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콤이 2017년 PS Vita로 처음 발매하고 플레이스테이션4로도 이식된 '도쿄 재너두'의 후속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무대를 '교토'로 옮겨 '교토 재너두'라는 제목이 붙었다.
세계관은 전작과 같지만 배경 설정, 시스템이 일신되어 완전 신작이라 봐도 무방한 작품이 되었다. 전작을 플레이하고 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의미가 되겠다.
출시 전 팔콤 타이틀들을 적극적으로 한국어화 출시하고 있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CLEK)의 협력을 얻어 '교토 재너두 -앵화환무-'를 한발 먼저 플레이하고 감상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학원물과 던전 탐색, 그리고 일상을 결합한 쥬브나일 어반 판타지 액션 RPG
콘텐츠로 장르를 정의하자면 쥬브나일 어반 판타지 액션 RPG라고 하면 될 것 같고, 시스템으로 이야기하자면 듀얼 디멘셔널 ARPG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주인공은 청소년으로 현대 도시 배경의 2D와 3D가 섞인 액션 RPG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 지 - , 이공간 '재너두'에서의 탐색&전투 - 용 -, 그리고 교토에서 이뤄지는 일상 - 인 - 이라는 세 요소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게임 사이클을 이룬다.
어디서 많이 본 시스템이라 느낄 수도 있을 텐데, 사실 학원물 판타지라면 공부하고 탐험하고 친구를 사귀고 뭐 비슷한 구조가 되는 것 아니겠나 싶다.
전작이 도쿄도 타치카와시에 집중해서 '지역탐방' 을 했다면, 이번 작품은 교토가 배경이다. 기온, 시조도리, 폰토초, 쿄코쿠 상점가, 그리고 카라스마 대로 등 다양한 지역이 묘사된다.
수업과 일상에서 세 종류 경험치를 쌓자
수업과 일상에서의 경험으로 지, 용, 인 세종류 경험치를 차근차근 쌓아 나간다. 이쪽은 각 항목의 '스킬 포인트' 가 되며 공격력, 방어력 강화나 특정 스킬 데미지의 강화 혹은 HP 회복이나 부활 아니면 미궁 탐사에 도움이 되는 특수능력 등의 개방에 소모된다.
일상의 경험은 '행동 카드' 획득으로 이어진다. 행동 카드는 수업을 듣기위한 일종의 '집중력'이다. 획득한 카드를 수업에 맞춰 배분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모하자. 동료들과의 교류는 특별한 서포트카드 획득으로 이어지고 서포트카드는 더 효율적인 수업 학습을 보장한다.
일상에서 교류하여 얻은 카드를 수업에 써서 스킬을 획득하여 미궁 탐사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고 돌아오는 것이 게임의 기본 흐름이 된다. 여기서 미궁 탐사의 결과가 다시 일상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없는데, 이 부분을 '학원은 철저히 미궁 탐사 결과 중시라서 인간관계든 편의든 모두 등수가 높으면 해결된다' 라는 설정으로 정리하고 있다.
학원생활의 장기적인 목표는 '미궁을 답파하여 랭킹 1위가 되는 것'이므로 미궁 탐사 자체가 일상과 수업의 모티베이션으로 다시 이어진다
메트로배니아 스타일 탐색과 3D 보스전
탐사는 2D, 소위 '메트로배니아 라이크' 라고 부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초반 맵도 도중에 갈 수 없는 장소가 있고, 나중에 특수시야나 벽점프 같은 '탐사스킬' 을 획득하면 갈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방식이다.
대신 길찾기를 타이트하게 제한해 두어서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샛길이 두어개쯤 있는 일자진행 정도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미궁 탐사가 메인 콘텐츠이지만 어디까지나 세 축의 하나이므로, 하루종일 미궁에서 탐사만 하고 스토리 진행이 되지 않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넣어둔 요소가 '환소병' 이란 아이템이다. 미궁 내에서 뭔가를 수집하면 동시에 미궁의 '독소'인 환소가 흡수되기에 위험한데, 환소병을 들고 들어가면 환소병에 우선적으로 축적되기에 환소병의 용량이 가득찰 때까지는 안전하게 탐사가 가능하다.
환소병이 가득차면 곧 파손되는데, 이후에는 더이상 환소를 모을 수 없고 조작 캐릭터의 HP가 계속 감소하고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즉 '한번에 탐험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되어 있다' 라는 이야기로, 스토리 전개나 일상파트와 균형을 잡기 위해 영리하게 머리를 쓴 편이지만... 역시 조금 귀찮은데다 개발 편의적인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얼핏 설명만 봐서는 '시간이 흐르면 쌓인다' 로 생각할 수 있지만 환소병이 파손되기 전까지는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는 쌓이지 않는다. 오브젝트를 두들겨서 재료를 수집할 때 재료와 '같이' 쌓이는 것이므로 적이나 재료를 모두 무시하고 피해다니면 문제가 없다. 파손된 뒤에는 타임어택이 된다.
탐사 자체는 살짝 맹맹한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이다. 피지컬에 의존하는 점프 요소나 복잡하게 얽힌 함정이 있는 게 아닌데다 스킬 중 함정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것도 존재하고... 결정적으로 '층 맵은 크게 보면 정사각형을 꽉 채운다' 라거나 '현재 탐사 가능한 지역을 %로 표시해줌' 같은 요소가 맞물려 탐사 자체에 크게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없다.
이 게임의 탐사가 가지는 묘미는 '환소병이 파손 된 이후' 에 있다고 본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 세이브 포인트에서만 체력감소가 멈추고 회복이 된다거나...
