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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넥슨 '아크 레이더스'와 中 '덕코프', 익스트랙션 장르의 대중화에 대해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다

2025년11월27일 11시25분
게임포커스 김성렬 기자 (azoth@gamefocus.co.kr)

 

음악, 패션, 요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행은 돌고 돈다. 여기에서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소울라이크, 로그라이크 덱 빌딩, 배틀로얄까지 최근 몇 년 사이 유행하는 게임 장르는 굵직한 흐름을 따라 줄곧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PC & 콘솔 플랫폼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장르는 다름 아닌 익스트랙션이다.

 

수많은 익스트랙션 게임들이 다양한 변주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며 출시됐지만 그중 성공한 타이틀은 정말 손에 꼽는다. 진입장벽이 높고 하드코어 하다는 장르 특성, 그리고 대중적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은 이용자 층을 보유한 장르라는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전반적인 완성도가 미흡했거나, 너무 급격한 변화를 추구했거나,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그냥 인기 장르니까' 별다른 인사이트 없이 개발 했거나… 실패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익스트랙션 장르를 표방하며 출시된 게임 중에서도 명확히 성공작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이하 덕코프)'와 '아크 레이더스'는 무엇이 달랐을까? 이 게임들은 어떻게 판매량 수백만 장, 동시 접속자 수십만 명을 기록하면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까? 각각의 차별화 포인트와 성공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단순 패러디 게임이 아니다, 틈새 시장을 노린 '덕코프'

중국 소규모 개발사인 팀소다의 '덕코프'는 이름에서부터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이하 타르코프)'를 패러디한 게임이다. '타르코프'의 큰 틀과 핵심 게임성은 거의 유사하게 계승하되, 여러 다른 형태의 변주를 통해 차별화와 진입장벽 완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3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나 또한 도전과제 100%, 플레이 타임 55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즐겁게 플레이 했다.)

 


 

우선 '덕코프'는 싱글 플레이만 존재하는 PVE 게임이다. PVP, 즉 다른 이용자들과의 만남이나 대결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 우선 어필하는 면이 있다. 대다수의 익스트랙션 게임들이 PvPvE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인트로에서는 붕괴 직전에 이르게 된 행성을 탈출해야 한다는 간단명료한 목표가 제시되며,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오리'가 되어 여러 퀘스트를 수행하고 장비와 설계도 등을 모아가며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미 '타르코프'를 플레이 해본 이용자라면 게임 내 존재하는 시스템이나 구조, 퀘스트 방식 등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바로 눈치챌 수 있고, 적응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이점은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1인칭과 3인칭이 많은 익스트랙션 장르이지만 '덕코프'는 탑뷰를 채택했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에 용이하고 훨씬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기의 수직 및 수평 반동이나 힙파이어 및 조준 사격의 탄퍼짐 차이, 사운드 플레이까지 슈팅 게임에 꽤나 충실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슈팅 게임들에 비해 적응하기에 수월하고 쉽다는 것 그 자체가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난이도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파밍부터 극한, 광폭화, 내가 직접 적의 체력이나 피해량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커스텀까지 지원한다. 심지어 광폭화 난이도가 아니라면 언제든 난이도를 변경할 수도 있다. 기존에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즐겨 하는 이용자는 물론이고 익스트랙션 장르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까지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광폭화 난이도를 제외하면 사망 시 모든 아이템을 즉시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실물' 형태로 맵에 남아 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 거부감이 적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오리'라는 캐릭터, 이와 반대로 파고들수록 느껴지는 깊이 있는 게임성과 상당한 수준의 분량, 상대적으로 가볍게 입문할 수 있는 싼 가격, 모드 친화적인 개발사의 정책까지 여러 요소들이 '덕코프'의 흥행 돌풍에 힘을 보탰다. 단순히 패러디 게임으로 치부하기에는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덕코프'를 아우르는 시스템과 요소들은 기존 익스트랙션 장르의 게임들이 하드코어하고 난해하면서도 어려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된다. 이를 통해 유행하는 장르인 익스트랙션에 관심은 있지만 플레이 하기에는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을 대거 흡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료 로드아웃은 '뉴비'들의 친구, '아크 레이더스'

그렇다면 '아크 레이더스'는 어떨까? '아크 레이더스'는 '덕코프' 보다는 조금 더 본격적이고 진지하게 익스트랙션 장르를 즐기고 싶지만, '타르코프'는 너무 하드코어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용자들에게 딱 적합한 정도의 무게감을 갖고 있는 익스트랙션 슈터다.

