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SRPG 역사에 남을 걸작 '유니콘 오버로드', 고전의 부활이자 장인정신의 결실

등록일 2024년03월19일 09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세가퍼블리싱코리아에서 3월 8일 출시한 바닐라웨어의 SRPG 신작 '유니콘 오버로드'를 클리어했다.

 

SRPG 장르 애호가로서 크게 기대한 타이틀인데, 실제 플레이해 보니 매우 컸던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을 걸작이었다. SRPG의 역사에 '전설의 오우거배틀', '택틱스 오우거', '파이널판타지 택틱스' 등 고전 걸작들과 함께 기록되기에 충분한 작품 아닐까 싶다.

 



 

바닐라웨어 특유의 2D 그래픽, 전투 시스템, 캐릭터, 음악 등 모든 요소가 훌륭했다. 아쉬운 점을 억지로 꼽자면 몇가지 언급할 수 있겠지만 그런 억지 깎아내리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 '흠잡을 데 없는 수작'이었다.

 

리뷰 협력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리뷰 및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오우거배틀'의 정신적(?) 계승작 '유니콘 오버로드'
바닐라웨어의 신작 시뮬레이션 RPG이다.

 

시놉시스에 대놓고 '옛날에는 명작 시뮬레이션 RPG가 많았는데 요즘은 아무도 만들지 않아서'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써둔 작품으로, 고전 걸작 중에서도 '전설의 오우거 배틀'의 정신적 계승작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다.

 



 

선택(처형하느냐 동료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숨겨진 카오스 게이지가 증감한다거나, 캐릭터 전직에 '전직 트리'를 제공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고 같은 생각을 하는 아재 게이머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현대에 나오는 SRPG가 그런 복잡한 시스템을 갖고 나와서 통할까를 생각하면, 현재 모습이 대중성과 장르에 대한 애정이 균형을 이룬 적절한 지점 아닐까 싶다.

 

'택틱스 오우거는 나왔지만 전설의 오우거 배틀 속편은 아무도 못 만들 것 같으니 그냥 제가 만들겠습니다'라고 해석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닌텐도64를 오직 '오우거배틀 64'를 하기 위해 구해서 실제 '오우거배틀 64' 전용 기기(딱 하나 더 플레이한 닌텐도64 게임은 '슈퍼로봇대전64')로 사용한 기자에게 '유니콘 오버로드' 플레이는 오랜 시간 기다려 온 꿈같은 작품을 마침내 만나게 된, 그런 경험이었다.

 



 

기자와 리뷰어는 '오우거배틀 64'를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했기 때문에 오우거배틀 신작을 영접해 이성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상태라는 점을 미리 밝혀둬야겠다.


'유니콘 오버로드'의 좋았던 점
가장 먼저 바닐라웨어 특유의 유려한 그래픽과 음악을 언급해야할 것 같다. 대표인 카미타니가 아닌 노마가 디렉터를 맡고 제작한 작품이라 살짝 대중적인 터치로 완성되었지만 회사 고유의 스타일과 집착(...)은 여전하다.

 



 

그리고 전투를 파고들수록 재미있게 만드는 세세하게 설정 가능한 작전과 세심한 튜토리얼. SRPG를 늘 만들어 온 제작사가 아닌데 어떻게 이 정도로 구현했는지 놀라울 뿐이다.

작전 설정은 SRPG를 플레이하면서 '이런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만 하던 부분이 꽤 깊이있게 완성되어 있다. 게임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면 할수록 작전 설정의 깊이를 실감할 수 있다.

 



 

초반 지역부터 다음 지역 투기장까지가 사실상의 튜토리얼인데(10~20시간 분량의 튜토리얼이라니...) 부대 편성의 예시, 작전 설정의 예시, 그리고 하나씩 늘어나는 액티브/패시브 스킬에 대한 이해를 플레이하며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차근차근 디자인해 뒀다. 이 튜토리얼을 이해했는지에 대한 시험이 오프라인 투기장인 셈이다.

