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휴대폰 알람 소리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으로 뉴스와 메일을 확인한다. 언제 어디서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야근이 끝나고 퇴근 하는 길에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휴대폰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휴대폰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고 삶을 살아간다. 실제 2015년 8월 제일기획 빅데이터 분석 전문조직 제일디엔에이(DnA)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스마트폰 앱 하루 사용시간은 평균 2시간 23분으로, 하루 식사·간식 시간 평균 1시간 56분(2014년 통계청 생활조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 맞춰, 게임 회사와 개발자들도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 업체인 넥슨은 지난 2014년 이미 모바일게임에 올인을 선언했으며,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레이븐', '이데아',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의 흥행에 힘입어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 최초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약진은 당장 TV만 켜도 확인 할 수 있다. 황금시간대 TV 광고를 차지했던 자동차·아파트 광고는 그 자리를 모바일게임에 넘겨주었으며, '뮤 오리진'의 장동건(웹젠), 이데아의 이병헌(넷마블게임즈), '고스트'의 이정재(로켓모바일), 슈퍼셀 '클래시 오브 클랜'의 리암 니슨(슈퍼셀) 등의 톱스타들은 모바일게임 광고 모델로 등장하며 모바일게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7월 발행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전체 응답자의 64%)이 모바일게임을 즐긴다고 응답했다. 하루 평균 모바일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75분, 주말 94분으로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친구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짜투리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등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제 우리 주변 지하철과 식당 또는 학교와 회사에서 모바일게임 하는 사람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은 어느새 우리 일상으로 들어왔고 우리 사회와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는 또 하나의 창이 되었다.
게임 속에 나타난 금수저, 뒤집을 수 없는 사다리
2015년 새롭게 등장한 단어 중 ‘금수저'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현실, 우리 사회의 고착화 된 양극화를 자조적으로 부르는 단어이다.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게 성공 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모바일게임 순위 분석 서비스 ‘메이크 인사이트'를 통해 2015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확인해보면 1월 1일 매출 1~3위였던 클래시 오브 클랜, 세븐나이츠 for Kakao, 모두의마블 for Kakao은 1년이 지난 12월 1일에도 모두 매출 10위권 안을 지키고 있다. 더욱이 새롭게 매출 10위권에 진입한 게임들 역시 모두 넥슨, 넷마블게임즈, 슈퍼셀 등 개인이나 인디가 아닌 대형 자본과 인력,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 대형 배급사에서 출시한 게임들이었다. 2015년 12월 1일 클래시 오브 클랜,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이 빠진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자리에는 히트(넥슨), 2위 레이븐(넷마블게임즈), 3위 이데아(넷마블게임즈)가 차지하고 있다.
대형 배급사가 모바일게임 시장을 점령함과 동시에 게임 내 결제 유도와 부분 유료화, 확률형아이템 도입 추세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모바일게임 내 무과금 이용자는 더 이상 과금 이용자와 경쟁하여 이길 수 없는 상황이 현실이 되었고, 과금에 의한 게임 내 밸런스 붕괴와 이용자 이탈은 게임 업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11월 세븐나이츠 상위 30개 길드 연합은 게임 내 결제를 유도하는 신규 영웅 업데이트에 반발하며 모든 유료 콘텐츠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게임 개발사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며,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라 이야기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법 복제 등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는 게임 개발사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게임 내 결제를 유도하고,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2015년 대한민국 사회를 대표하는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단어는 모바일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 안에도 들어왔고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짜릿한 역전승이 불가능한 세상을 만들었다.
기존에 존재하는 캐릭터나 디자인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드는,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 게임도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의 또 하나의 대표적 트렌드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하스스톤(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를 이용한 ‘프렌즈팝(NHN픽셀큐브)', 뮤 온라인의 향수를 자극한 ‘뮤오리진(웹젠)', 네이버의 유명 웹툰을 기반으로 한 ‘갓 오브 하이스쿨(와이디온라인)' 등은 대중에게 익숙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
이처럼 또 다른 금수저,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의 인기는 이미 대중에게 검증된 콘텐츠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2016년에도 그 인기가 지속될 예정이다. 그렇게 2015년 대한민국의 모바일게임은 금수저를 든 게임들이 등장했고 개인과 인디 개발자들에게는 쉽게 뒤집을 수 없는 사다리가 되었다.
