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넥슨 '블루 아카이브' 작곡가 3인방과 양주영 디렉터를 만나다 - #1

등록일 2023년02월16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국내는 물론이고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순항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다.

 

'블루 아카이브'는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전 넷게임즈 대표)의 '일본에서도 통할 만한 게임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로 처음 개발 착수된 타이틀.

 

이에 '큐라레 마법도서관', '포커스 온 유' 등의 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김용하 EPD를 중심으로 팀이 꾸려졌으며, '이사쿠상'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와 김인 아트 디렉터 등을 비롯해 팀원들 모두가 '덕후'인 '드림팀'이 완성됐다.

 



 

게임은 일본 현지 공략에 나선 이후 호성적을 내며 서비스 되었고, 최근에는 국내 및 일본 iOS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여가 된 신생 오리지널 IP의 게임이 단단하게 고착화된 일본 게임 시장에서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특히 까다로운 입맛을 갖춘 일본 게이머들을 만족시키며, 걸출한 경쟁작들 사이에서도 무탈하게 순항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뿐만 아니라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2차 창작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등, '블루 아카이브'는 박용현 대표의 요구사항대로 '일본에서도 통한 게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 공개된 4th PV, 그리고 신규 스토리 '보편적인 기적의 시발점' 편은 게임 안팎으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의 밝고 청량한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일러스트와 연출 그리고 음악이 주목을 받으면서 4th PV는 공개 2주만에 750만 회 조회수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 서브컬처 감성 듬뿍 담긴 '음악'

이와 같은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은 서브컬처에 대한 개발진의 높은 애정과 이해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가 주요했다. 특히 개발진 본인들이 '오타쿠'인 만큼 서브컬처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원하는 '로망'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엄청난 강점이 됐다.

 

물론 게임이 호평을 받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이지만, 이 외에도 인기 요인 중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완성도 높은 음악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청량하고 밝은 비주얼을 지향하는 게임으로 음악 또한 이와 잘 어울리는 퓨처 베이스, 카와이 베이스 장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단 이 장르 뿐만 아니라 각 장면과 스토리 마다 분위기에 어울리는 각양각색, 팔색조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많은 유저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 음악에 대한 유저들의 사랑은 공식 OST 앨범의 연이은 매진 행렬로 증명됐다. 일본 현지에서 발매됐던 OST 앨범들은 빠르게 매진되었고, 국내에서도 최근 공식 OST Vol. 1 앨범이 발매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국내 정식 발매된 OST는 아크릴 스탠드 피규어부터 특별 포스터까지 알찬 구성으로 이루어져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관련 기사: [언박싱]버릴 것 하나 없는 알찬 구성, 넥슨 '블루 아카이브' 글로벌 론칭 1주년 기념 OST

 

작곡가 3인방 & 양주영 디렉터가 말하는 '블루 아카이브'의 음악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 3인방 Mitsukiyo, KARUT, Nor, 그리고 이 음악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스토리를 총괄하고 있는 '이사쿠상'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와의 인터뷰가 성사됐다.

 

양주영 디렉터는 '블루 아카이브'의 세계관, 캐릭터 설정, 스토리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이사쿠상'이라는 펜 네임으로 유저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본지에서도 게임의 출시 당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토리와 캐릭터 제작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인터뷰]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스토리 만든 비결, '블루 아카이브' 양주영 시나리오 팀장의 이야기

 



 

또 다른 인터뷰이는 바로 게임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메인 작곡가, Mitsukiyo, KARUT, Nor다.

 

Mitsukiyo는 2014년 작곡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 작곡가다. 테일즈샵의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시리즈의 OST를 담당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개인 앨범을 내는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블루 아카이브'에 참여하면서 게임의 대표곡 'Constant Moderato'를 비롯한 수많은 인기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KARUT 또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작곡가 겸 DJ다. 특히 그는 국내 및 일본 동인 음악 컴필레이션 악곡을 선보이며 적극 활동하고 있다. '댄스러시 스타덤'과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이지투온 리부트 : R' 등의 리듬게임을 즐겨 하는 유저라면 그의 음악이 익숙할 것 같다.

