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넷마블이 지난 4월 24일 국내 출시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대형 MMORPG로, 아스달, 아고, 무법세력의 아스 대륙을 차지하기 위한 대규모 권력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게임의 주요 세계관은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아스달과 아고의 세력 전쟁을 기반으로 하지만 게임 고유의 창작 지역과 인물, 스토리 등을 추가하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특히, 이 게임은 세력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무법 세력이라는 새로운 세력 집단을 만들었고, 두 세력에 용병으로 투입되는 방식으로 3개 세력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단순히 퀘스트를 완료하고 보상 받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힘을 모아 무너진 명소나 특정 건축물을 함께 건설하고 새로운 지역을 오픈하는 재미도 존재한다. 또한, 게임 속 대륙은 특정 주기로 낮밤의 변화가 이뤄지고, 비와 눈이 오는 등 날씨의 변화도 시시각각 이뤄져 거기에 맞는 플레이를 요구한다.
게임과 드라마의 조합으로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낸 이 게임을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신은서 기자
넷마블의 신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최근에는 기세가 다소 꺾였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스테디셀러에 속하는 MMORPG로 성장의 재미와 하드코어한 PVP 콘텐츠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원작 드라마의 설정을 일부 차용해 아스달과 아고의 치열한 세력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 스토리의 전개는 드라마와는 일부 다르다. 물론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알 법한 설정들이 등장해 두 콘텐츠를 비교하며 즐기는 재미도 있었다.
흔히 리니지 라이크라고 불리는 한국식 MMORPG의 특징 중 하나가 세력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PVP인데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아스달과 아고의 대립을 중심으로 PVP 콘텐츠가 구성돼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한 후 아스달 또는 아고 중 하나의 진영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아스달이 북쪽의 추운 지방을 모티브로 했다면 아고는 남쪽의 토착민들을 모티브로 제작된 진영으로 기후가 캐릭터의 의상과 캐릭터 상태 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것을 고려해 진영을 선택했다.
다만 진영 게임의 특징 중 하나가 특정 진영의 세력이 크면 반대 세력이 사냥이나 플레이에 불이익이 꽤 큰 편인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 게임의 오리지널 세력 무법 세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무법왕 아크란이 지배하는 무법 세력은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제 3의 세력으로 설정 상 아스달과 아고를 부추겨 전쟁을 일으키고 그 혼란을 틈타 대륙을 삼키려는 야망을 가진 세력이다. 특히 무법 세력은 상황에 따라 양쪽 진영의 전투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기도 해 일반적인 세력전 게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한편 이 게임은 물론 다른 멀티 플랫폼 MMORPG처럼 자동 전투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전투 시스템 구성을 액션게임 못지 않게 조작의 재미를 살릴 수 있게 제작돼 있어 보스 전투 만큼은 자동으로 두지 않고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한줄평: 역시 나는 북부가 좋드라고…
이혁진 기자
드라마 2기가 망했다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IP '아스달 연대기'를 활용한 게임을 넷마블에서 출시했기에 플레이해 봤다. 왜 하필 '아스달 연대기'인가, 게임 시스템은 TL과 비슷한 것 같은데 이대로 괜찮은가 같은 우려가 컸던 작품이었다.
결론부터 적자면, 플레이해 보니 잘 만들었고, 꽤 할만했다. 한국형 MMORPG의 콘텐츠, 디자인을 잘 버무리면서 IP 매력도 살리려 노력한 것이 잘 느껴지는 게임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너무 회의적으로 바라봤던 것을 사과해야 할 것 같다.
그래픽은 기본 사양을 매우 높게 요구하는 것에서 예상했던 대로 훌륭하다. 일단 커스터마이징이 훌륭하다. 환경, 마을, 캐릭터 묘사가 모두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문제가 있다면 배경 시대가 시대인지라 볼품이 없다는 것으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많이 선택하는 것은 갑옷과 무기에서 '폼'이 나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대를 다룬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누더기를 걸치고 나오는 캐릭터들이 볼품이 없다. 봐줄만한 옷도 나오지만 시작 지점에서 일단 “역시 중세 판타지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쉬운 지저인 것 같다.
IP를 활용했지만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았는데, 스토리에도 신경쓴 티가 난다. 한국형 MMORPG를 즐기는 유저 대부분이 스토리는 스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스킵하지 말고 스토리를 따라가며 게임을 즐겨 보기를 권하고 싶다.
'아스달 연대기'에서 가장 기대했던 요소인 전투는 역시 만족스러웠다. 자동사냥으로 편하게 진행할 수도 있지만 보스전과 PVP에서는 회피도 적절하게 사용하고 패턴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손맛이 상당히 좋았다.
과금이 맵다는 지적이 많은데, 패스 과금 정도만 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높은 지위를 목표로 한다면 과금을 해도 해도 부족할 것 같다는 상상이 된다. 그런 야심이 없다면 전투 콘텐츠만이 아니라 생활 콘텐츠도 잘 구성돼 있고, 그런 콘텐츠를 통한 플레이도 가능하니 평소 한국형 MMORPG의 그 거칠고 빡센 분위기를 못 견뎠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게임 아닐까 싶다.
