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있는데... 아쉬움 크게 남긴 '포스포큰'

등록일 2023년02월10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액션 어드벤쳐 게임 '포스포큰'을 클리어했다. 출시가 연기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근래 출시를 연기하고 완성도를 올려 나오는 게임들이 있었기에 비슷하게 좋은 결과물을 기대했던 작품이다.

 

결론부터 적자면, 기대가 컸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그래픽, 전투, 필드 연출 등에 감탄하다 스토리 전개와 연출, 어색한 움직임, 그리고 캐릭터 성격 묘사 등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게임이었다.

 



 

여러 모로 포텐셜이 굉장히 높은 게임이고 좋은 소재들을 잘 넣어뒀는데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게임 내 수집, 마법 강화 등 즐길거리를 모두 끝낸 시점에서 게임에 대해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첫인상, 주인공에게 지나치게 많은 설정이 붙어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현대 뉴욕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고아 전과자 홈리스 여성이 현실에 절망한 상황에서 이세계로 가게 되는, 친숙한(?) 설정이 펼쳐진다.

 



 

주인공에게 너무 과한 설정을 붙인 것 아닌가 했는데, 뒤로 가면 이런 환경 하에서 좌절하고 염세적, 소극적으로 행동하던 주인공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고 행동에 나서는 장치로 넣어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제는 그 과정을 매끄럽고 설득력있게 그려내지 못하니 실망을 준다는 것으로, 이 부분이 해외에서의 조금은 가혹한 평가의 주요 원인이 된 것 아닐까 싶다.

 



 

뉴욕에서의 짧은 현실 이야기를 보고 이세계로 가면 갑자기 거대 드래곤과의 대결이 펼쳐진다. 드래곤과 싸우고 도망치고 하며 넘어간 이세계가 어떤 세계이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조금씩 파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변해가는 모습과 주인공을 이끄는 손목 장신구(주인공은 수갑이라 부른다)의 티키타카가 초반 게임에 몰입시키는 매력 포인트였어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주인공의 성격 묘사나 행동이 매력적이지 않고 대화도 그리 흥미롭지 않다. 스토리 전개도 급전개의 연속이다.

 

재미있는 전투와 이동, 그리고 미려한 그래픽
포스포큰의 최대 매력은 전투와 이동이라는 데 아마 많은 게이머가 동의할 것 같다.

 



 

'소울 새크리파이스'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마법 속성을 바꿔가며 원거리 전투부터 근접전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전투는 꽤 매력적이다. 회피와 반격, 게이지를 모아 사용하는 필살기까지 액션이 시원시원하면서 빠르고, 크고 강한 적과의 박진감넘치는 전투부터 떼로 나오는 적과 대적하는 집단전투까지 다양한 상황을 제공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추체험하는 형태로 특정 상황 하에서의 전투도 수십가지를 제공하는데, 이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이다.

 



 

이동은 시원시원하고 빠른데 문제라면 맵이 너무 넓고 이동 기술 상당수가 그 넓은 맵 구석구석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를 어느 정도 진행해야 갈 수 있는 곳에 부유 등 주요 이동기가 배치되어 후반에나 배울 수 있다.

 

플레이하며 자꾸만 생기는 의문점
'포스포큰'을 플레이하고 있으면 자꾸 '왜 이렇게 만들었지', '왜 이렇게 묘사했지', '왜 이렇게 구성했지' 같은 의문이 꼬리를 문다.

 



 

광활한 세계를 만들어 뒀지만 스토리를 클리어하고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해도 그 맵의 1/5도 돌아보지 못한 채 게임이 끝나 버린다. 넓은 공간에 구석구석 배치된 아카이브나 강적, 보물상자를 하나하나 체크해 지워나가는 게 재미있기는 한데, 너무 넓고 많다. 보물상자에는 흔한 재료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보물상자를 여는 재미가 적고 열어도 인벤토리에 가득한 재료라 못 먹는 경우가 빈번하다.

 



 

캐릭터 묘사, 설정도 끝까지 하고 나면 더 '왜'가 생기고, 스토리 묘사는 더더욱 그렇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설정을 조금씩 풀다가 후반부에 30분 가량 설명만 죽 해주고 넘어가는 식으로 처리했는데,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후반부의 스토리 설명은 '포스포큰'에 비하면 아주 잘 묘사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토리에 분기를 넣어두긴 했는데 큰 의미가 없고 왜 여기서 선택지를 줄까 라는 느낌만 받았다. 스퀘어에닉스는 대작 타이틀의 스토리 묘사에 대해 깊은 고민과 반성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게임이 완전 꽝이냐면, 그건 아니야
'포스포큰'에 대해 완전히 엉망인, 할 가치가 없는 게임이라는 가혹한 비난도 나오고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다. 아쉽고 못 만든 부분이 많지만 좋은 점도 있는 게임이다.

NPC의 정면 특정 지점에서만 말을 걸 수 있다는 것에 화가 나지만 고양이가 가득한 휴식공간에서 고양이를 안고 잠들며 그래도 괜찮잖아 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재미있는 전투와 이동, 스토리를 중시하지 않는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말 무수히 많은 보물상자와 수집거리를 제공해 맵의 점을 지워나가는 데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에게도 추천할만 하다. 70점도 못 받을 게임은 아니며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에 따라 75점은 줘도 될 게임이다.

 



 

그렇다. 고양이.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고양이이다. 서브 퀘스트의 반 정도는 고양이를 따라다니는 퀘스트이며, 고양이 20마리를 수집하는 게 메인 목적 중 하나(?)이다.

 

고양이들이 휴식처를 가득 메워 벽을 긁어대고 자고있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침대에서 고양이를 안고 자는 모습에 기분이 풀리는 고양이 애호가라면 그래도 할만했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플레이타임은 스토리만 본다면 20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고, 수집과 마법 강화를 생각하면 50시간은 필요하다. 기자는 천천히 플레이해서 60시간 정도 걸렸다.

 



 

끝내고 나서 생각해 봐도 포텐셜이 대단한 게임인데 개별 요소를 엉성하게 만들고 제대로 엮지도 못한 느낌이다. '파이널판타지15'에서 느꼈던 아쉬움과 비슷한데 그때보다는 좀 나아졌다고 해야 할까, 전혀 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너무 조금 성장했다.

 

스퀘어에닉스에서는 시급히 스토리 묘사, 전체적 구성, 연출 등 대작 액션 어드벤쳐, 롤플레잉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를 제대로 만드는 프로세스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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