 

 

보컬로이드 및 버츄얼 유튜버 등 서브컬처 계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겸 DJ 'Nor'도 인터뷰에 함께했다. 그는 '사운드 아카이브' 공연에서 멋진 디제잉 공연으로 눈도장을 찍었으며, 최근 화제를 모은 네 번째 PV에 사용된 음악 'RE aoharu'를 작곡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양주영 디렉터가 생각하는 스토리와 음악, 연출의 조화와 그 견해에 대해 들어봤다. 더불어 작곡가 세 명에게 음악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 소회 그리고 각종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 인터뷰는 분량이 다소 긴 편으로 독자의 편의를 고려해 총 3부로 나뉘어 연재될 예정이다. 더불어 '블루 아카이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음악에 한해, 인터뷰 중간에 삽입해 인터뷰이의 답변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할 예정이다.

 

먼저 1부에서는 작곡가들의 소개와 '블루 아카이브'로의 합류 과정, 그리고 양주영 디렉터가 말하는 음악의 중요성과 작곡가들의 작곡 방법 및 비즈니스 과정에 대해 간단히 짚어봤다.

 

다음으로 2부에서는 'Unwelcome School' 등 작곡가들이 작업한 '블루 아카이브' 음악 일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작곡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현업 종사자들의 조언과 '사운드 아카이브' 및 공식 OST에 대한 소회까지 정리했다.

 

*첨부된 CG 중 스토리와 연관된 이미지가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좌측부터 양주영 디렉터, KARUT, Nor, Mitsukiyo
 

#'블루 아카이브' 대표 작곡가 3인방을 만나다

 

우선 독자 분들께 간단한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양주영 디렉터님은 음악 측면에서 어떤 일을 맡고 계신지 소개해 주세요

Mitsukiyo: 안녕하세요. 저는 '블루 아카이브'에서 작곡가 겸 뮤직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문광호(Mitsukiyo)라고 합니다.

 

작곡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4년경이구요. 일본에서 'Mitsukiyo'라는 명의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때는 2016년경입니다. '블루 아카이브' 외에 주요 참여 작품은 테일즈샵의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와 그 후속작인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화'의 OST를 담당했습니다.

 

뮤직 디렉터로서는 곡 제작, 음악에 관련된 전반적인 소통, BGM 발주서 작성, 제작된 음원에 대한 피드백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양주영 디렉터님이 BGM의 활용과 구성에 큰 그림을 그리시면, 저는 그곳에 어떤 색으로 칠할지 정하고 결과물로 마무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KARUT: 안녕하세요. 작곡가 겸 DJ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KARUT입니다.

 

작곡은 2013년도(고등학교 2학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 외에도 국내, 일본의 동인 음악 컴필레이션 악곡을 수록하거나 리믹스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이지투온 리부트 : R', '댄스러시 스타덤' 등 각종 리듬게임에 곡을 제공했고요. '승리의 여신: 니케'와 인디 게임에 BGM을 제공한 적도 있습니다.

 

Nor: 안녕하세요! Nor라고합니다. ('노르'라고 읽습니다.) 'beignet(Nor+YUC’e)'라는 유닛과 'Aice room'으로 아티스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곡 활동을 제대로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보컬로이드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볍게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전자 음악만 만들고 있더군요. '블루 아카이브' 외 대표작은 버추얼 유투버 키즈나 아이의 첫 음원, 'Hello, Morning (prod by Nor)'이 제일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주영 디렉터: 안녕하세요. '블루 아카이브'의 뮤직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양주영 입니다. 저는 시나리오 디렉터가 메인 업무입니다만 '블루 아카이브'의 뮤직 프로듀서도 겸하고 있습니다. 전작 '큐라레 마법도서관'에서도 뮤직 프로듀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번에도 동일한 업무를 계속 하고 있는 중이네요.

