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쿠'로 한국 찾은 '룩백', '천국대마경' 마츠무라 프로듀서 "한국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좋은 작품 만들고 싶어"

등록일 2025년11월14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상영중인 히트작 '체인소맨: 레제편'과 지난해 개봉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끌어내며 30만 관객을 동원한 '룩백'의 공통점은 원작자가 같다는 것이다.

 

일본의 만화가 후지마토 타츠키가 두 작품의 원작자로, 그의 단편들을 영상화한 '후지모토 타츠키 17-26'도 국내 관객들과 만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후지모토 타츠키 17-26' 국내 개봉에 맞춰 10월 열린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에도 후지모토 타츠키 단편을 원작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두편이 초대되었는데,  '뒤뜰에는 두 마리 닭이 있었다'와 '시카쿠'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중 '시카쿠'는 BIAF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시카쿠'의 프로듀서는 '룩백'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마츠무라 카즈토이다. 2024년 10월 나카노에 새로운 제작 레이블 'STUDIO GRAPH77'을 설립하고 스튜디오 첫 작품으로 '시카쿠'를  제작했다고.

 

마츠무라 프로듀서는 '룩백'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 히트작도 제작했지만, 기자의 기억에는 '십이대전', '그랑블루', '천국대마경' 등 TV 애니메이션 명작을 다수 제작한 프로듀서로 남아 있다.

 

영화제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마츠무라 카즈토 프로듀서를 만나 '시카쿠'에 대해, 후지모토 타츠키에 대한 그의 생각, 앞으로의 활동 방향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후지모토 타츠키 작가는 천재적 크리에이터, 안도 감독과 잘 맞는다 생각해 '시카쿠' 선택
이혁진 기자: 한국에 방문하신 느낌이 어떠신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최근 큐슈의 쿠마모토에 다녀왔는데 도쿄에서 쿠마모토까지 2시간 반이 걸립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는 것은 2시간이면 되니 오히려 더 가까운 느낌이네요. 의사 소통도 유럽이나 북미에 비하면 잘 되는 느낌이고, 가까운 나라라 더 친근감을 느꼈습니다.

 

이번에 영화제와 한국 극장가에 '시카쿠'를 소개하셨습니다. '시카쿠'라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츠무라 프로듀서: 두 사람의 캐릭터를 그린 작품으로, 유겔이라는 흡혈귀가 살아가는 것에 절망해서 암살자 시카쿠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사람이 만나 시카쿠의 삶의 방식에 오랫동안 살아온 유겔이 흥미를 갖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 작품입니다.

 

흡혈귀와 암살자의 러브스토리와 액션이 볼거리인 작품입니다. 딱 장르나 소재가 이것이다 라고 정의하진 않았습니다만, 러브스토리를 메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8편의 단편 중 '시카쿠'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핵심이라 골랐다도 전해들었습니다
마츠무라 프로듀서: 각기 다른 스튜디오가 8편을 그려냈고, 각각의 작품이 후지모토 타츠키의 요소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카쿠'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가장 짙게 그린 작품인지는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각 회사가 하고싶은 작품을 조정해 가면서 어떤 작품을 맡을지를 정해 나갔습니다. '시카쿠'의 감독은 안도 나오야씨인데, 안도 감독과는 전작도 같이 해서 안도 감독이 만든다면 이 '시카쿠'가 맞다고 생각해서 부탁하게 됐습니다.

 

'시카쿠'가 어떤 면에서 안도 감독에게 맞다고 생각하신 것인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안도 감독과 함께한 전작이 완전한 배틀액션 작품은 아니었지만 액션을 그린 작품이라 '시카쿠'와도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액션 테이스트가 강한 점에서 안도 감독과 잘 맞을 것이라 봤습니다.

 

후지모토 타츠키 원작 애니메이션들이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시카쿠'의 원작자인 후지모토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굉장한 천재라고 할까요, 크리에이터로서 많은 히트작을 만들어 낸 분으로 매우 리스펙트하고 있습니다.

 

'묘운' 참여로 작품 퀄리티 업 가능했어

'시카쿠'는 후지모토 타츠키 원작의 매우 짧은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됐습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제작하셨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시카쿠'는 후지모토 선생의 8편의 단편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연작 중 하나입니다.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시카쿠'는 정말 원작에 충실하게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작품들은 감독의 연출에서 감독들의 개성이 꽤 드러나는데, '시카쿠'는 오히려 원작에 충실하게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기보다 결과물을 보고 느낀 결과론적 이야기가 됩니다만, 저는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옮길 때 지키고자 한 감정이나 톤은 무엇이었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역시 후지모토씨의 원작 자체가 레이아웃을 포함해 매우 특색있는 작품이라, 그 원작의 테이스트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애니메이션 필름으로 만들었을 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집중해서 제작했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어디였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개인적으로 두곳을 꼽고 싶네요. 유겔과 시카쿠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360도로 시카쿠 주변을 둘러보는 카메라 워크 씬. 그리고 시카쿠가 카메라에 잡혀서 총에 맞는데 기뻐하면서 유겔에게 말을 거는 장면. 이 두 장면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장면입니다.

