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네오위즈 'P의 거짓' 데모, 소울라이크 문법의 해석과 변주

등록일 2023년06월10일 09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 하반기 다양한 신작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크게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 하면 'P의 거짓'이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블러드본'과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를 정말 재미있게 했던 만큼 첫 공개 당시부터 국내 게임사가 만든 정통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컸다.

 


 

'지스타 2022' 출전과 포커스 그룹 테스트, 그리고 이번 데모 버전 공개까지 외부에서 바라보는 개발 및 론칭 과정은 돌 다리를 두들겨 건너 가듯 조심스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개발팀의 개발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특히나 공식 석상에서의 최지원 총괄 디렉터의 포부와 발언들은 국내 개발자들이 잘 보여주지 않는 흔치 않은 모습이었기에 인상적이었던 기억이다. 게임의 완성도나 목표, 포부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보수적인 답변을 하는 것과 달리 그는 완성도에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곤 했다.

 

출시일을 9월 19일로 확정한 시점에서의 데모 공개 또한 개발사의 게임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데모 공개에 앞서서도 최지원 총괄 디렉터를 비롯한 개발팀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 그리고 뚝심 있는 모습과 개발 철학, 소울라이크 장르에 대한 높은 팬심과 이해도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행보를 보며 개인적으로는 '과연 어느 정도이길래?' 라는 궁금증이 가장 컸다. 국내에서의 콘솔 게임 개발은 흔치 않고, 실제 결과물을 내놓은 곳도 그리 많지 않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준의 완성도인 경우는 더더욱 적었기 때문이다.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해석, 그리고 변주

그렇다면 이러한 개발팀의 팬심과 개발 철학 그리고 높은 이해도를 어떻게 게임에 녹여내느냐, 또 'P의 거짓'만의 매력 포인트를 갖추고 있느냐가 개발팀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일 것이다.

 

룩앤필과 대략적인 시스템 정도만을 알 수 있었던 '지스타 2022'에서의 짧은 체험과 달리, 이번 데모는 약 3~4시간 가량의 분량(소울라이크에 익숙하다면 1~2시간 내외)으로 보다 여유롭게 즐기며 개발팀이 의도한 게임성과 차별화 포인트, 그리고 콘텐츠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약 5시간 가량 진득하게 즐겨본 'P의 거짓'은 전투, 비주얼, 핵심 시스템 등 '소울라이크' 장르의 보편적이고 기본이 되는 문법들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무기 조합과 '페이블 아츠', '리전 암' 등'을 통해 유사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 게임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지스타 2022'에서 잠깐 즐겼을 때도 느낀 바이지만 데모에서 경험한 게임성은 뛰어나다. 호평을 받은 좋은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개발팀의 '소울라이크'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해석, 그리고 변주가 더해진 형태다.

 

장르적 문법을 지키면서도 차별화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사실 정말 어렵다. 일종의 외줄타기라고 할 수 있다. 과도하게 문법을 지키면 특색이 사라지고, 반대로 과도하게 차별화를 꾀하면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퇴색된다. 그런 측면에서 'P의 거짓'은 그 중간 지점을 잘 지키고 있는 편이다.

 








 

'소울라이크' 장르의 문법에 충실, 무기 조합으로 차별화 꾀했다

우선 '소울라이크'의 기본 문법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묵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호쾌한 '블러드본' 스타일의 액션은 '소울라이크' 장르를 선호하는 액션 게임 마니아들에게 어필한다.

 

묵직한 '다크소울'식의 공방이라기 보다는 템포가 빠르고 퍼펙트 가드의 중요성이 높아 '블러드본'에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가 적절히 녹아들었다는 느낌이다. 두 게임을 좋아했다면, 'P의 거짓'의 액션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액션 게임에 있어 중요한 이동과 공격, 공방의 핵심이 되는 회피와 가드 등의 조작감도 준수하다. (다만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에서 활용됐던 가드 스팸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응당 액션 게임이라면 갖춰야 할 요소와 기본기는 잘 갖추고 있다.

 








 

또 캐릭터의 성장보다는 플레이어의 성장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성도 잘 구현돼 있다. 보스를 비롯한 적들의 공격은 까다롭고 또 배치도 악랄하다. 여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반복 학습하며 마침내 극복하는 순간 느낄 수 있는 안도감과 희열은 당연하지만 '소울라이크'의 그것과 꼭 닮았다.