 

뮤직 프로듀서는 게임의 전체적인 BGM의 활용과 구성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큰 그림을 그리면, 세부적인 디테일 등은 뮤직 디렉터이신 미츠키요 님과 함께 논의해서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양주영 디렉터
 

세 분 모두 '블루 아카이브'의 작곡가로 맹활약 하고 계십니다. 어떤 인연으로 '블루 아카이브'에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Mitsukiyo: 언제였는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네요. 첫 인연은 2019년 5월 경 메일로 연락을 받은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에 바로 음악 발주를 요청하신 건 아니고요. 작곡한 곡들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서 작곡가가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알맞는 사람인지 개발팀 내부의 검토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작곡가로 합류하게 되었지만 그 후에 뮤직 디렉터 제안을 받고 해당 작업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합류 당시에는 제가 일렉트로닉 뮤직이라는 장르를 다루지도 않았고 만들어본 경험도 없어서, 처음 '퓨처 베이스'라는 장르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오랜 시간 고민과 시도를 하며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곡이 현재 '블루 아카이브' 타이틀 음악인 'Constant Moderato'이며 제 인생 첫 '퓨처 베이스' 음악이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이 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여러 번 갈아 엎으면서 만든 음악이라 애착이 많이 가는 곡이기도 합니다. (웃음)

 

작곡가 겸 DJ KARUT
 

KARUT: 저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정석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특별하게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합류하기 전 군대를 전역한 후, 동네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음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개인 SNS의 DM으로 '메일 확인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확인해 보니 '블루 아카이브'의 BGM 제작 의뢰 메일이었습니다.

 

그때 '아직 음악을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고, '블루 아카이브'를 통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메일을 받고 BGM 제작이 확정된 후에는 제작에 몰두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습니다. (웃음)

 

Nor: 저는 줄곧 비즈니스를 일본어로 해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국어로 된 메일이 와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넷게임즈(현 넥슨게임즈)에서 '프로젝트 MX'라는 게임에 저의 청량한 전자 음악(퓨처 베이스)이 분위기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개발팀과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 김용하 EPD님, 양주영 디렉터님이 저의 작품을 잘 알고 계셔서 다시 한 번 더 놀랐습니다. MX팀의 작품에 대한 관심과 열정에 동화되어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죠.

 

작곡가 겸 뮤직 디렉터 Mitsukiyo(문광호)
 

#'블루 아카이브'의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음악의 조화에 대하여

 

'블루 아카이브'는 스토리가 매력적인 게임으로 어필하고 있고, 또 디렉터님은 인터뷰를 통해 언제나 학원, 청춘과 같은 게임의 핵심 키워드를 강조하곤 하셨습니다. 이러한 스토리 및 핵심 키워드, 연출과 음악의 조화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양주영 디렉터: 훌륭한 이야기는, 훌륭한 비주얼을 훌륭한 음악을 통해 연출한 것을 유저들이 경험함으로써 완성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디렉터로서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구성해서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겠죠.

 

'블루 아카이브'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청량하고 투명한 아트 비주얼에 걸맞는 즐겁고 쾌활한 학원 청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퓨쳐 베이스'라는 장르가 그런 제 의도와 잘 맞았던 것 같았고요. 이렇게 훌륭하신 작곡가 분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블루 아카이브'에서 이 요소들의 조화를 위해 어떤 측면에서 신경 쓰고 계신가요

양주영 디렉터: 저는 음악의 디테일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겠네요. 일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 작곡가 분들의 실력을 존중하고, 또 미츠키요 님의 디렉팅을 믿고 맡기는 것입니다. 여기 계신 작곡가분들이 음악에 대해서는 더 전문가이니까요.

 

제가 해야 할 일은 작곡가 분들이 이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나 목표점 등을 정확하게 캐치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글쎄요. 아무래도 같은 서브컬처를 향유하는 '오타쿠' 들이라는 동지 의식 때문일까요? (웃음) '(오타쿠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것이다' 라는 신뢰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게임의 음악을 외부 작곡가 분들께 맡기는 프로세스를 갖추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또 이 작업 프로세스가 가지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양주영 디렉터: '블루 아카이브'의 음악 장르는 '카와이 베이스', '퓨쳐 베이스' 입니다. 이 장르 방향성을 설정하신 것은 김용하 EPD님이시고, 저는 그 방향성을 기반으로 작업을 구체화한 거죠. 이쪽 장르는 아무래도 전문가 분들이 특정되어 있다 보니 이런 작업을 잘 진행 해주실 수 있는 분을 외부에서 섭외하는 쪽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점이라면 당연히 한국에서 잘 시도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만, 저는 기존 시장에 없는 '블루오션'을 노린다면 이런 형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블루 아카이브' 음악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작곡가들이 말하는 'A to Z'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작곡가 분들께 곡을 의뢰(발주) 하시나요? 특히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까지 포함하는지, 또는 특정 키워드만 전달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양주영 디렉터: 발주(의뢰)는, 우선 대략적인 느낌과 의도만 기록된 '러프'한 사양서를 제작해 그것을 미츠키요 님께 공유합니다. 다음으로 미츠키요 님이 구체적인 '발주서'를 제작해서 각 작곡가 님들께 발주 요청을 드리는 형태입니다.