드라마만 좀 잘 되었다면 넷마블의 야심대로 다양한 유저층을 포괄하는 MMORPG 유저 다변화를 가능케 하는 타이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아스달 연대기' 전개를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모바일게임 순위에서는 10위권으로 쳐져 있지만 PC 결제 유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롱런하면 넷마블 매출구조에서 MMORPG 비중을 늘리고 싶다던 사업팀의 바람을 이뤄주는 타이틀로는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줄평: 그래서... 드라마 속편은 나오나요??? 박상연 작가는 스토리가 아라문의 검에서 마무리됐다는데...
김성렬 기자
우선 원작 드라마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도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 없이 세심하게 구성된 연출, 서양 문명 위주의 비주얼이 아닌 한국적이면서도 이색적인 비주얼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존 MMORPG 성공작들이 대부분 서양 중심의 세계관과 비주얼을 따르고 이것이 당연하게도 성공 공식으로 다뤄졌던 것과 달라 색다른 인상을 받았다.
'세력전'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 간 투쟁도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크게 '아스달'과 '아고' 두 세력의 경쟁을 유도한다. 이 세력 간의 경쟁 구도와 '무법 세력'의 변수는 MMORPG에서 개발사가 의도하지 않은 긍정적인 유저 내러티브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일종의 유저 내러티브는 원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미 서버 별로 세력 간 밸런스가 무너진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 수치 외에도 '힘' 자체도 밸런스가 잡히지 않는 느낌이다. 과거 PC MMORPG와 달리 유저 수가 절대적이지 않고, 소위 '핵과금' 유저 한 두 명에 의해 균형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서비스를 생각해 본다면 세력 불균형을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외에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기타 콘텐츠의 구성과 성장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까지도 큰 틀은 '성공 공식'을 따른다.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다르지도 않다.
원작 드라마를 게임화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다. 다만 게임 개발은 드라마와 달리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다.
드라마 신규 시즌 방영과의 동시 출시 등 이슈몰이를 할 만한 전략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장르와 게임성 또한 흔한 MMORPG로 만들어졌다. IP 기반의 게임이지만 크게 시너지가 나지 않는 이유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순항이 우려스럽다.
한줄평: MMORPG는 제발 그만 하면 안될까요?
박종민 기자
넷마블이 아스달 연대기를 통해 올해 모바일 MMORPG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동명의 판타지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번 작품에서 유저는 사람족과 사람의 아종인 뇌안탈, 그리고 뇌안탈과 인간의 피가 섞인 이그트가 마을 주민을 몰살시키고 부모님을 죽인 흰갈기 뇌안탈과 백귀가면을 찾아 복수를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원작의 세계관이 존재하는 만큼 스토리텔링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 다양한 인게임 컷씬을 적극 활용했으며 원작 드라마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관에 신경을 쓰지 않는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요소가 '스킵'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보편적인 권선징악의 형태를 띄지 않는 아스달 연대기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그래픽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였다. 이미 노하우가 쌓인 넷마블만의 최적화를 포함해 아스달, 아고 진영의 상반된 마을 표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중세 판타지가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동양적인 색채가 강한 아스달 연대기만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그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있어 충분히 드라마에서 느겨졌던 향수를 다시 한 번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만 게임으로 풀이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MMORPG의 문법과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출이나 흥행, 유저들의 진입 장벽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정이었겠지만 독특한 세계관만큼이나 다른 게임성을 기대했다면 큰 욕심이었을까? 게임 내 차별화 포인트로 존재하는 기후 시스템 역시 초반엔 꽤나 인상적인 느낌을 줬지만 결국 이러한 기후의 요소가 단순하게는 전투, 나아가서는 게임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정교하지 않았기에 게임플레이에 있어 단순한 버프와 디버프 이상의 느낌을 받지 못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메뉴를 고민하지만 결국 10에 8이상은 마땅히 선택할 메뉴가 없을 때 새로운 도전보다는 뻔히 예상가는 메뉴 선택을 통해 내 입맛의 안전성을 확보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아스달 연대기는 분명 기존 MMORPG와 궤를 같이 하는 보편성을 보여주지만 그 반대의 시각으로 본다면 앞으로의 게임의 흐름을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나아가 내가 얼마만큼의 노력을 쏟아부어야 게임 내에서 그나마 누릴 것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지가 계산이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장점과 단점, 기대와 한계값이 명확하다는 점은 넷마블이 운영적으로 풀어가야될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부디 감정 없는 유저 친화 목소리가 아닌, 정말로 유저들이 환호하고 기대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게임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한줄평: 외국산 먹거리에 질리셨죠? 국내산 상고시대로 만들어진 아스달 연대기는 어떠신가요? 맛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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