보스전은 '이스' 시리즈나 전작 '도쿄 재너두'에서 익숙할 3D 액션이다. 타겟팅, 사격, 저스트가드, 일섬, 회피 등 팔콤이 잘 하는 그 액션이 그대로 담겼다.
다만 '이스'에 비교하면 상당히 심심한 편인데, 어디까지나 기본은 하는 편으로 염, 풍, 강, 빙 상성에 입각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고 콤보도 있고 ... 있을 것은 다 있다. '이스'와 비교했을 때 60% 정도만 힘을 낸 느낌...
2D 메트로배니아로 탐사 콘텐츠를 생각 이상으로 잘 구현해 뒀는데 굳이 보스전을 3D로 할 이유가 있었나 하는 의문도 조금 생긴다. 제대로 횡스크롤 액션으로 집중하는 편이 액션에 통일감이 있고 깔끔하지 않았을까.
'도쿄 재너두'는 '궤적'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서 장르만 살짝 바꿔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코어-쿼츠 시스템이 그대로 있었지만, '교토 재너두'는 이쪽을 완전히 탈피해 장비와 악세서리를 착용하는 일종의 이스 시스템에 가깝게 바뀌었다.
굳이 이스 쪽 시스템이라기보다는 대중적으로 익숙한 문법에 따르는 느낌으로, 게임 UI나 조작법도 근래 모바일게임의 그것을 따라가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궤적'이나 '이스'가 꽤 '오래된' 시리즈가 된 만큼 신규 유저의 유입을 감안한 선택 아닐까 싶다.
신선한 시도에 결과물도 잘 뽑힌 괜찮은 신작,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아
점수를 매기자면 80점을 주고 싶다. 팔콤 작품은 저점이 높고 고점이 미묘한 안정적인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살짝 저점이 흔들린 느낌을 받았다.
'도쿄 재너두'의 후속작도 아니고 '궤적'의 아류작도 아닌 완전 신작에 매트로베니아식 접근이라니 신선한 시도에 결과물도 나쁘지 않다. 아니, 생각해 보면 '나유타의 궤적'이라는 작품이 있으니 신선한 접근은 아닌가? 대략 '궤적과 이스라는 종이공작을 하고 남은 색종이를 모아뒀다가 한번 만들어본 작품'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매트로베니아 2D 탐색을 예상 외로 잘 만들었고, 수업에 카드 시스템을 써서 퍼즐게임처럼 머리를 쓰게 만든 시도도 좋았다. 그런 점들이 교류와 이어지는 순환구조도 괜찮았다.
오사카와 고베는 많이 가 봤지만 교토는 안 가봤는데 관광을 한 기분도 조금 나고...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금방 몰입할 수 있었고, 장시간 플레이해도 스트레스가 낮았으며 보통 정신력 소모가 큰 탐색 파트에서도 정신력 소모가 크지 않았다. 전투가 어려운 사람은 난이도를 조금만 낮춰도 유쾌상쾌하게 진도를 뽑을 수 있다는 부분도 호평하고 싶은 부분.
단점을 언급하자면, 먼저 스토리 연출 부분은 옛날 '섬의 궤적' 1편이 연상될 정도로 조금 아쉬운 편이다. 칼을 휘두르고 암전 화면에 칼날 궤적 챙 한번 보여주는... 것은 지금 보니 조금...
거기에 이 시리즈의 제목만 봐도 자동으로 연상되는 '오글거린다' 부분은 아예 시리즈성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분명 캐릭터는 청소년인데 하는 이야기나 생각은 완전히 어른의 그것이라는 괴리에서 나오는 중2병 오글거림인데...
이런 것은 캐릭터에게 어떤 확실한 청소년적인 어설픈, 하지만 성장하는 요소를 부여하거나 -생각해 보자. '페르소나5'에서는 일단 어른인 쇼지로에게 주인공이 '위탁'되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많은 일에서 최소 초반부에는 어설픈 시행착오를 비춰준다- 해서 서사를 줘야 하는데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그냥 '나이만 10대' 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전투에서도 한번 짚었지만, 게임의 꽃이 되어야 할 3D 배틀 파츠가 조금 빈약한 편이다. 이스의 액션을 기대하고 접근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라이트해졌다고 해야 하나? 시대의 흐름에 맞게 모바일 느낌 나는 '2D 매트로베니아 + 학원물'이 나왔다. 학원물 부분은 정말 크로스벨 마라톤 만들던 짬이 그대로 '우리 이거 잘 해요' 라고 외치는 수준에 탐색도 '장르가 처음 아닌가? 생각보다 잘 뽑았다' 수준이지만 정작 자신있을 것 같던 보스전에서 살짝 넘어지고 연출이 약간 과거로 간 느낌?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결과물 평균은 예상보다 높고 과락에 살짝 걸친 과목이 일부 있지만 그래도 넘었다 정도라고 해 두자.
팔콤의 팬이라면 오글거리는 부분만 익숙하게 받아넘긴다면 금방 빠져들어서 달릴 수 있을 것이고 신규 팬이라고 해도 전작이나 다른 팔콤 작품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이번작은 딱 좋은 입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해서 적어두는데, 단점을 조금 길게 썼지만 확실히 해 둘 부분이 리뷰어가 처음 게임을 시작한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게임에 기록된 플레이시간이 20시간이 조금 넘었다. 집안일도 하고 외식도 하고 뭐 평소의 주말이었음에도 이정도의 플레이타임... 게임의 피로도가 낮고 몰입도가 높다는 말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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