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온라인'으로 완성된 시드 마이어의 '문명' 프랜차이즈 - #1

등록일 2015년12월03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7월 19일 파이널 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만을 앞둔 엑스엘게임즈의 MMORPG '문명 온라인'. 역사와 전통이 깊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시리즈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를 제작한다는 엑스엘게임즈의 발표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전략 게임으로 칭송받는 문명 시리즈는 한낱 고전 게임이 아닌 여전히 살아숨쉬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인 작품이기 때문에 장르가 완전히 뒤바뀐 새로운 '문명', '문명 온라인'이 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업계를 비롯한 수많은 게이머들이 기대를 품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의 첫 작품부터 국내에 익히 알려져 있는 '문명5'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우주 배경의 '문명: 비욘드 어스',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문명 시리즈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가장 첫 번째 문명부터 문명3까지를 다룬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문명의 태동이 시작되다
1991년 마이크로프로스 소프트웨어社(이하 마이크로프로스)의 창업자인 시드 마이어(Sid Meier)와 브루스 셸리(Bruce Shelley)는 PC기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시드 마이어의 문명(훗날 시리즈화 되며 문명1이라 지칭)'을 선보였다. 플레이어는 지역과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명을 선택해, 해당 문명의 대표적인 역사 인물이자 이를 이끌어나가는 군주가 된다(간디는 첫번째 시리즈에서부터 인도를 대표했다).




게임은 턴제 기반으로 진행되며 각 턴마다 건축, 생산 등을 통해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마지막에는 '켄타우로스 자리(座) 알파성(星)'에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한 우주선을 쏘아올린다. 아즈텍, 몽골, 로마, 인도, 바빌론, 중국 등 총 14개의 문명국가와 원시시대부터 우주시대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을 갖춘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곧 PC 뿐만 아니라 '아타리 ST', '슈퍼패미콤(Super NES)'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되어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문명의 아버지 시드 마이어

사실 마이크로프로스는 1982년에 설립된 이후 'Solo Flight(1983)'이나 'M1 Tank Platoon(1989)'과 같은 전투기, 자동차, 탱크등을 조종하는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개발해왔다. 시드 마이어는 공동 창업자인 빌 스텔리(Bill Stealey)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기존의 마이크로프로스 게임과는 다른 성격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했다. 시드 마이어는 1990년 '철도 타이쿤(Railroad Tycoon)'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듬해 게임 역사상 길이 남을 작품인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출시할 수 있었다.

1980년에 발매된 보드게임 '문명'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보드게임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데 1980년 영국의 프란시스 트레샴(Francis Treshm)이 제작한 동명의 보드게임 '문명(Civiliztion)'이 바로 그것. 특히 트레샴의 '문명'은 '테크 트리(테크놀로지 트리)'라고 불리는 발전 단계를 게임에 최초로 도입시켜 시드 마이어의 문명 뿐만 아니라 훗날 수많은 게임에 영향을 끼쳤다.


보드게임 문명은 전쟁이나 전투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각 문명 간의 교류를 통한 발전을 꾀한 점이 특징인데, 이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컴퓨터 게임을 개발한 것은 시드 마이어가 세번째다. 이외에도 시드 마이어는 컴퓨터게임 'Empire(1973)'와 나라 간 정복 전쟁을 즐기는 보드게임 'Risk(1957)', 자신의 전작인 '철도 타이쿤'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문명의 발전은 물론 문명 간의 '경쟁'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갖는다. 때문에 반드시 해당 문명이 역사와 일치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하나의 문명이 전세계를 정복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시드 마이어의 첫번째 '문명'은 '오리진 상(Origin Award)'에서 '1991년 가장 뛰어난 전략 PC게임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시드 마이어 없는 '문명2', 그럼에도 문명은 계속 된다
시드 마이어는 문명의 첫번째 시리즈 외에는 해당 시리즈의 개발에 그리 깊이 관여하지 않았는데, 그 중 문명2는 특히 시드 마이어나 브루스 셸리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품으로, 브라이언 레이놀즈(Bryan Reynolds)와 제프 브릭스(Jeff Briggs)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물론 제목에는 여전히 시드 마이어의 이름이 따라 붙었다)


1996년에 발매된 문명2에는 21개의 문명이 준비되어 있으며 새로운 유닛과 불가사의가 추가되었고, AI의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시스템 상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를 꼽아보면 탑다운뷰(Top-Down View)에서 쿼터뷰(Quater View)시점으로 바뀌었으며 각종 무기에 화력 차이가 생겼고 플레이 중 자문을 얻을 수 있는 '고등위원회'가 추가되었다.