 

데모에서는 총 5종의 무기를 다뤄볼 수 있었다. 또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이 무기들은 각기 날과 손잡이 부위로 나뉘어져 있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확실하지 않으나 무기마다 퍼펙트 가드의 타이밍이 다소 다르게 느껴졌는데, 나는 이 때문에 게임 내내 손에 잘 맞는 대검 날을 주로 사용했다. 아마도 '페이블 아츠'를 포함해 무기의 선택과 다양한 조합의 시도라는 측면에서도 의도된 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날과 손잡이 조합에 따라 무기를 다루는 모션도 달라지며, 날과 손잡이 각각에 붙어 있는 '페이블 아츠'를 자신이 선호하는 형태로 조합할 수도 있다. 데모 버전에서는 극히 일부의 '페이블 아츠'만 볼 수 있었지만 본편에서는 준비된 것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처럼 조합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전투 스타일과 무기를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또 플레이 도중 막히는 구간이 생겼을 때 이런저런 조합을 시도해보고 돌파하는 재미도 있다.

 





 

'리전 암'부터 '거짓말' 시스템까지, 또 다른 요소들

'그라인더'의 존재는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메커니즘은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숫돌 갈기와 유사한데, 보스와의 전투 도중 적 모션과 스테미너, 체력을 신경 쓰며 내구도까지 관리해야 하니 다소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긴급 수리 키트를 활용하면 좀 낫고,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즐겼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리전 암'은 데모 버전에서 적을 타격하는 기본 '리전 암'과 적을 끌어당기는 '퍼펫 스트링' 두 종류만 사용해볼 수 있었다. 스토리 진행도에 따라 변형 내지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므로 향후 정식 버전에서는 보다 액션의 다양성을 크게 더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에르고'를 활용한 성장 시스템이나 '별바라기'의 메커니즘, 날이나 '쿼츠'를 모아 'P 기관'을 강화해 나가는 등의 요소들은 굳이 추가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 보너스 스탯을 제공하는 아뮬렛이나 방어 파츠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리전 암'과 마찬가지로 세팅의 다양성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P 기관'은 일종의 스킬트리 시스템이다. 슬롯에 '쿼츠'를 장착하면 효과가 활성화 되고, 하나의 그룹 안에 모든 슬롯을 활성화 시키면 그룹 고유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효과들은 공격, 생존 등 총 5가지로 나뉘어져 있으며 '차지 공격 그로기 공격력 강화', '페이탈 어택 공격력 강화', '가드리게인 회복 강화', '페이탈 어택 펄스전지 충전 강화' 등 소소하게 도움을 주는 형태로 구성됐다. 날과 손잡이 그리고 '페이블 아츠' 조합으로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정하고 'P기관'으로 보너스를 더하는 느낌이다.

 





 

데모 버전의 분량이 약 3~4시간인 관계로 게임의 중~후반부에 들어서야 더욱 빛을 볼 수 있을 무기 조합과 '페이블 아츠'의 취사선택, 크랭크를 사용하는 손잡이 개조, 플레이 스타일에 따른 'P기관' 조합 등 게임의 핵심 특징까지 완전히 파악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데모에 준비된 주요 퀘스트에서는 진행도에 따라 진실을 말할지, 혹은 거짓말을 할지 고르는 선택 시스템을 몇 차례 만나게 된다. 이 선택지 시스템의 경우에도 엔딩까지 플레이 해볼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던 만큼 이 시스템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까지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갈증과 의문 다소 풀린 데모 버전, 기다림이 후회 없을 완성도를 기대해본다

'지스타 2022'에서의 짧은 체험, 그리고 데모 버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두 차례 플레이 해보고 난 뒤 '대체 어느 정도길래?'라는 서문의 의문과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특히나 이전 '지스타 2022' 현장에서 플레이 해보고 나서 '이러한 퀄리티가 게임의 엔딩까지 유지될 수 있다면 준수한 판매량과 호평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평했는데, 데모 버전을 플레이 하고 나서도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데모 버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네오위즈와 라운드8스튜디오는 보여줄 수 있는 패를 거의 다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 그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몇몇 케이스를 제외하면 AAA급 게임들 조차 별도로 데모나 테스트를 선보이지 않고, 심지어 인게임 영상을 꽁꽁 숨기는 경우마저 있어 반갑게 느껴졌다.

 

다만 데모는 한정된, 특히나 전투와 초반부 스토리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을 얻을 수 있었기에 '갓겜이다' 라는 식의 확언과 평가는 잠시 유보하고자 한다. 출시 시기가 9월로 한 달 가량 연기됐는데 그 기다림이 후회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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