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키 판매 시작 네이버게임, '상생'인가 '골목상권' 위협인가

등록일 2014년08월13일 11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가 네이버게임(game.naver.com)을 통해 스팀 키 판매에 나섰다.

네이버는 2012년부터 자체 플랫폼을 통해 패키지 게임을 판매, 서비스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스팀 키 판매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유저들은 네이버게임에서 디지털 코드(키)를 구입해 밸브의 글로벌 PC 게임플랫폼 '스팀'에 입력해 게임을 다운로드해 즐길 수 있다.

사실 네이버는 2013년부터 스팀키 판매에 뛰어들 방침을 굳혔지만 실제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 이유는 파트너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개발사, 퍼블리셔들과의 연결고리가 없던 네이버는 국내 콘솔, PC 패키지게임 퍼블리셔들과 협력해 게임 수급에 나서려 했지만 네이버가 (게임)동네상권을 위협한다는 인식 때문에 공룡 네이버와 협력하려는 업체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네이버는 스팀키 판매를 앞두고 이미 스팀키 판매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은 물론이고 주요 콘솔, PC 패키지게임 퍼블리셔들과 두루 접촉했지만 결국 파트너로 나선 회사는 없었다. 네이버가 초기 라인업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한 업체는 '테이크투' 뿐으로, 사실 테이크투는 2012년 네이버게임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네이버와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다.

결국 지난 11일 시작된 네이버게임 스팀키 판매 라인업을 보면 '맥스페인', '바이오쇼크', '보더랜드' 등 테이크투의 게임만으로 채워졌다. 테이크투코리아의 협력 하에 테이크투의 게임들로 일단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향후 'GTA5' 등 테이크투가 출시할 대작들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테이크투의 게임만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다른 업체들의 게임, 인디게임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사업'으로 성장해 수익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네이버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업계 여론이 그리 좋지 않았다. 2014년 초 만난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대형마트가 규모도 얼마 안되는 작은 시장 먹자고 동네에 지점내는 느낌"이라며 "우리는 물론이고 다른 퍼블리셔 중에서도 협력하려는 회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퍼블리셔들 역시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네이버게임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이상 국내 최대 인터넷공룡인 네이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서로를 이용할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연초 네이버게임과 협력할 회사가 없을 것이라던 퍼블리셔 관계자도 11일 다시 연락을 취하자 "네이버게임을 통해 패키지 게임을 알리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면 좋은 관계를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게임을 일단 만나보고 어떤 관계를 맺을지 검토해봐야할 것 같다"는, 조금은 바뀐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그 동안 테이크투의 패키지 게임을 국내에 유통해 온 퍼블리셔가 에이치투인터렉티브였던 탓에 네이버게임 초기 라인업이 테이크투의 게임만으로 채워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에이치투인터렉티브와 다이렉트게임즈가 네이버게임의 파트너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게임포커스 취재 결과 에이치투인터렉티브는 네이버게임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룡이 행동에 나서며 패키지 게임 생태계가 요동치고 있다. 좋든 싫든 변화는 찾아올 것이고, 그 변화가 게이머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찾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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