, 매출 등의 지표가 오히려 크게 성장하는 역주행 신화를 보여줬다.

 

이러한 블루 아카이브의 대중적 성공과 화제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지표가 세계 최대의 2차 창작 행사인 '코믹마켓'에서의 기록적인 행보다.

 

블루 아카이브는 2023년 'C102'에서 인기 IP의 상징인 독립 장르 코드를 부여 받았고, 같은 해 'C103'에서는 단일 IP 기준 참여 서클 수 1위를 기록했다. 일본 외 해외 IP가 코믹마켓 참여 서클 1위를 기록한 것은 블루 아카이브가 최초다.

 

뿐만아니라 'C103'부터 5회 연속 참가 서클 수 1위를 유지하는 등 2차 창작 씬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 특히 동인 시장에서의 흥행은 블루 아카이브가 생태계의 주류이자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차 창작 씬에서의 자생력과 선순환 구조는 블루 아카이브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1800개 이상의 서클, 수많은 창작자들이 생산하는 방대한 2차 창작 콘텐츠는 게임의 생명을 연장하는 핵심 동력원이다.

 

이러한 동인 활동은 신규 이용자들을 유입시키거나 게임을 떠난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마케팅 효과가 있고, 이는 곧 IP가 자생력을 가지고 확장 및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게 된다.

 

이용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덕업일치'의 소통
블루 아카이브의 장기적인 흥행은 단순히 수치적인 성적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개발진은 이용자들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독보적인 소통 방식을 통해 이를 견고한 '신뢰의 자산'으로 치환해왔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은 자신들이 이용자들 못지않게 이 게임을 깊이 아끼는 열렬한 팬임을 다양한 행보를 통해 증명해왔다. 개발 과정에서 담아낸 팬심과 창작의 고민을 가감 없이 공유하는 태도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함께 IP를 사랑하고 즐기는 팬'이라는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용자들은 개발진에게 작중 빌런인 '게마트리아'에서 따온 '개발트리아'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개발진에 대한 뜨거운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블루 아카이브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구축된 개발자와 이용자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은 게임의 안정적인 서비스와 활발한 2차 창작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우리가 게임을 만들 때 얼마나 깊게 고민하며 팬심을 담았는가'를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들은 이용자들에게 깊은 동질감을 선사한다.

 

또 김용하 총괄 PD는 코믹마켓을 비롯해 여러 국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현장에서 이용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직접 다져왔다. 서브컬처가 타 장르에 비해 개발진과 이용자층의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하는 그의 철학은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팬의 마음'을 잃지 않는 개발 문화를 정착시켰다.

 


 

기적 같은 이야기와 청춘 찬가, 평범한 일상처럼 계속되기를
블루 아카이브가 보낸 지난 5년은 일본 선출시라는 주위의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어가는 도전과 증명의 시간이었다. 척박했던 초기 환경과 운영상의 위기를 딛고 서브컬처의 본고장에 뿌리를 내린 그 과정은 분명 '기적'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그 기적을 이루어낸 본질은 화려한 수식어나 요행, 운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었다. 학생들과 서사와 블루 아카이브라는 IP를 소중히 여긴 개발진의 고집과 애정, 그 진심에 응답한 이용자들 사이에 쌓인 담백한 신뢰가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모바일게임으로서 5년이라는 서비스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이제 성숙기에 접어든 블루 아카이브가 마주할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그동안 이용자들과 함께 쌓아 올린 '신뢰의 자산'을 보다 단단히 하고, 처음 이 세계를 만들어낼 때 가졌던 순수한 '팬의 마음'을 변치 않고 유지하며, 2차 창작에 대한 지지 및 지원과 게임 개선을 지속하는 것이다.

 

블루 아카이브를 소중히 여기는 한 명의 선생님으로서, 5년 동안 이어져 온 '기적 같은 이야기'와 청춘에 대한 찬가가 평범한 일상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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