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WFS '헤븐 번즈 레드', 타 서브컬처 게임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

등록일 2023년02월22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라이트 플라이어 스튜디오(Wright Flyer Studios, WFS)와 Key가 함께 개발한 '헤븐 번즈 레드'가 10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헤븐 번즈 레드'는 '어나더에덴'으로 국내에서 이미 잘 알려진 WFS, 그리고 시나리오 라이터 마에다 준이 속해있는 Key가 협업해 탄생한 타이틀. 이미 일본 현지에서는 1년여 전 서비스를 시작, 최근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들과 다른 독특한 매력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WFS는 일찌감치 국내 서비스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헤번 레드 정보국' 등의 공식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의 '스킨십'을 이어왔다. 심지어 출시 이후에도 2주에 1회 일정으로 생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히는 등 최근 게이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 측면에서도 노력을 기울이며 공을 많이 들이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양사의 이러한 정성과 진심이 통했는지 '헤븐 번즈 레드'는 입소문을 타고 17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원신' 등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들이 자리를 잡고 각축전을 벌이는 전장에서 서비스 초기 준수한 성적을 냈다는 것이 인상깊다.

 

직접 즐겨본 '헤븐 번즈 레드'는 마에다 준 특유의 밀도 높은 스토리와 연출, 특색 있는 비주얼과 '미래시' 없는 콘텐츠의 제공, '스팀'을 통한 멀티플랫폼 서비스, 타 유저들과의 상호작용 및 멀티 콘텐츠의 완전한 배제 등 그동안 모바일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들이 독특하다고 느낄 법한 포인트들을 두루 갖춘 게임이었다. 일본식 '보케' & '츳코미' 만담에 대한 내성(?)이 있다면, 그리고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한 번 '찍먹'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에다 준', '보케' & '츳코미' 만담과 몰입감 높은 스토리

우선 가장 먼저 '헤븐 번즈 레드'의 특징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마에다 준 특유의 '보케' & '츳코미' 만담과 스토리다. 더불어 스토리가 핵심인 게임을 지향하는 만큼 다양한 분기, 캐릭터들 간의 관계에 따른 대사의 차이에 개발 역량을 집중한 티가 나며 이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사실 세계관이나 설정은 여타 미소녀 게임이나 서브컬처 게임, 또는 라이트노벨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것들이다. '이능력으로 미지의 적에 대항하는 10대 학생들의 이야기'라는 소재는 한편으로는 상당히 낡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클래식'이나 '클리셰'는 낡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성공 공식이다. 그리고 비슷한 소재라고 해도 이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연출하고 풀어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인기 라이트 노벨, 비주얼 노벨, 서브컬처 게임들에 대한 높은 수요가 이를 증명한다.

 

'헤븐 번즈 레드'의 작중 인류는 '캔서'라 불리우는 미지의 적에 의해 절멸의 위기에 빠져있다. 인류는 '캔서'에 대항하기 위해 특수 무기 '세라프' 개발하고, 이를 다룰 수 있는 학생들로 구성된 '세라프 부대'를 창설했다. 그리고 게임에서는 메인 주인공인 '카야모리 루카'를 중심으로 한 부대원들의 이야기와 성장을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헤븐 번즈 레드'의 다소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소재는 서브컬처 콘텐츠를 자주 접한 이라면 어려움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 및 세계관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게임의 메인 스토리 'Day 0'도 마무리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여러모로 서브컬처 콘텐츠에 대한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이 설정 및 세계관을 마에다 준의 만담 스타일로 전개 및 연출하는 만큼 그 진입장벽(?)은 보다 높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마에다 준의 스타일이 현재 시점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기서 강점으로 분류한 이유는, 다소 고전적이지만 오히려 최근 서비스 되고 있는 서브컬처 게임들의 공식과는 달라 색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스타일의 문장 구성이나 스토리, 연출이었다면 (또는 퀄리티가 부족했다면) 화제성이 확연히 떨어졌을 것 같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점이 있다. 중요하니 한번 더 적자면 일본식 '보케' & '츳코미' 만담에 내성이 없다면 이 게임을 플레이 하기 상당히 괴로울 것이다.

