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스토리텔링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 제시한 'The Blood of Dawnwalker', 단점 있지만 장점 더 큰 수작

등록일 2026년09월07일 10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Rebel Wolves에서 개발한 신작 3인칭 오픈월드 액션 RPG 'The Blood of Dawnwalker'를 한국어화 출시했기에 플레이해 봤다. '위쳐' 개발진이 참여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The Blood of Dawnwalker'는 14세기 중세 유럽, 흑사병이 휩쓸고 지나간 시점에서 부패한 봉건 영주들을 전복시킨 뱀파이어들이 지배계층이 되어 주기적으로 인간의 피를 징수하는 미사를 거행하는 세계관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이 왜 '던워커' -낮에는 인간으로, 밤에는 뱀파이어로 사는 특이개체- 가 되었는지 설명해주는 초반 튜토리얼 구간을 지나면 게임 전체의 목적 -인질로 잡혀간 가족을 구하는- 과 30일의 시간제한이 주어지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장대하고 긴박한 스토리를 담아내는 데에 적합하지 않은 오픈월드 스타일 게임에 그런 스토리를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개발진의 고민이 담긴 게임이다.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는데 낚시를 하고 캠핑을 하고 구석구석 탐험하고 서브 퀘스트를 하며 시간을 끄는 게임들에서 '이게 말이 되냐'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 게임을 꼭 해봐야할 것이다.

 

'The Blood of Dawnwalker'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The Blood of Dawnwalker', 어떤 게임인가
앞서 언급했듯 '던워커'가 된 주인공이 30일 안에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그린 3인칭 오픈월드 액션 RPG이다.

 

주인공은 낮에는 인간 형태로 검술과 주술을 쓸 수 있고, 밤에는 뱀파이어 형태로 뱀파이어 능력과 검술을 쓸 수 있다. 기본적으로 뱀파이어 쪽이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주술 쪽의 신묘한(...) 스킬들로 낮에만 해결 할 수 있는 사건들도 가득하다.

 



 

인간 형태에서는 근거를 수집하고 적당한 선택지를 골라 유혈사태 없이 대화를 통해 퀘스트를 해결하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제작진의 경력이 경력인지라 퀘스트 해결에 꽤 자유도가 있는 편이며 어떻게 진행되어도 퀘스트가 꼬이지 않고 진행되니 안심하고 본인의 스타일대로 진행해 보자.

 

뱀파이어 형태에서는 전투 유지력도 높고 강력한데다 인간이 할 수 없는 특별한 동작 -짧은 거리를 뛰어넘는다거나 벽을 수직으로 걷는다거나- 을 할 수 있어 이쪽 나름의 독특한 방식으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인간형일 때는 한참 고생해서 뚫어야 하는 길을 건물 뒷벽을 타고 바로 목표지점으로 도달한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게임에서 유저가 '선택해서' 개입하는 행동은 거의 대부분 시간의 흐름을 가진다. 잡혀가는 사람을 구해준다거나 NPC를 도와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심지어 스킬을 '익히는 것'도 대부분 시간이 소비된다.

 



 

필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개입 가능한 사건의 수는 사용 가능한 시간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택과 집중' 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이자 오픈월드에서의 스토리 긴장감 유지를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


단순 이동이나 필드에서의 사소한 전투, 채집이나 빠른 이동 지점 개방 같은 행동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맵을 쭉 돌면서 해결해야 할 상황을 파악 한 다음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해 퀘스트, 파밍, 전투를 취사선택해 진행해야 한자.

 

전투의 기본은 상/하/좌/우 4방향 공격과 방어인데, L스틱으로 방향을 지정하면서 공격하면 해당 방향으로 칼질(혹은 손톱질(!))을 한다. 같은 방향으로만 계속 공격하면 상대가 방향에 맞게 가드하니 주의하자... 는 이야기가 정확히 유저에게도 적용된다. 적의 상/하/좌/우 공격에 맞춰 스틱을 움직이면서 가드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 '가드 불가' 공격이 들어오는데 회피로 대응해야 한다.

 



 

말만 들으면 엄청 복잡해 보이겠지만 생각보다 금방 적응할 수 있다. 가드를 '해야 하는' 순간에만 방향이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시작하기 전부터 표시를 해 주기 때문에 방향을 보고 미리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두 방향에서 공격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보고 막고 한대 치고, 보고 막고 한대 치고 리듬게임처럼 반복하는 느낌이 꽤 상쾌하다. 전투의 느낌만 따지면 비슷한 게임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나 '스파이더맨' 쪽에 가깝지 않을까.

 

참고로 최고 난이도를 선택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액션에 자신이 있다거나 '빡센 전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노멀 난이도 정도로 진행하자.

 

잘 구현된 중세 세계, 선택과 집중을 하게 만드는 시스템과 잘 구현된 퀘스트
낮과 밤은 전투도 퀘스트 진행도 확연하게 다른데 거의 완벽하게 양쪽을 조화시켜서 같은 이야기를 어느 쪽에서 진행해도 진행이 이어지면서 유저가 본인의 선택에 맞춰 '고유의'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선도 악도 아닌 애매한 회색 라인에 걸친 주인공과 NPC와 '적,.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정답이면서 정답이 없는 미묘하지만 선택의 무게는 느껴지는 퀘스트라인이 잘 구현돼 있다.