문명2의 재미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인 '고등위원회(High Council)'는 게임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는 부분에 있어서 1편에 있던 '보좌관'과 유사하다.

고등위원회는 군사, 경제, 외교, 기술, 시민행복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픽 이미지가 아닌 '실사' 배우들이 나온다. 각 분야를 상징하는 듯한 스테레오 타입의 '과장된' 분장을 하고 나와 웃음을 유발한다. 매 시대가 지날 때 마다 고등위원회 캐릭터들은 시대에 맞게 복장을 바꿔입는데 플레이어가 '무정부 상태'를 겪고 있다면 고등위원회 구성원들끼리 서로 논쟁을 벌이다 못해 무정부 상태(Anarchy)를 뜻하는 대문자 'A'를 걸어두고 잠적해버린다. 

기존에 있던 '세계 정복' 혹은 '우주선 쏘아올리기'라는 승리 조건(엔딩 조건)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문명2는 2020년에 자동으로 게임이 종료된다. 정확히는 '점수 시스템'이 추가되어 2020년까지의 업적을 점수로 계산하고 2020년 이후로도 계속 플레이할 수 있지만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빠른 시간 안에 세계 정복을 완수하거나 우주선을 쏘아올렸다면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시나리오' 시스템은 미리 구성된 도시와 유닛을 기반으로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라 플레이하는 플레이모드인데, 문명2에는 '로마(Rome)', '제 2차 세계 대전(World War 2)'의 시나리오가 탑재되어 있다. 문명2의 확장팩 'Civilization II: Conflicts in Civilization', 'Fantastic Worlds' 등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시나리오를 경험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가 제작해 배포한 시나리오를 플레이해 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다시 시드 마이어의 품으로, 21세기를 맞이한 '문명3'
문명의 아버지 시드 마이어는 마이크로프로스를 떠나 1996년 문명2의 핵심 개발자였던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제프 브릭스와 함께 '파이락시스 게임스(Firaxis Games, 이하 파이락시스)'를 설립했으나 더 이상 '문명'이라는 제목의 게임을 만들 수 없게 되었다.

'시드 마이어의 알파 센타우리'는 훗날 '문명: 비욘드 어스'로 이어진다

그동안 시드 마이어는 美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RTS게임 'Sid Meier's Gettysburg!(1997)', 문명 시리즈의 최종 목표였던 케타우로스 좌 알파성'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Sid Meier's Alpha Centauri(1999)' 등을 제작했다. 훗날 하스브로가 마이크로프로스로부터 '문명' 시리즈의 판권을 사들이며 게임 개발이 가능해졌고 2001년 파이락시스는 문명의 세번째 타이틀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도 시드 마이어가 직접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제프 브릭스가 참여해 전작의 명맥을 이었다. 문명3는 전작에 비해 문명의 개수가 18개로 줄었고 시나리오 모드도 사라졌지만 보다 복잡한 시스템으로 바뀌어 난이도가 한층 높아졌다.

특히 '문화(Culture)'라는 새로운 요소가 도입되어 주변에 인접한 도시끼리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문화는 국경이나 플레이어의 영토를 벗어나는 개념으로 문화의 파급력이 높아질수록 플레이어의 영향력도 함께 높아진다. 평화적인 목적으로 문화를 전파시킬수도 있지만 과격한 방법으로 영토를 점령해 문화를 장악하는 방법도 있다.


승리 조건도 2가지에서 6가지로 늘어났다. 플레이어 이외에 다른 문명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도달 가능한 '정복 승리(Conquest Victory)' 전세계 땅과 인구의 3분의 2, 66%를 차지하면 이룰 수 있는 '지배 승리(Domination Victory)', 가장 먼저 케타우로스좌 알파성을 향해 우주선을 발사하는 경우에는 '우주선 승리(Spaceship Victory)', 한 도시의 문화 수치가 2만 이상에 도달하거나, 한 문명의 문화 수치가 일정 수치 이상이면서 다른 문명들의 문화 수치의 2배일 경우는 '문화 승리(Cultural Victory), UN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성취할 수 있는 '외교 승리(Diplomatic Victory)', 마지막으로 2050년에 이르러 모든 업적을 점수로 환산해 다른 문명과 비교하게 되는 '히스토그래프(Histograph)' 엔딩이 있다.

발매 초기에는 심각한 버그와 오류 현상과 함께 게임 콘텐츠의 부족으로 유저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발매 직후 문제점 개선을 위한 패치 파일이 배포되었으며 이후 멀티플레이 모드 등이 추가된 확장팩들이 발매되었다. 한편 논란이 거셌던 만큼 기대도 높았던 문명3는 문명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기도 하다.
 

- 다음 회에 계속 -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