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투쿄 게임즈 '월즈 엔드 클럽', 게임은 아쉽고 캐릭터가 남는다

등록일 2021년06월15일 09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단간론파' 시리즈로 유명한 코다카 카즈타카 디렉터의 최근 행보는 게이머들에게는 아쉽게 느껴진다. '뉴 단간론파'로 어떻게든 프랜차이즈를 종결하고 투쿄 게임즈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까지는 좋지만, 사실 그 이후 발매된 '데스 컴 트루(Death Come True)'는 아무리 좋게 보려고 노력해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게임이기도 했다.

 

그리고 투쿄 게임즈의 두 번째 게임 '월즈 엔드 클럽(World's End Club)'이 마침내 5월 정식으로 발매되었다. 앞서 애플 아케이드를 통해 게임의 최후반부를 제외한 버전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이를 고려해 정식 발매 버전에서는 아예 중요한 분기점부터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한번 애플 아케이드 버전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도 걱정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다만, 게임의 재미를 놓고 보자면 정식 버전이나 애플 아케이드 당시의 버전이나 큰 차이는 없다. '단간론파' 시리즈를 위시한 초반부 설정은 패러디 요소에 불과하고, 좋게 말해도 아동용 게임보다도 재미가 부족한 각종 액션 및 퍼즐 파트의 문제도 그대로다. 특유의 메타픽션적인 요소는 여전히 '단간론파'를 떠올리게 하지만, 서사적인 완성도나 깊이를 놓고 따져봐도 그다지 만족스러운 게임은 아니다. 물론 본작의 시나리오는 코다카 디렉터가 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 본 리뷰에는 '월드 엔드 클럽'의 후반부 스크린샷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고시마부터 도쿄까지의 여정, 캐릭터는 남고 게임은 아쉬워

 


 

게임은 열등생(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개개인의 능력은 특출한 편)들이 모인 '힘내라 반'의 아이들이 수학여행 도중 알 수 없는 사고에 휘말리고, 가고시마에서 깨어나 집이 있는 도쿄로 향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일본 열도를 가로지르며 각 지역들을 방문하고, 분기점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감상할 수도 있다. 배드 엔딩 한번, 그리고 진엔딩으로 분기가 나뉘는데 분기점은 언제라도 선택해 돌아갈 수 있어 다회차에 대한 부담은 없다.

 

현상 뒤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12명의 아이들이 정신적인 성장을 거듭한다는 것이 게임이 내세우는 강점… 이지만 '월즈 엔드 클럽'을 플레이하면서 이런 요소들이 그다지 와 닿지는 않았다. 스토리에서는 어떻게든 복선이나 반전 요소들을 노린 지점들이 자주 엿보이는데, 설정 자체에도 무리수가 많아 “그럴 수 있구나”라고 쉽게 넘기기는 힘들다. 종국에는 '단간론파' 마냥 메타픽션 요소가 등장하는데, 크게 흥미롭지는 않았다. 원체 보여주려는 것에 비해 힌트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겠다.

 


 

서사 구조에 대해서는 취향의 영역이라고 생각해도, 액션과 퍼즐 파트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는 편이다. '힘내라 반' 아이들이 초능력을 각성하면, 그 능력을 활용해 각종 퍼즐과 난관을 돌파하는 것이 액션 및 퍼즐 파트의 구성인데 난이도는 지나칠 정도로 쉬우면서도 조작감이 좋지 않아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버튼 입력에 따른 반응 속도도 느리고, 모션도 어색하다는 느낌. 후반부에 들어서는 액션 및 퍼즐의 난이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특별한 변화는 없이 초중반부의 흐름이 반복된다.

 

대신 12인의 캐릭터의 디자인, 매력에 대해서는 호평을 내리고 싶다. 본 작품을 캐릭터 게임으로 접근한다면 조금은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시리즈에서 일부 캐릭터를 디자인한 타케(竹)가 '월즈 엔드 클럽'에도 참여했는데, 그만의 개성 넘치는 화풍이 두드러진다. 캐릭터의 매력이나 개성은 물론 '단간론파' 시리즈에 비하면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여러 캐릭터 중 유별나게 별로인 친구는 없더라.

 

비주얼 노벨에 가까운, 적어도 퍼즐 액션 게임은 아닌

 


 

퍼즐 액션 게임 요소가 반쯤 섞였지만, '월즈 엔드 클럽'은 비주얼 노벨 장르로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퍼즐 액션 파트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시나리오 및 대부분의 캠프 대화에서는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 영문, 일어 음성도 전부 한국어 번역판에서 제공하기에 자유롭게 두 국가 버전의 음성도 들어볼 수 있다. 번역의 경우, 노래를 부르는 등의 일부 장면에서는 자막을 제공하지 않으며 간간히 오역이나 직역을 만나볼 수 있다. 전체적인 게임 흐름 상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디테일은 놓쳤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좋은 재료를 가지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수 많은 초능력을 가지고도 동일한 게임 구조가 반복되는 부분은 몰입, 재미 양 측면에서도 아쉽다.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 액션과 퍼즐의 부담을 줄였다는 변명도 나올 수 있겠지만,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플레이해도 이 게임의 액션과 퍼즐이 재미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게임의 전체 분량이 긴 편은 아니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애플 아케이드를 구독 중이라면 그 버전을 계속 플레이하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좀더 고려해보는 것도 추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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