 

'중세' 가 딱 게임에 필요한 만큼 구현되어 정말 중세 흑사병 아포칼립스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추체험 요소도 장점.

 



 

집중해서 실수없이 차근차근 대응하면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투도 훌륭했는데, 물론 이쪽도 정직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은 초반부 한정이고 스킬포인트가 쌓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전투 난이도가 확 내려간다. 이것은 또 스토리 설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요소가 된다. 이 정도는 강해져야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시간 제한과 선택이라는 시스템 그 자체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오픈월드 RPG라고 해서 아무튼 비슷하든 만든 콘텐츠만 잔뜩 맵에 구겨넣으면 되는 것인가? 아니면 듬성듬성해서 맵의 의미가 없어지더라도 퀘스트의 깊이만 주면 되는 것인가... 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라면 정말 획기적인 발상이다.

 

만듬새가 완벽하지는 않다, 고어 요소도 경우에 따라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것
단점을 꼽자면 조작감을 먼저 언급해야할 것 같다. 전투도, 이동도... ...어디서 많이 본 '그 게임' 이 자꾸 생각나는데 정말 쉽지 않다. 물론 구현된 중세 검술은 굉장히 볼만하고 저스트 가드나 공격 모션도 좋은데... 경사면이나 구석에 몰렸을 때 시점과 타켓고정과 회피판정 등이 겹치면서 상당히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동 중에 멈추면 한걸음 더 가서 움찔 하는 '전통' 은 덤이다.

 

그래픽도 아쉬움이 조금 남는데, 품질 위주면 30프레임 상태로 저스트 가드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성능 위주는... 미리 말해두는데 게임 시작과 동시에 피사계 심도 옵션을 끄도록 하자.

 

그것과 별개로 광원이 깨진다거나 팝인 현상이나... 조금 멀리 있는 타깃이 움직이는 모션은 굉장히 신기하게 구현되는 것도 볼 수 있는데... 그래픽에 너무 크게 기대하지 말고 적당히 적응해서 플레이하도록 하자.

 



 

캐릭터의 '생김새' 나 '모션' 쪽에서 이야기가 조금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생김새는 과하게 현실적인 쪽으로, 모션은 반대로 기괴한 쪽으로. 물론 모션 쪽은 초반에만 조금 눈에 걸리고 익숙해지면 적응되는 편이었다.

 

그리고 '고어' 요소. 뱀파이어가 나오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요소이지만 연출 자체가 공포/호러/고어 쪽을 노리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되어 있다. 게임이 그냥 '빨간'색 그 자체인 느낌. 노약자 및 심약자는 게임 플레이를 보기만 해도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주인공 캐릭터도 그 '무서움'을 주는 쪽이기에...

 



 

시간제한이라는 시스템 자체는 리뷰어와 기자의 마음에 드는 시스템이었는데, 당연히 호오가 갈리는 요소가 될 것이다. '마음대로' 고를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마음대로' 하고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으로... 퀘스트에 자유도와 깊이를 주기 위해 게임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고정시켜 둔 이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플레이하는 유저의 몫이자 개발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첫 작품으로는 합격점 이상의 좋은 결과물, 개발사 행보가 기대된다
점수를 매기자면 85점을 주면 될 것 같다. '맛'을 살린 전투, 어디까지 구현했는지 궁금할 정도의 깊이를 가진 퀘스트, 확실하게 선택해서 집중한 세계관 구현과 독특함. 다만 그것을 즐기기 위해 넘어서야 하는 조작감과 모션과 그래픽 등 진입장벽도 존재한다.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게임은 아니지만, 당신이 오픈월드 RPG 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생각해 봤거나, 기존 오픈월드 RPG의 '세계 멸망을 목전에 둔 주인공의 느긋함'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다면 이 게임은 꼭 경험해 봐야 할 하나의 해답이 될 것이다.

 



 

첫인상 -그래픽, 모션, 조작감, 캐릭터 조형 등-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본편에 들어가 몇가지 퀘스트를 진행하고 도전적인 전투 몇번을 거치고 난 뒤에는 첫인상이 완전히 사라지고 '집중해서 노력하면 어떻게든 넘을 수 있는 전투' 와 '내가 선택한 결과를 내가 짊어지고 하루하루 나아가는 진짜 스토리' 에 깊이 빠져들었다. 진입장벽과 선입견을 넘어서면 보이는 '오픈월드 RPG' 에 대한 제작진의 답안이 굉장히 흥미로운 게임이다.

 



 

'어떤 게임이냐' 고 묻는다면 '프린세스 메이커입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매일매일 일정을 짜서 행동하고 행동에 따라 무언가를 얻고 무언가를 잃으며, 그 매일이 하루하루 쌓여서 결과가 '조금은' 변화한다. 대부분의 일정이 '무사수행'인 프린세스 메이커라고 하면 딱 맞는 것 같다는 느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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