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의 트로피 잡설]'마이 네임 이즈 마요', 트로피게임 장르(?)의 시작을 알린 게임체인저

등록일 2020년01월06일 09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플레이스테이션 트로피 순위 세계 45위인 세계구 트로피헌터 기자의 게임 경험을 적는 비정기 기사입니다.
 
'게임체인저'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게임 쪽에서는 게임 그래픽의 주류를 2D에서 3D로 전환시킨 '파이널판타지7', 장르를 넘어 현대 게임의 주요 요소로 자리잡은 특징들을 선보여 세상을 놀래킨 '다크소울' 같은 게임들에 이런 수식어가 붙곤 했다.
 
가장 최근 '게임체인저'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임은 기존에 그런 평가를 받은 게임들과는 조금 궤를 달리 한다. '마이 네임 이즈 마요'(My Name is Mayo) 라는 게임으로, '트로피 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탄생시킨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타이틀이다.
 

 
사실 이걸 게임이라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뉠 것 같다. '마이 네임 이즈 마요'는 화면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마요네즈병에 커서를 가져가 X버튼을 눌러 클릭하는 게임이다. 이게 다이다. 그저 클릭을 하고 또 하다 보면 도전과제가 마무리되고 플래티넘 트로피가 획득되는 게임이다.
 
소니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3부터 '트로피' 시스템을 도입해 게임마다 브론즈, 실버, 골드 트로피로 구성된 트로피 세트가 붙어있으며, 모든 트로피를 획득한 유저는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 중에는 이 트로피 수집에 공을 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세계적으로 트로피 랭킹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여럿 존재하며, 브론즈 15점, 실버 30점, 골드 90점, 플래티넘 180점으로 매겨진 트로피 점수 합산으로 세계 순위가 매겨진다.
 
소니에서는 꽤 오랫동안 플래티넘 트로피를 붙일 수 있는 게임에 제한을 둬서 트로피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했었다. 게임의 볼륨이 일정 이상이 되지 않으면 플래티넘 트로피를 붙일 수 없고 골드 트로피까지만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발사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기 위해 2016년, 이런 제한을 해제하고 개발사들이 원한다면 자신들의 게임에 플래티넘 트로피를 붙일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그리고 나온 상징적인 게임이 바로 이 '마이 네임 이즈 마요'이다.
 
0.99달러에 게임 내용이 별로 없는 이 타이틀은 누구나 30분 정도를 투자하면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노골적으로 '트로피 헌터'를 노리고 나온 게임이었다. 수만명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모두 지켜봤고, 지금은 트로피용 게임만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퍼블리셔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트로피 게임' 장르가 활성화되었다.
 
매주 트로피게임이 쏟아지며, 트로피 경쟁에서 살아남고 순위를 유지하려면 무조건 해야하는 장르가 되었다.
 
이를 두고 트로피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한편 트로피 시스템 도입 후 10년이 지나며 고인물화 된 랭킹에 신흥 강자들이 뛰어들 여지를 줘서 고인물화를 방지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순위경쟁을 계속 할 거라면, 이 장르를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트로피 세계랭킹을 보면 지쳐 경쟁을 포기하고 '즐겜유저'가 된 사람도 많이 보이는 한편으로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한 유저들도 꾸준히 보인다.
 
세계랭킹 4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기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트로피게임을 집중적으로 즐기기보다는 하고싶은 게임, 재미를 위한 게임을 즐기는 틈틈이 점수를 위한 트로피게임도 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기자는 재미를 위해 하는 갓겜과 트로피를 위해 하는 트로피게임의 시간 비율은 5:5 정도로, 트로피 게임은 클리어에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해 갓트트갓트트트갓트트트 정도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순위를 더 올리려면 여기서 갓을 더 빼고 트를 늘려야 하지만 아직은 그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난 주말, 2버전 나와있는 '마이 네임 이즈 마요' 중 그 동안 플레이하지 않고 미뤄뒀던 다른 한 버전을 클리어했다. 지금와서 하니 요즘 나오는 트로피게임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그나마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켰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로피게임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플레이스테이션5가 나와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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