메르스부터 N포 세대까지, 시대상을 반영한 게임들
전염병 주식회사 순위 변동 그래프
2015년 네이버와 구글 검색어에 선정된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는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2년 5월 출시된 ‘전염병 주식회사(Miniclip.com)'는 전염병을 퍼트려 세계를 멸망시키는 게임으로 메르스가 유행하기 시작한 5월 말부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순위를 역주행하여 6월 2일 애플 유료 게임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3포와 5포를 넘어 N포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의 청년들의 모습 역시 모바일게임에 나타났다. 천 번을 퇴사해야 정규직이 되는, 개복치가 돌연사하듯 돌연 퇴사하는 이 시대의 미생들에게 받치기 위해 만들어진, 시도 때도 없이 퇴사 당하는 게임 ‘내꿈은 정규직(QuickTurtle)'은 2014년에 이어 2015년 한 해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구걸을 통해 돈을 모으고 거지부터 시작해 부자로 성장시키는 게임, ‘거지 키우기(manababa)' 역시 특별한 마케팅 없이 인기를 끌었고 11월 23일에는 애플 앱스토어 무료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게임 속에서라도 취업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은 청춘들은 모바일게임을 통해 자신들의 현실 이야기했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미래를 꿈꿨다.
다양성 없는 획일화된 사회, 과정은 무시되고 결과만이 중요시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모바일게임 트렌드에 나타났다. 2015년을 대표하는 게임 ‘레이븐(넷마블게임즈)', ‘뮤오리진(웹젠)', ‘이데아(넷마블게임즈)', ‘히트(넥슨)'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RPG 장르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모두 자동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액션 RPG 장르의 약진은 탄탄한 이야기 전개, 화려한 그래픽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개발사의 입장에서 다른 장르보다 확률형 아이템 등 다양한 방법의 수익화가 가능하고 게임 내 과금 유도가 쉽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은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거나 새로운 시도로 도전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RPG라는 장르를 활용해 수많은 게임들을 세상에 내 놓았다. 최근 액션 RPG에 필수 요소가 된 ‘자동 전투' 역시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며 진입 장벽을 낮췄으나, 동시에 전투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없어지고 오직 결과와 성과만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여실 없이 나타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2016년을 꿈꾸다
사실 2015년에도 더 나은 게임과 시장을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존재했다. 지난 7월 게임 업계는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시행하였으며,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가진의 모바일게임들도 출시 되었다. 무료 배포 후 과금 유도가 아닌, 처음부터 유료화 모델을 선택한 공포 장르 게임 '화이트데이(ROIGAMES)'는 8,800원이라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2일만에 구글 유료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실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사 영상과 게임을 합친 시네마 게임 ‘도시를품다 for Kakao(네오이녹스엔모크스)'는 획일화된 게임 시장에 새롭고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으며, ‘무한의 계단(NFLY STUDIO)', '중년기사 김봉식(Maf)', '용사는 타이밍(Buffstudio)' 등의 인디 게임들은 대형화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 틈새를 공략하여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화이트데이', ‘도시를 품다', 그 외 인디 게임들은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게임'은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 ‘경기', ‘내기', ‘놀이'라는 의미로 정의 되어있다.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며 승부를 겨루는 과정에서 우리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다.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된 점은 바로 재미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5년 모바일게임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 사회 속에 등장한 금수저, 메르스, N포 세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많은 경제·경영연구소는 2016년 한 해도 올해와 같이 사회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유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리고 고령화, 저출산, 취업 문제, 세대간 갈등 등의 사회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예정이다. 대중문화는 그 시대 사회상과 가치를 반영한다. 2016년에는 모바일게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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