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끝난 2025 플레이엑스포는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는 물론 반다이남코, 블리자드, 슈퍼셀, 나이언틱 등 해외 유력 게임사들도 부스를 내며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자사의 플랫폼 '스토브'를 앞세워 여러 게임을 출품한 스마일게이트 부스에는 메이드 복장의 도우미들과 함께 메이드카페 콘셉트의 전시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4월 출시된 '폭풍의 메이드'를 소재로 꾸려진 것인데, 출시된 지 1달 보름이 지난 게임을 크게 전시하는 것을 조금 의아하게 느낀 관람객도 있을 것 같다.
'폭풍의 메이드'는 단발성 게임으로 끝나는 작품이 아닌,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의 '두근두근 유니버스'를 확장하는 첫 작품이다. 스토브를 통해 출시되는 다양한 서브컬처 IP의 히로인들이 속속 '폭풍의 메이드'에 출연할 예정으로, 2025년 내내 이어질 '두근두근 유니버스'의 홍보를 겸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버거덕게임즈 이희석(왼쪽), 노승진 공동대표
게임 출시 후에도 버그 수정 등의 패치와 콜라보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폭풍의 메이드' 개발사 버거덕 게임즈 노승진, 이희석 공동대표를 만나 '폭풍의 메이드' 개발에 얽힌 이야기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노승진 대표는 아트 파트를, 이희석 대표는 개발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고.
3개월 프로젝트가 살이 붙으며 1년 6개월 프로젝트로, 메이드카페는 '디즈니'같은 놀이공원에 가까운 곳이야
이혁진 기자: 먼저 회사 이름을 '버거덕 게임즈'로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희석 대표: 저희는 게임회사에 다니다 권고사직의 아픔을 겪고 함께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해 설립한 인디게임 개발사입니다. 사무실이 없던 설립 초기,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개발에 대해 논의하다 '햄버거'와 '덕후'를 합친 버거덕이 저희들을, 그리고 앞으로 만들 게임들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 회사 이름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물장사 아일랜드'에서 영감을 받아 '폭풍의 메이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희석 대표: '용과 같이' 시리즈의 물장사 아일랜드만 따 와서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저희가 가진 아트가 메이드카페, 시스템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고, 물장사 아일랜드도 기본적으로 사람을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라 메이드카페 운영과 잘 맞아떨어진다 생각해 그대로 소재를 확정짓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물장사 아일랜드'에서 어떤 기획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일까
이희석 대표: 현재 형태가 초기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장사 아일랜드라는 게임의 게임성과 재미는 보장됐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갖다 둔 다음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려 했습니다. 원작에서는 미니게임이 한가지 타입 뿐으로, 손가락 표시를 보고 어떤 도움을 주느냐를 정하는 미니게임인데 그것을 좀 다양하게 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들다 보니 완전한 타이쿤 장르는 아니고 가게 운영을 하는 스타일이니 가게의 메이드 복장도 좀 바꿀 수 있으면 좋겠고, 인테리어도 꾸미고 싶어지고... 그러며 살이 점점 붙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게임이었는데 하다 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가게 안에서만 움직이는 게임인데, 가게 밖에 마을 하나를 구성하게 됐고 메이드 복장도 처음에는 하나 뿐이었는데 복장을 갈이입힐 수 있는 형태가 됐습니다.
그렇게 게임에 살이 붙으며 출시가 예상보다 조금 늦어진 감도 있다. 제목이 '폭풍의 메이드'가 된 이유는 무엇인지도 듣고 싶다
노승진 대표: 게임에 스토리 없이 캐릭터만 있는 것은 싫어서 그 안에 녹여낼 이야기도 조금이나마 넣으려 하다보니 개발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원래 계획은 3개월 정도에 간단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을 만들어 내고 업그레이드하는 정도로 생각했고, 스토리도 없었죠. 3개월 안에 해보자 했는데 3개월쯤 되니 아쉽더라고요. 그때 '슬기로운 데모생활'에 참여하게 됐는데 플레이한 게이머들이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 '저런 것이 없으니 아쉽다' 이런 의견들을 잔뜩 주셨고 듣다 보니 욕심이 커졌습니다. 결국 1년 반이 걸렸네요.
제목은 챗GPT에게 인상적인 제목이 뭐 없을까 물어보니 '러블리 가든' 같은 답변과 함께 '폭풍의 메이드 망치대소동' 같은 것이 나왔는데 눈에 확 들어와 채택을 했습니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와 별개로 눈에 띄는 제목을 붙이고 싶었고, 근래 있기있는 작품들이 XX의 XX로 제목이 붙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고려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 같은...
