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체험기]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많은 개선점과 숙제 남긴 글로벌 베타 테스트

등록일 2022년10월26일 10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넥슨이 신작 루트 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의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넥슨은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스팀'을 통해 '퍼스트 디센던트'를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킹스턴', '알바니 산맥', '홍염의 사막' 등 일부 지역과 '레픽', '에이잭스' 등을 포함한 10종의 캐릭터, 레이드 콘텐츠인 '보이드 요격전' 등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루트 슈터 장르의 신작이다. 타 장르 또는 타 게임으로의 이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마니아 층이 매우 탄탄한 장르인데 더해, 개발사가 슈팅과 RPG 개발 노하우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작은 요원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기자 또한 루트 슈터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 중 한 명이다. 특히 '디비전' 시리즈의 열혈 팬으로, 1편과 2편을 합쳐 약 천 시간 가량을 플레이 했다. 물론 수천 시간을 플레이 할 정도로 루트 슈터를 좋아하는 유저들에 비하면 부족한 '짬밥'(?)이긴 하나, 루트 슈터 게임에 대한 애정은 나름 있는 편이다. 때문에 국내 게임사가 개발하는 루트 슈터 게임의 모습은 어떨지, 또 게임이 재미있을지 기대감이 상당히 컸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통해 진득하게 약 20시간 가량을 처음부터 플레이 해보니, 2~3시간 가량으로 짧게 미디어 시연회에서 느낀 것과는 확연히 다른 감상을 받았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시간에 쫓겨 급하게 플레이 하다 보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단점들과 아쉬운 점들이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제야 느껴졌다.

 

새롭고 이색적인, 낯선 장르 개발의 도전은 분명 칭찬 할만 하다. 또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기 위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인 만큼 개선의 여지도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캐릭터들의 스킬 세팅과 아이템 파밍 등 전반적인 시스템의 구조, 즉 '큰 틀'은 잡혀져 있으나 게임의 핵심이 되는 슈팅 및 RPG 파트의 기획부터 유저들을 끌어들일 만한 세밀한 디테일 및 설정까지 아쉬운 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첫인상' 결정 짓는 최적화는 아쉬워

일단 많은 유저들이 이미 지적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나 또한 최적화에 대해 아쉬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게임을 즐기는 데 사용한 개인 컴퓨터의 사양은 인텔 i7-7700k, 램 16GB,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1080 등으로 표기된 '퍼스트 디센던트'의 최소 사양보다는 조금 위다. 당연히 현재 지포스 4천번대 그래픽카드와 신형 CPU들이 즐비한 시점에서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게임을 하더라도 적절히 타협하면 중간 정도 옵션으로 프레임 드랍 없이 구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퍼스트 디센던트'를 플레이 할 때 만큼은 FHD 기준 '낮음' 옵션으로 60프레임을 칼같이 고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홍염의 사막' 지역 필드에서 특히 두드러졌으며, '요격전'에서도 이펙트가 과하게 나올 때는 프레임 드랍이 종종 느껴졌다. 세부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해 아쉬웠다.

 

베타 테스트인 만큼 향후 이루어질 테스트 내지는 얼리액세스 출시 시기에는 개선될 여지가 있고, 개발진이 버전업이 이루어진 엔진의 최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 테스트가 게임의 콘텐츠 및 플레이 루틴의 테스트와 최적화 등을 포함한 테크니컬 테스트를 겸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다만 첫인상을 결정하는데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최적화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 최적화 작업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개발력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인게임에서도 아쉬운 점이 상당수 있다. 우선 점프 후 이동 키를 눌렀을 때의 두드러지는 어색한 모션의 개선, 보다 몰입감을 높이고 슈팅의 재미를 더해주는 엄폐 및 앉기 그리고 기어오르기(파쿠르) 등의 모션 추가가 시급하다. 게임의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운 그래플링도 사거리를 증가시키고 사용 감각을 개선하는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또 중복되는 룬의 일괄 선택 및 분해, '런처' 무기의 사용 감각 개선, 룬의 효과 발동 여부나 버프 및 디버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UI 개선, 마을에서의 이동 동선 개선, 적 처치 후 떨어진 탄 및 골드의 가시성 개선 등 기획 단계부터 개선해야 할 요소들도 상당히 많다.