 

일견 '작전 설정은 어렵고 귀찮은데 꼭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레벨의 파티로 40레벨의 적을 마주하고 편성과 작전을 하나하나 바꿔가며 결국 승리를 따낸 순간 졸업장을 획득한 것 마냥 게임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물론 난이도 캐주얼로 스토리만 즐겨도 되지만, 난이도를 높여 작전 설정과 전투의 재미까지 즐겨야 '유니콘 오버로드'를 100% 즐기는 것 아닐까 싶다.

 

다양한 병종과 아이템, 각종 스킬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조합은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튜토리얼을 잘 해 뒀다고 써 두고 바로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이 또한 게임의 큰 재미요소이다. 기본 병종만 30여종에 고유 클래스도 있고 상성이 없는 병종은 없기 때문에 정말 수많은 조합이 나오게 된다.

 

그것만으로 끝나느냐고 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스킬이 포함된 무기나 장신구의 활용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게 된다. 그걸로 끝이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라, 작전 설정 하나만 변경해도 전투 결과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리뷰어는 소위 '궁극마법더블캐스팅' 조합으로 오프라인 투기장을 깨는 도중 마법반사를 가진 적을 만나서 어떻게든 패시브 발동을 막을 방법을 찾느라 밤을 새고 출근한 상태이다. 아 물론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은 있었다!

 

마지막으로 장점이라고 해야할지, 단점이라고 해야할지 미묘한 부분이지만 낮은 플레이 피로도와 어느새 사라진 시간에 대해 언급해야할 것 같다.

 

자동전투(이 단어를 커뮤니티 유저가 싫어합니다)의 영향으로 게임 플레이가 주는 피로도가 굉장히 낮다. 1시간 정도면 목 주변이 긴장으로 뻣뻣해지는 액션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주는 게임이다.

 



 

이런 낮은 피로도가 세세한 작전설정과 맞물려 주말을 삭제시켜 버리는데, 플레이 타임을 매우 많이 투입했음에도 정작 게임 진도는 거의 나가지 않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게임이다.

 

휴대기기에서의 플레이 경험이 거치기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까지 합쳐지면 그야말로 게임이 일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쉬웠던 부분들
먼저 왕도 그 자체인 스토리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왕도가 물론 좋지만(!) 바닐라웨어치고는 너무 힘을 뺀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 평을 살펴보다 '주인공은 수백번의 전투에서 한번도 패퇴하지 않은 말그대로 불패의 마술사다'라는 평가을 본 적이 있다. 비슷한, 그리고 꽤 유명한 게임인 '삼국지 조조전'과 비교하자면 -물론 삼국지 원전에서도 졌으니 어쩔 수 없다지만- 주인공이 패퇴하여 도망가는 것이 조건인 스테이지도 존재하고 그런 식의 스테이지 구성도 장르의 클리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니콘 오버로드'는 시종일관 승리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도 시작이 '반란군' 인데 지역을 해방하면 주민들은 모두 쌍수를 치켜들고 환영하며 이후 곧바로 안정되는 전개가 쭉 이어진다. 거의 동화책 수준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작전과 전투니까 그것에 집중하자'라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되고 사실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복잡한 정치군상극이나 바닐라웨어 특유의 씁쓸한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부분이다.

 



 

그리고 애매한 난이도. 자원을 모두 밀어넣고 고유 클래스를 아낌없이 배치하여 잘 짜여진 파티를 2개정도 완성한 시점에서 그 두 파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후열에 궁수/법사/힐러 리더를 붙여주면 앞을 가로막는 적을 모두 일소 가능하게 된다.

 

물론 이런 플레이를 막기 위해 스테미너가 존재하지만, 브레이브 스킬에 스테미너 회복이 '광역'으로 존재하며 주인공의 리더 스킬과 거점 해방 회복을 감안하면 무제한 돌진이 가능해진다.

 



 

제작사도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고 스테이지에 길을 2개, 3개로 만들고 비행 리더가 필요한 구성도 만들어 뒀지만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는 무의미할 뿐...