 

즉, 실제로 음악 발주라는 작업을 하시는 분은 뮤직 디렉터이신 미츠키요 님이시고요. 저는 러프한 틀만 잡는 역할이겠네요. 그래서 이 부분의 질문은 미츠키요 님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Mitsukiyo: 먼저 양주영 디렉터님께서 어떤 스토리에 쓰일 음악인지, 대략적인 분위기는 어떤지, 이런 저런 참고할 이미지를 포함한 사양서를 전달해 주십니다. 저는 거기에 더해 장르와 키워드를 정하여 구체적인 발주서를 작성합니다. 곡을 작업해 주실 작곡가 분께 발주서를 전달하면, 작곡가분들이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Mitsukiyo: 다소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전문용어를 섞은 음악적인 이야기를 포함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밝은 스토리이지만 개그적인 느낌, 다만 엔딩은 슬프며, 배경은 푸른 하늘이 펼쳐진 학교다' 라는 내용의 사양서가 도착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밝은 스토리에 어울릴만한 음악은 주로 밝고 희망찬 느낌을 줄 수 있는 Major 곡조를 가진 장르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온음계 기반의 'Whole Tone Scale' 혹은 'Lydian Dominant Scale'을 사용하게 되면 '우당탕탕'하고 코믹한 분위기의 멜로디를 만드는데 용이할 것입니다.

 

푸른 하늘이 펼쳐진 '학교' 라는 키워드는, 학교 종소리나 벨소리를 활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길 수도 있겠네요. 푸른 하늘이라면 밝은 느낌의 PAD 사운드, 통통 튀는 피아노 혹은 신스 아르페지오 사운드 등의 'Bright' 계열에 가까운 사운드를 쓰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사양서에서 설명된 배경이 '학교'인데, 폐허에서 나올만한 으스스한 앰비언트 사운드나, 베토벤 교향곡 같은 장르의 오케스트라 곡이 나와버리면 이미지와 어긋나는 음악이 되겠죠.

 

이렇게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떠올려서 키워드에 맞는 내용들을 정리하여 발주서에 작성을 하고 작곡가 분들께 발주하는 형태가 됩니다.

 

반대로 작곡가 분들은 요청 사항에 어떻게 맞춰 작업 하시는지 소개해 주신다면

Mitsukiyo: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저는 제가 직접 저에게 발주를 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제가 생각한 내용들을 토대로 음악을 만들게 됩니다. Nor님과 KARUT님도 항상 잘 맞추어서 제작을 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Nor: 위에 미츠키요님이 언급해주신 내용과 거의 동일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도 '블루 아카이브'를 실제로 즐기고 있는 한 명의 유저인데, 발주서 내용에 적힌 신규 캐릭터나 신규 이벤트를 보고 신이 나서 발주서도 제대로 안 읽고 곡을 써서 드린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그런데도 오히려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용과 분위기가 어울리기만 한다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채용해 주셔서 매번 새로운 발주서를 받는게 기대됩니다.

 

작곡가 겸 DJ Nor
 

KARUT: 먼저 발주 주신 문서에 원하시는 음악의 장르, 테마, 레퍼런스를 확인합니다. 다음에는 전달해 주신 곡의 요청 사항, 레퍼런스들의 공통된 분위기를 파악합니다. 추가로 제가 알고 있거나 플레이 해보았던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음악, 다른 가요, 전자음악 등의 배경지식들을 더 참고합니다.

 

부족하다면 관련된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직접 보고 참고합니다. '이 장면에는 이런 음악 장르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같은 느낌으로,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더 추가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먼저 보내 주시는 개발 진행 중인 게임의 이미지나 영상을 제작 중인 음악과 교차로 비교, 확인하면서 곡의 분위기가 현재 비주얼에 어울리는지도 확인하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곡들이 이런 느낌으로 꽤나 평범하게(?) 만들어집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2부 및 3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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