 


 

우선 '아크 레이더스'는 3인칭 시점을 채택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특히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플레이 해봤을 '배틀그라운드'의 그 3인칭 시점인 만큼 부담 없이 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총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타르코프'처럼 극단적으로 TTK가 짧지 않다는 점도 포인트다.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 포인트, 그리고 진입장벽 완화의 핵심 축은 바로 무료 로드아웃이다. 일반적으로 익스트랙션 게임들은 자신의 장비들을 가지고 나가게 된다. 이때 인게임에서 사망하게 되면 보유한 아이템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허무감이 밀려오며 게임을 그만 두고 싶어지는 부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크 레이더스'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경험을 무료 로드아웃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무료 로드아웃은 별도의 횟수 제한이나 쿨타임이 없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무장을 무료로 갖춘 채로 언제든 지상에 나갈 수 있다. 어차피 무료이기 때문에 죽더라도 다음 판을 기약하면서 웃으며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고, 손해 보는 것도 없기 때문에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장비가 곧 자산이고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목표가 되는 익스트랙션 장르 특성상 이 무료 로드아웃이 가지는 강점은 곧 '아크 레이더스'의 강점, 즉 진입장벽의 완화가 된다.

 



 

무료 로드아웃과 함께 생각 외로 크지 않은 가방 슬롯으로 인한 '회전율'의 상승과 교전 필요도 감소, 감정 표현 'Don't Shoot!(쏘지 마!)'를 활용하는 일명 '돈슛' 문화, 강력한 '아크'들의 존재가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게임 흐름도 초보 이용자들의 접근성 강화, 진입 장벽 완화에 도움을 주는 요소들이다.

 

이 '돈슛'의 경우 '아크 레이더스'의 독특한 문화다. 솔로 플레이의 경우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재료를 모으는 이들이 많은데, 이때 대부분 '쏘지 마!' 감정 표현으로 '나는 당신과 싸울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치곤 한다. 초보일 때는 교전을 되도록 피하는 편이 좋고 교전 한번, 생환 한번이 창고의 아이템들을 날리느냐 아니냐를 가르기 때문에 게임 내에 이런 독특한 문화가 정착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고, 교전은 하고 싶지 않고, 아이템 하나하나가 소중한 초보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어주는 고마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초기화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것도 짚고 넘어갈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시즌제로 운영되며 모두가 강제적으로, 또 주기적으로 리셋되는 타 익스트랙션 게임들과 달리 '아크 레이더스'는 강제 초기화가 없다. 이용자들은 8주 주기로 반복되는 '원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으며, 8주차가 되면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는 기능이 활성화되고 그 주 내내 '원정'을 완료해 초기화 할 수 있게 된다. 즉 초기화를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원정을 완료(초기화)하면 꾸미기 아이템, 계정 버프 등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즐기는 베테랑 이용자라면 원정을 적극 완료하면 되고,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않거나 쌓아 올린 것들을 초기화 하고 싶지 않다면 원정을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 것이다.

 

'아크 레이더스'를 아우르고 있는 이러한 시스템들의 핵심은 이용자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상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것이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죽거나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부정적 경험과 이를 극복하고 귀환, 탈출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 사이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아크 레이더스'는 성공 시의 쾌감과 재미를 초보자도 보다 자주, 그리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독특한 인게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초보자들이 게임에 적응하기 쉬운 분위기도 형성됐다. 여러모로 익스트랙션 장르의 재미를 경험하기에 적합한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성공의 공통분모, 진입장벽 완화

정리하자면, 두 게임이 가지는 성공 공통분모는 바로 진입장벽 완화다. '덕코프'와 '아크 레이더스'는 같은 익스트랙션 장르의 게임이지만 목표나 개발 방향성, 난이도와 세부적인 장르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들은 '익스트랙션 장르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으로 귀결된다.

 

현재 시점에서조차 장르의 원조격인 '타르코프'를 플레이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상당하다. 한국어화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완벽하지 않고 튜토리얼도 그다지 친절한 편이 아니다. 총기 모딩부터 탄종, 장비, 맵과 고급 아이템이 등장하는 지역에 대한 공부까지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사실 입문하기에 썩 친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하드코어함이 매력 포인트이자 게임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타르코프'가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이나 대중화에는 다가서지 못한 이유도 결국 매우 높은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덕코프'나 '아크 레이더스'는 익스트랙션 장르에 관심이 있지만 '타르코프'를 즐기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저마다의 매력 포인트를 갖춰 영리하게 접근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만약 앞으로 익스트랙션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 있다면, 이들의 성공 전략을 눈 여겨 보고 주의 깊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하드코어한 게임은 매우 탄탄한 고정 팬층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적절한 진입장벽을 갖춘 게임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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