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인터넷게임' 4대 중독물질 지정 논란... 게임산업협회 “대응책 내부 논의 중, 좌시하지 않을 것”

등록일 2025년06월18일 1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논란이 되자 관련 문구를 수정한 성남시의 AI공모전 관련 포스터
 

성남시가 AI활용 중독 예방 콘텐츠 공모전에서 게임을 약코올과, 약물, 도박과 함께 묶는 이른바 ‘4대 중독’으로 표현해 게임업계의 공분을 산 가운데 게임산업협회가 관련 대응책을 논의중인 것으로 게임포커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성남시 산하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이번 공모전은 6월 16일부터 8월 17일까지 약 두 달 간 진행되는 것으로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홍보’, ‘4대 중독(알코올, 약물, 도박, 인터넷 게임) 예방’, ‘중독폐해없는 건강한 성남’ 등 3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영상과 숏폼, CM송을 제작해 참여하면 된다.

 

문제는 국내 게임 중심 도시로 자평하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밀집해 있는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마약, 도박, 음주 등과 함께 4대 중독물질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남경필, 現이재명 대통령은 물론 ‘겜기도’를 외치며 활동 중인 김동연 도지사의 친게임 행보와도 전면 대치되는 부분이다.

 

관련 문구를 별도의 입장 없이 스리슬쩍 바꿔넣었다
 

공모전과 관련해 판교에 본사를 둔 아이즈엔터테인먼트의 남궁훈 대표는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 성남시에서 게임을 4대중독이라고 표현하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을 하는 공무원들이 성남시에 있다”라며 “그동안 성남시와 친밀감를 갖고 성남시 청소년을 위해 최근에도 게임인재단에서 1억원을 지원하는 등 여러 행사를 함께 했었는데 그만하자고 건의해야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동양대학교의 김정태 교수 역시 “총상금 1200만원 성남시 ‘중독예방’행사라니”라며 “10년전 게임의거리, 지스타유치를 노력한 이재명 대통령 성남시장 시절과 수준자체가 다르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성남시는 공모전과 관련된 정보를 급히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게 조치했지만 논란 사흘 만에 이렇다 할 입장표명 없이 ‘게임’ 표현을 삭제하고 공모전 공고를 재등록하며 게이머는 물론 대한민국게임산업의 메카인 판교 게임사 관계자들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

 

성남시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한국게임산업협회 역시 관련 대응을 준비 중이다. 게임산업협회 내부 고위관계자는 게임포커스와의 연락을 통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공모전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해서 최대한 빠르게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부회장사 관계자 역시 “게임사들 전반적으로 성남시에 대한 목소리를 내자는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다. 관련해서 외부적으로 별도의 대응을 할지, 협회차원에서의 대응에 적극 협조하는 방향으로 갈지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각도로 검토중이다”라며 물밑단계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중임을 밝혔다.

 

한편, 지난 2014년 前신의진 의원(당시 새누리당)이 대표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은 4대 중독 물질로 알코올, 도박, 마약과 함께 게임을 포함시키며 국내에서 큰 논란을 낳았으며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제11차 국제질병분류(ICD-11)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포함시키며 국제적인 이슈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발표 이후 학자들에 의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년간 1625명의 게임 이용자를 연구조사한 ‘게임이용자 채널 연구(5차년도)’ 결과 보고서(관련기사)를 통해서도 게임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닌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지며 WHO 및 국내 일부 의료계가 주장하는 ‘게임’을 둘러싼 문제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성남시의 이번 AI 공모전 관련 논란은 여전히 많은 개발자들과 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바라보는 공공기관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성남시의 행보의 진전성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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