 


 


 

큰 틀 갖춰진 루트 슈터 게임의 아이덴티티, 깊이와 디테일도 갖춰야 한다

이전 미디어 시연회의 체험기에서, 기자는 어떤 요소가 루트 슈터 장르 게임의 핵심인지 또 루트 슈터를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하는 재미 요소가 무엇인지 개발진이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큰 틀은 갖춰져 있되 그 깊이나 디테일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루트 슈터 게임의 아이덴티티인 아이템은 좋은 점 보다는 아쉬운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세팅의 핵심인 룬의 경우 처음 미디어 시연회 당시에도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실제 플레이를 하면서 경험해보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우선 자신이 사용할 무기 별로 수 종의 룬을 세팅해야 한다. 여기에 룬 별로 정해진 수용량과 티어를 고려해야 하며, 강화 수치와 표기된 모양 및 위치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 물론 다양한 세팅을 지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많은 종류와 성장 방법을 기획 및 구현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너무 과하다.

 


 


 

룬 시스템은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고 UI도 불편해 세팅하는데 피로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미지나 체력, 실드 정도를 제외하면 유의미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강화 및 세팅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느낄 수 있는 재미나 변화도 크지 않았다.

 

강화 수치의 스케일링이 상당히 크게 잡혀있는 것도 추후 밸런스를 조절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수치 스케일링을 다시 하고 룬 종류와 구분을 일정 부분 통폐합 하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룬이 보유한 효과들의 경우 단순히 특정 능력치의 증감 외에도 플레이 스타일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룬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총기 종류는 플레이 하는 유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다수가 준비되어 있다. 다만 연사 화기 간의 명확한 특장점과 개성이 지금보다도 더 크게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기 사운드의 경우 '호오'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핸드캐논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 재장전 시 출력되는 캐릭터들의 대사들은 아예 제외했으면 한다. 전투에서 항상 사용하는 것이 총기이고 장르 특성상 재장전을 자주 해야만 하는데, 항상 이 대사들을 듣다 보니 다소 힘들었던 기억이다.

 


 



단순한 '아이템 파밍' 그 이상의 매력 포인트가 절실

이전 미디어 시연회에서의 소감을 전할 때, 성공의 핵심 키워드는 차별화라고 적은 바 있다. 루트 슈터는 마니아 층이 두꺼운 만큼 그 충성도도 상당히 높은데, 단순히 아이템을 파밍하고 세팅하는 것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원신'이 성유물 파밍만 존재하고(그마저도 복잡하고) 스토리와 세계관 설정, 캐릭터의 매력이 부족한 게임이었다면 지금처럼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비단 다른 게임뿐만 아니라 '데스티니'나 '워프레임', '디비전', '보더랜드'처럼 동 장르의 게임들도 어필할 수 있는 저마다의 개성과 아이덴티티가 있다.

 

다만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경험해 본 '퍼스트 디센던트'의 스토리와 세계관은 너무나도 단조롭고 몰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모델링은 준수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까지 궁금해 지지는 않는 캐릭터들, 어디서 본 것 같은 단순한 서사 구조와 아쉬운 연출, 더빙은 이루어져 있지만 대사 별로 넘기지 못하는 대화, 뇌리에 오래 남지 않는 NPC들 및 적 세력들, 게임에 애정을 갖게 하는 마스코트 캐릭터의 부재만이 떠오른다.

 


 


 

콘텐츠도 보다 다듬어야 할 요소들이 많았다. 반복되는 단순한 미션과 필드 콘텐츠,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 덩그러니 소환되는 보스 콘텐츠 '요격전', 세밀하게 채워져 있지 않고 이동하는 시간만 소비되는 넓기만 한 필드와 마을 등이 그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현재 베타 테스트 시점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전반적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좋았던 점 보다 아쉬웠던 점을 주로 적은 것 같다. 그만큼 루트 슈터를 좋아하는 게이머인 입장에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또 게임을 플레이 하며 느낀 좋았던 점은 이미 미디어 시연회 체험기에서 적었으니 이로 갈음하고자 한다.

 

이번 베타 테스트는 앞서 적었듯 게임의 대략적인 모습을 소개하고, 또 엔진의 최적화 및 데이터 수집을 위한 테크니컬 테스트의 역할도 겸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또 게임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인 만큼, 게임에 다소 아쉬움을 느꼈더라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볼 필요가 있겠다.

 

넥슨에게 많은 개선점과 숙제들을 남긴 베타 테스트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피드백들을 바탕으로 보다 개선되고 확 달라진 '퍼스트 디센던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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