 

한국인 애니메이터 묘운(Myoun)이 작화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 그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묘운씨가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으로 참여했는데, 그가 디자인을 만들어 줘서 다양한 애니메이터, 우수한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해 준 것 같습니다. 필름 전체의 퀄리티 업을 그가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묘운씨와는 다음에도 함께 작업하고 싶으신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묘운씨는 매우 우수한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고, 다시 기회가 있다면, 묘운씨와는 꼭 함께 하고 싶습니다.

 

묘운씨에 대해서는 묘사가 리얼한 부분이 장점이라는 평이 많더군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시카쿠'는 이야기도 그렇고 배경이 현실에 가까운 작품이고, 안도 감독도 지향성도 그런 작품이 특기라 둘이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자와 카나와 스기타 토모카즈가 시카쿠와 유겔의 성우로 참여했습니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마츠무라 프로듀서: 오디션으로 뽑았습니다만 감독을 포함한 스탭진은 하나자와씨와 스기타씨를 거의 바로 만장일치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유겔 쪽은 오랫동안 살아온 캐릭터라 어느 쪽으로건 돌출되면 안되는, 매우 절제된 성격이 필요했습니다. 오랫동안 살아오며 절망한 분노와 시카쿠에게 재미를 느끼는 즐거운 감정을 모두 갖고있는 캐릭터인데, 스기타씨는 양쪽을 모두 다루는 연기가 가능해서 쉽게 정했던 것 같네요.

 

여러 스튜디오가 참여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드는 작품에 참여한 느낌은 어땠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옴니버스로 다양한 스튜디오와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처음 경험한 것이고 매우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하기 쉬운 면도 있었고, 다른 스튜디오에 뒤쳐지지 않아야겠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희 첫 작품이기도 해서 모두 함께 노력해서 만들어 나갔죠.

 

한국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좋은 작품 만들고 싶다
'룩백'에 이어 다시 극장용 애니메이션 참여인데 '룩백'과 비교하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마츠무라 프로듀서: '시카쿠'는 약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작품이라 그만큼 15분 안에 밀도가 요구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화는 물론 필름 제작에도 가능한 한 임팩트 있는 필름으로 완성하기 위해 모두와 함께 도전해야 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단편 프로젝트에 다시 참가할 의사도 있으신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어쩌면 그런 기회가 다시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번과 같이 8편을 한번에 만든다는 식의 제작 스타일은 흔하지 않았다 생각하는데,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그런 작품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OTT로 공개된 작품들도 있었죠. 기회가 있다면 그런 작품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룩백'과 '시카쿠'는 모두 장편은 아니었습니다. 장편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으신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프로듀서인 만큼 재미있는 작품에 도전하고 싶고, 그 결과 단편이 되거나 장편이 되는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해 작품이 세계에 쉽게 소개되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시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최근 흐름으로 보면 '귀멸의 칼날'과 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도 생겨났고, 일본 작품이 세계에 많이 나가는 흐름은 스튜디오로서 좋은 흐름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룩백'은 한국에서 정말 큰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이 나올 것을 예상하셨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해외 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고, 세계에서 많은 분이 봐 줄 프로젝트라고 초기부터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히트작이 되는가 하는 것은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한국에서의 흥행을 보고 한국 여러분의 감정에 닿는 작품이 되었구나 싶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주로 제작해 오셨는데,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으신가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매우 강하게 갖고 있고 꼭 도전하고 싶습니다. 다만 스튜디오로서는 이번 작품이 첫 작품이니까요. 애니메이터 여러분에게도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함께 해 나가며 밸류를 쌓아야 하죠. 원작이 있는 작품을 병행해 제작해 가며 그 안에서 기회가 있다면 오리지널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마츠무라 프로듀서: 앞서 잠깐 이야기했습니다만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할만한, 영상 연출보다는 좋은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서 공감을 받는 작품을 세계 여러분이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시카쿠' 추천사를 남겨주시기 바라고,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 중 한국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고 마무리하도록 하죠
마츠무라 프로듀서: 이번 후지모토 타츠키 단편집은 묘운씨도 그렇지만 한국의 우수한 애니메이터들이 다수 참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가진 젊은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일본 스튜디오, 특히 저희 GRAPH77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져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로서는 이번이 첫 작품인데, '시카쿠'라는 작품을 보고 흥미를 가져 주신다면, 특히 흥미가 생긴 애니메이터가 있다면 GRAPH77에서 꼭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시카쿠'와 같은 작품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추천작은, 물론 전부 봐 주시길 바랍니다만, 단편 작품의 흐름으로 추천드리자면 야마다 나오코 감독과 함께 만든 '가든 오브 리멤브런스'(기억의 정원)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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