노승진 대표: 그렇죠.
메이드카페를 소재로 삼은 만큼 메이드카페 경험이 풍부할 것 같은데 실제 어떤가
노승진 대표: 일본에서 한번, 한국에서 한번 가봤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갔을 때 놀이공원 같은 독특한 분위기와 경험이 좋은 인상으로 남았고, 메이드카페를 소재로 한 게임 개발로까지 연결된 것 같습니다.
이희석 대표: 막연히 비쌀 것 같아 가보지는 않고 유튜브로만 보다가 그래도 직접 가 봐야겠다 싶어 최근 한번 다녀왔습니다. 메이드카페 게임을 만드는데 안 가보면 말이 안되는 것 같아 공부를 위해 가봐야할 것 같았습니다.
메이드카페가 친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오해하는 분도 많을 것 같지만, 사실 메이드카페는 메이드가 접객을 할 뿐인 건전한 카페 아닌가
이희석 대표: 그렇죠. 메이드카페이 가보지 않은 분들이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고, 막상 가 보면 그 세계에 녹아드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디즈니에 온 것처럼 놀이공원에 놀러온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영상으로 본 것과 느낌이 달랐고,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노승진 대표: 추가 서비스 등에서는 항마력이 조금 필요하긴 합니다.
두근두근 유니버스 너무 좋다... 그런데 우리가 그거라고요??
이제 출시하고 한달여가 지났는데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떻게 느끼고 있나
이희석 대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승진 대표: 재미있다는 평가를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채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현재의 형태에서도 재미있게 즐기고 계신 것 같고, 욕은 안 먹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아희석 대표: 부족한 것이 많은데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앞서 언급이 나왔듯 메이드카페 밖에 마을도 구현이 되어있다. '용과 같이' 처럼 마을에 플레이 스팟을 넣고 싶진 않았나
이희석: 넣고 싶었고 아직 그 생각은 그대로입니다. 만들다 보니 끝없이 길어져서 출시 시점에는 깔끔하게 메이드카페만 보여주고 그 안에서 핵심 재미만 담고, 마을의 플레이 스팟- 오락실 등에 대해서는 구상은 많이 해 뒀지만 출시 후 업데이트로 채워나가자고 생각했습니다.
머리 속에 있는 것을 완벽한 형태로 갖춰 내기가 어렵더군요. 개발하며 욕심은 계속 나고... 최종적으로 원하는 형태는 '용과 같이'처럼 게임 안에 게임이 들어있는 스타일입니다.
출시 후 콜라보 업데이트 계획이 촘촘하게 잡혀 있던데, 게임의 전반적 개선 계획은 어떻게 잡고있나
이희석 대표: 제일 큰 부분은 아직 버그가 좀 많아 버그를 고치는 것입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완벽하다 생각하고 냈지만 예기치 못한 버그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버그를 우선 수정하려 합니다.
밸런스에 대해서는 반응이 갈려서 고민입니다.
노승진 대표: 어떤 분은 별 고민없이 쉽게 플레이된다고 하는 반면 어떤 분은 여기서 막혀 불쾌하다 싶을 정도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어디에 맞춰야 할지... 밸런싱이 원래 어렵지만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최대한 불쾌한 경험 없도록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희석 대표: 조금씩 개선중입니다. 방송하는 분들이 어디서 막히는지 보면서 난이도를 많이 낮추지는 않되 어려운 부분만 조금씩 바꾸는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가게 경영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은데 중간에 나오는 아케이드게임 스타일 미니게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다듬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두근두근 유니버스'의 신호탄으로 내세우고 있고, 이미 콜라보레이션이 8차까지 예고돼 있더라. 8차 후에 더 할 수도 있는 것인가
노승진 대표: 8차 콜라보 후에 더 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닙니다.
이희석 대표: 콜라보를 많이 하게된 계기는 저희가 스토브 입점 계약을 진행할 때 콜라보하기 좋은 형태이다, 다른 게임 캐릭터가 메이드로 일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느낌으로 가면 콘셉트가 좋고 마을 꾸미기도 좋다고 어필했는데 그런 부분을 장점으로 생각해주셔서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저희도 8차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일이 커져서 어깨가 무겁고 부덤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서브컬쳐 유니버스의 신호탄! 좋다! 그런데... 우리가 신호탄이라고?! 같은 느낌이네요.