 





 

몰입감과 애정을 만들어 내는 방법, 정성 가득한 풀 더빙

'헤븐 번즈 레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풀 더빙이라는 점이다. 즉, '헤븐 번즈 레드'는 높은 밀도와 몰입감을 제공하는 스토리, 캐릭터 및 게임에 애정을 갖도록 하는 음성 풀 더빙이라는 서브컬처 게임으로서의 큰 두 가지 강점을 모두 지니고 있는 셈이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중요한 서브컬처 게임에서의 더빙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많은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략이고 또 그만큼 잘 통한다. 사실상 서브컬처 게임의 공식이자 정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더빙을 단순한 게임의 한 요소로만 볼 수 없다.

 

사실 더빙은 게임 개발에 있어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하지만 서브컬처 게임들에서 더빙을 반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결국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과 게임 및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의 상승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공식을 '헤븐 번즈 레드'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스토리 진행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할 때마다 선택지와 대사가 모두 다르다

 

'캐릭터'를 어필하는 게임에 있어 이 더빙은 보다 캐릭터를 캐릭터답게 만들어주는 중요 요소이기도 하다. 전통의 고전 '미연시'부터 최근 서비스 되는 다수의 서브컬처 게임들에서 적극적으로 캐릭터에 어울리는 성우를 섭외하고 '타이틀 콜'부터 주요 대사까지 신경 써서 녹음하는 이유다. 당연히 캐릭터들은 화면 속(?)에 존재하지만,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헤븐 번즈 레드'의 더빙은 군더더기 없이 훌륭하다. 다양한 세부 선택지들과 '교류 스토리'까지도 모두 더빙되어 있어 상당히 놀라웠다. 특히나 '보케' & '츳코미' 만담을 주로 담당하는 '카야모리 루카'와 '이즈미 유키', 특히 '유키' 성우의 열연이 매우 돋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약 50여 명의 성우진을 활용했다고 하는데, 일부 서브컬처 게임에서 중복 캐스팅으로 아쉬웠던 것을 생각해보면 성우 중복 캐스팅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까다롭지만 독특하지는 않은 전투, 그리고 그 외 포인트들

전투와 성장 요소를 포함한 RPG 장르의 문법 측면에서는, 정통 턴제 JRPG 스타일로 손이 많이 가지만 크게 특별하다고 하기 어렵다.

 

'헤븐 번즈 레드'의 콘텐츠들은 적정 전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난이도가 다소 어려운 편에 속하며,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묘수 풀이를 하듯 즐길 수 있어 깊이는 있는 편이지만 '헤븐 번즈 레드'만의 강점이자 특징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앞서 언급한 '헤븐 번즈 레드'의 두 가지 강점이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에 이러한 약점은 매우 작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강점과 약점 외에, 독특하다고 느껴질 포인트가 몇 가지 더 있다. 우선 PC 클라이언트를 별도로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부 모바일게임들이 이미 PC 클라이언트를 함께 제공하지만, '스팀'에 별도로 입점해 서비스 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접근성 측면에서 호평하고 싶다. (물론 결제는 별개의 얘기다.)

 

WFS의 '어나더에덴'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경쟁형 콘텐츠나 타 유저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요소가 없다는 점도 특이 사항이다. '헤븐 번즈 레드'는 그 흔한 타 유저와의 PVP나 길드 기능, 친구 기능 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급하게 즐길 필요 없이 자신의 페이스 대로 플레이 하면 된다.

 

더불어 일명 '미래시'가 없는, 완벽하게 모든 서버가 동일한 콘텐츠를 동시에 플레이 하게 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본 서비스가 1년 가량 먼저 시작되었지만, 말 그대로 '서버'만 다를 뿐 어떤 서버에서 언제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현재 준비되어 있는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직접 즐겨본 '헤븐 번즈 레드'는 일본에서 여러 차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또 호평을 받은 이유가 납득되는 게임이었다.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보케' & '츳코미' 만담 등이 보편적이지 않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오히려 이것을 포함해 타 게임과는 다른 '헤븐 번즈 레드'만의 특색이 있다고 느꼈다.

 

비주얼 노벨이나 라이트 노벨을 좋아한다면, 오랜만에 돌아온 마에다 준의 이야기를 감상하고 싶다면, 특히 뛰어난 완성도의 스토리 게임을 찾고 있다면 소소하고 느긋하게 플레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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