 

다만 애초에 회전이 벌어지면 본대와 본대를 지원하는 후위 그리고 속도를 살린 기동타격대 등등이 구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장을 잘 구현해 뒀다'는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1회차 클리어 이후 '진짜' 난이도가 개방되니 진정한 도전을 바란다면 2회차를 기대하자.

 

여기에 뉴게임 플러스가 없다는 점은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단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회차 계승이 없는 게임이다. 1회차에서 열심히 키우고 무기 강화를 최대한 진행했더라도 2회차는 그냥 맨바닥에서 그대로 시작해야 한다.

 

2회차의 변경점은 최고 난이도가 열리는 것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앞서 언급한 '조조전'은 모든 엔딩을 보면 보물도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었는데...

 



 

캐릭터들을 열심히 몇시간 걸려서 세팅해서 쓸 곳이라고는 딱 하나, 온라인 투기장 뿐인데 투기장 랭킹에 관심이 없다면 조금 허무해지는 것이다.

 

최적의 경험을 원한다면 1회차를 캐주얼 난이도로 도중에 빠르게 엔딩을 보고 최고 난이도를 개방해 2회차를 최고 난이도로 제대로 느긋하게 진행하는 쪽을 추천하고 싶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게임인가
새로운 무기 하나가 생겼을 때 그 무기를 줄 유닛을 고민하고 그 유닛이 그 무기를 쓸 때 어떤 작전을 짜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유닛이 쓰던 무기는 누가 쓸 지 고민하고...

 

새 스킬이 생겼을 때 바뀐 순서와 결과에 맞춰 다른 유닛의 스킬 발동을 조율해서 모의전투를 치뤄보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꿀 파티원을 고민해보고...

 

그러면서 몇시간이고 편성화면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 바로 당신을 위한 게임이다. 기대한대로의 포텐셜을 보여주니 망설이지 말자.

 



 

물론 SRPG 장르를 좋아하고, 왕도 스토리의 판타지 RPG를 좋아하는 일반 게이머에게도 추천하기 손색없는 게임이다. 다만 '유니콘 오버로드'는 일반 게이머에게 85점 게임이라면, 파고드는 게이머에겐 95점을 줘도 평가절하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GOTY를 넘어 GOAT가 될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총평... '마스터피스'
감히 점수를 매기자면 95점을 줘야할 것 같다.

 

'오우거배틀'의 팬에게 25년만에 내려온 축복이니 100점! 이라고 하고 싶지만...

 

카미타니 대표의 X에서 발췌하자면 'だが作品の出来は完全版どころか実質 '3''(작품의 완성도는 완전판은 커녕 사실상 3 정도)인 것이다. 구상한 것을 전부 담지 못했다고 하고 있는데 100점은 줄 수 없다. '완벽한 소위 갓겜입니다 100점입니다' 라고 하면 오버하는 것 아닐까 하고 이성의 끈을 잡고 자제한 결과가 95점인 것이다.

 



 

물론 팬심이 잔뜩 포함되어 있지만 리뷰어는 '오우거배틀' 속편을 즐긴(?)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후열 리치 둘의 합성마법 2연타(아님)라니 참을 수 없지 않은가...

 

요즘은 마이너한 장르일 SRPG 장르에서 이미 한번 유저가 걸러지기 때문에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다 만족하고 있을 것 같다. 그래픽, 음악 그리고 특히 전투의 압도적인 완성도와 함께 단일 회차 기준으로 정말 SRPG 역사에 남을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신이 그 시절 SRPG를 즐겼다면, 그게 어떤 게임이건 이 게임은 그 게임의 향수와 함께 당신을 그 시절로 데려가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패시브, 액티브 발동순서를 잘 짜서 전투시작에 최속화된 필중, 크리티컬이 각각 걸린 마법 2연타와 상대 버프해제 후 전투종료 시 전체회복까지 시전하는 전투세팅 예시 영상을 옮겨둔다. 참고(?)가 된다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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