노승진 대표: 부담이 컸습니다.
이희석: 우리끼리 만든 아기자기한 장난감인데 그게 신호탄이라니... 같은 느낌이죠.
'히로인 유니버스'라는 방식을 인디게임에서 처음 해보는 것이라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서브컬쳐 게임 하면 비주얼노벨 장르 작품이 많은데, 타이쿤 류를 좋아하는 분들도 하면서 그 캐릭터와 원작을 알게 될 것이고, 원작들의 팬 여러분도 내가 좋아하는 히로인이 메이드로 나오는구나 하고 저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콜라보 계획이 너무 촘촘해 다른 업데이트는 없는 것인가 싶은데, 플레이 스팟 면에서 준비중인 것은 뭐가 있나
이희석 대표: 가장 먼저 넣을 것은 '고양이 레이스'입니다. 아직 기획단계입니다만, 주인공이 스토리에서 고양이를 한마리 줍는데 그것을 시작으로 마을에서 암암리에 진행되는 고양이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고양이를 커스터마이즈도 하고 강화해서 1등을 시키는 것으로...
그...그거 '드래곤 카트' 아닌가
이희석 대표: '용과 같이7'의 드래곤 카트나 '용과같이 유신'의 치킨 레이스 같은 느낌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오락실'입니다. 현재는 상호작용만 있고 게임은 못 하는데, 동전 교환소에서 코인을 변환한 다음 코인으로 인형뽑기나 가챠같은 느낌으로 미니게임을 넣으려 합니다.
오락실에서 인형뽑기와 가챠만 하면 심심한데...
이희석 대표: 생각으로는 더 만들고 싶죠. '냥권'같은 게임도 넣어보려 합니다. 리듬게임도 넣고 싶어 고민중이고요. 오락실에서 얻는 인형은 메이드카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생각중입니다. 게이머들이 넣은 콘텐츠를 하고싶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메이드카페를 꾸미고 싶다는 니즈를 충족해 주면 될 것 같고요.
콜라보 DLC는 DLC로 판매되는 형태가 되겠지만, 이런 콘텐츠 업데이트는 무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메이드 다음에는 아이돌 소재 게임 만들어보고파
일찍부터 주목받은 프로젝트인데, 스마일게이트와 함께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함께 해본 소감도 들려주기 바란다
이희석 대표: 굉장히 좋다는 느낌밖에 없습니다. 게임이 도중에 쓰러지지 않고 유지된 데 스토브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고 플레이엑스포에 크게 한자리 나갈 수 있었던 것도 2인 개발사로 인디게임을 하면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생각합니다. 스토브와 함께 하면서 저희 둘이서만 개발했다면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폭풍의 메이드'에 연말까지는 콜라보 DLC 개발을 계속 하면서 플레이 스팟 업데이트도 해야할 텐데, 내년에는 신작 개발에 나서는 것인가
이희석 대표: 아직 채울 것이 많아서 '폭풍의 메이드'를 좀 더 들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토리 상 사채업자 캐릭터와 서브 스토리를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있고 메이드들의 개별 서브 스토리도 넣을 생각... 입니다. 계획으로는요.
속편에 대한 구상은 없는 것인가
이희석 대표: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고 머리 속에 막연히 생각만 하는 것입니다만, 다음에는 '폭풍의 아이돌'을 하고 싶네요. 실제 만들려면 매우 어려울 것 같은데, 지하 아이돌을 소재로 메이드카페와 연계해 낮에는 카페를 운영하고 시련이 있어 밤에는 지하 아이돌로 활동하는 느낌으로 낮과 밤에 각각 다른 스타일로 구현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 더해 인기도 같은 요소로 지역 점령 스타일을 더해 메이드카페와 지하 아이돌 천하통일까지 하면...
노승진: 아이디어를 낼 때에는 재미있지만 실제 만들려 하면 고생할 것이 뻔히 보입니다.
원래 드림클럽 했으면 다음에는 아이돌마스터 해야하는 법이니 기자는 응원하겠다
이희석 대표: 감사합니다.
노승진 대표: ...
마지막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플랫폼 확장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들려주기 바란다
이희석 대표: 너무 하고 싶네요. 스팀도 나가고 싶고, 잘 되면 스위치도 가보고 싶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이희석 대표: 플레이스테이션도 너무 좋죠. 스위치부터 떠올린 것은 제가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진 콘솔이 스위치였는데, 우리 게임도 스위치로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입니다. 많은 플랫폼에서 다양한 게이머들에게 저희 게임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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