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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가 16일 자사 ESD '스팀'의 '스팀웍스' 가이드라인 문서를 업데이트 하고 카드 결제 대행사들의 기준에 맞춰 성인 전용 콘텐츠를 제한하겠다 밝힌데 이어, 17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인용 게임들을 대거 삭제하기 시작했다.
'스팀'은 불법적인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 출시를 허용하며 상대적으로 느슨한 가이드라인을 가진 플랫폼이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성인 게임들의 유통이 '스팀'을 통해 이루어지는 케이스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와 성인 게임 삭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향후에는 성인 게임들을 '스팀'에서 구매하거나 플레이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밸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스팀' 결제 처리 업체, 관련 카드 네트워크 및 은행, 또는 인터넷 네트워크 제공업체가 정한 규칙 및 기준을 위반할 수 있는 콘텐츠는 '스팀'에 게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특히 특정 유형의 성인 전용 콘텐츠가 여기에 포함된다며 성인 게임을 정확히 지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의 추가, 성인 게임의 대규모 삭제가 시작되는 것에 대해 과거 성인 사이트 '폰허브'와 일본 동인 및 성인 콘텐츠 판매 플랫폼 'DLsite'의 카드 결제 제한 사례와 같다고 보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와 결제 대행사가 자신들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배후에서 압박을 넣자 밸브가 이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밸브는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와 성인 게임 삭제에 대한 입장이나 삭제되는 게임들의 기준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또 카드사는 개별 콘텐츠에 대한 가치 판단을 자신들이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편, 2020년 뉴욕타임스는 '폰허브'에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의 불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비자,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들은 자사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전면 금지했다. 일본의 동인 및 성인 콘텐츠 판매 플랫폼 'DLsite'에도 2024년 동일한 카드 결제 금지 정책이 적용되어 JCB 카드 등의 우회 결제 루트가 권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성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에 대한 결제 제한 등의 제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 법원과 정부가 미성년자들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들의 유통과 확산을 방임한 책임을 카드사에게도 묻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외신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가 '은밀한 검열자(financial censors)'가 되었으며,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결제 수단과 콘텐츠가 감소하면 '스팀' 생태계에 악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밸브가 이러한 압박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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