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넥슨 민트로켓 첫 타이틀 '데이브 더 다이버', 잔잔한 재미가 살아있는 '깔끔한 수육'

등록일 2023년07월07일 09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배불뚝이 다이버 아저씨가 기어코 일을 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첫 타이틀 '데이브 더 다이버'가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스팀' 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며, 5일 기준 최다 동시 접속자 수 5만 5천여 명을 기록했다. 멀티 플레이 요소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싱글 플레이 게임임에도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고 있는데, 멀티 플레이 중심의 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보니 이러한 성공이 단순히 우연이나 운으로 치부할 수는 없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유쾌하고 발랄하며 통통 튀는 자신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자극적이고 부담스러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치킨 같은 게임이 아니라 담백하고 기름기를 쫙 걷어내 깔끔한 맛이 살아있는 수육 같은 게임이었다.

 



 

# 강렬하고 큰 자극보다 잔잔하고 긴 재미, '데이브 더 다이버'

앞서 비유 했듯이 '데이브 더 다이버'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을 가진 게임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극적인 맛은 결국 경쟁형 멀티플레이 게임에서의 승리, 승자 독식 구조에서 느낄 수 있는 우월감 등이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아니다. 이 게임은 명백히 사람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먹이로 만들어지는 재미와 거리가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진면목은 잔잔한 재미를 꾸준히,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 전달한다는 것에 있다.

 

한마디로 매우 강렬해서 플레이어를 단번에 사로잡는 매력이나 재미가 있다기 보다는, 정말 아주 조금씩 플레이어조차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오히려 이런 방식이 더욱 노련함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자극적인 것은 그만큼 빠르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를 플레이 하면서 새삼 내가 얼마나 그동안 자극적인 맛, 그리고 그러한 방식의 게임에 길들여졌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 어드벤처와 경영 시뮬레이션, 두 가지 장르의 '맛깔 나는 조화'

게임의 근간이 되는 해저 탐험과 스시집 운영, 두 가지 줄기는 서로 어색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

 

양식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해저 탐험을 해야만 스시집에서 쓸 양질의 재료를 구할 수 있다. 또 스시집을 운영해야만이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보다 더 깊은 곳으로 탐험을 떠날 수 있다. 두 콘텐츠는 매우 상호보완적이다.

 

특히나 두 가지 장르가 한 게임에 담겼음에도 각 장르 특유의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번 더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하루 더 스시집을 운영하게 되는 이유다.

 











 

해저를 탐험하는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느긋하게 시간에 여유를 두고 '블루홀'을 탐험하며 새로운 어종을 만나거나 멋지게 구현된 배경을 감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잠수 깊이나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다채로운 비주얼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산소통과 아이템 상자,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던 부드럽고 군더더기 없는 레벨 디자인도 놀랍다.

 








 

반대로 스시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파트에서는 으레 '타이쿤' 스타일의 게임이 그렇듯 템포가 빠르며 '관리'에서 오는 재미가 흥미롭다. 특히 직원 채용과 교육, 인테리어 등 매니지먼트 성격의 시스템이 잘 녹아들어 있다.

 

당연하게도 이렇게 하루를 마치고 나면 보다 더 높은 랭크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한 다이빙이 그 뒤를 잇는다. 그렇게 다이빙과 가게 운영의 '무한의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초기에 상대적으로 낮았던 스시집 운영 파트의 비중을 메인급으로 높인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흐름의 끊김 없이 이어지는 신규 콘텐츠, 그리고 의도적인 가벼움

핵심이 되는 메인 콘텐츠 외에도 다이빙 장비 업그레이드, 양식장, 농장을 포함해 다양한 서브 콘텐츠와 미션들이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게임 플레이 내내 계속해서 치고 들어온다.

 

SNS '쿡스타', 도감 콘텐츠 '마린카', 게임 속에서 즐기는 미니게임, 파밍에 의미를 더해주는 납품 콘텐츠 '에코워쳐', 포토스팟에서의 사진 촬영 등 즐길 거리가 다채롭다.

 

이 콘텐츠들은 각기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데이브 더 다이버'라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감초 역할을 한다.

 








 

또 접근하기 쉽고, 재기발랄하고, 너무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한 게임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 게임을 플레이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며 이를 통해 캐릭터들의 매력도 한껏 느껴볼 수 있다. 특히 '더프'나 '반쵸'가 등장하는 화려한 연출을 통해 개발팀이 의도한 게임의 무게감을 가늠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점이 있다. 바로 사운드다. 이동 시 소리, 다이빙 장비로 숨을 쉬는 소리 등 물 속이라는 점을 고려한 각종 SFX는 매우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다.

 

또 일찌감치 완성된 것으로 보이는 메인 테마 음악은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는 꼭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쓰고 게임을 플레이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민트로켓의 성공적인 첫 발사, 그리고 그 이후를 기대하며

넥슨은 201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체질개선을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다. 혁신을 위한 시도의 대표적인 예가 '돈슨의 역습'일 것이다.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과감한 넥슨의 이러한 모습에도 싸늘한 반응을 보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잘 풀릴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넥슨은 신작들의 과감한 서비스 종료, 조직개편 등을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보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한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론칭과 '데이브 더 다이버'까지 선보였다.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긴 시간이 걸렸다.

 



 

민트로켓의 핵심은 넥슨의 개발 DNA를 살리면서도 기존 개발 관습은 과감히 버리는 것에 있다. 게이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재미의 본질을 찾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자사의 '빅' IP가 아닌 신규 IP로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며, 작지만 개성적인 프로젝트로 혁신과 창의성을 추구한다.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얼리액세스와 테스트로 유저들의 피드백도 적극 수용한다.

 

그런 측면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이 민트로켓을 통해 이루어 내고자 하는 가치를 잘 지킨 타이틀이라고 호평할 수 있겠다. 한마디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이 시도하고 있는 '빅 & 리틀' 전략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타이틀이 됐다.

 








 

당연하게도 '데이브 더 다이버' 단 하나의 성공적인 출시만으로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민트로켓의 이번 첫 번째 발사가 변화의 시작이 될지, 혹은 반복되는 잔혹사의 시작점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데이브 더 다이버'에게 쏟아지는 호평은 게임의 높은 완성도가 큰 이유겠지만, 게이머들이 거는 기대와 응원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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