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가리는 2011 LG 시네마 3D 월드 챔피언십의 개막전이자 친선 이벤트 경기의 목적으로 정식 경기 전 이벤트 매치가 성사되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종주국인 한국과 한국을 제외한 해외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올스타팀의 친선 팀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e스포츠 외에도 스포츠에서 친선경기는 여러 가지 전략과 전술을 시험하는 자리로써 승부보다는 해당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하는지를 시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 e스포츠에서 지난 28과 29일 각본 없는 한편의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해외유저들은 물론이고 국내 유저들까지 열광하게 만든 이벤트 매치에서는 대체 어떤일이 있었을까?
허무한 패배, 아쉬운 하루
"우리 선수 실력은 월등하다, 이번 경기에서 4-0이나 4-1의 승리를 예상 한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문제였을까? LG월드 챔피언쉽 팀리그 1일차 경기에서 한국은 시차 적응조차 끝내지 않은 해외 원정 올스타팀을 상대로 4-2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가 충격적인 이유는 조나단 월시, 크리스 로게인거, 알렉세이 크로프니크 등 해외에서 가장 강하다는 A급 선수들이 나서지 않은 상태 소위 말하는 '2군'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맥없이 졌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좋았다. 한국 팀의 선봉으로 나선 이정환은 올스타팀의 스테판을 상대로 공3업 추적자의 강력한 공격력으로 깔끔한 승리를 얻었다. 그러나 스테판 선수의 뒤를 이어 등장한 대만의 양 치아 청의 다수의 뮤탈리스크에게 승리를 내주며 승점을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에 한국 팀은 영원한 2인자, 공격적인 해병컨트롤의 달인 '해병왕' 이정훈을 다음 카드로 내세웠지만 양 치아 청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이정훈의 공격을 물량으로 압도하며 파상공세를 펼쳐 결국 이정훈의 GG를 받아냈다.
흐름이 올스타 팀으로 넘어가자 타개책으로 지난 GSL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강초원을 역전의 카드로 내보내 분위기 전환의 발판으로 삼았다. 강초원은 우주전함을 미끼로 다수의 공중유닛을 강제한 후, 압도적인 지상군으로 병력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다시 승리를 거머쥐었다.
양 치아 청이 무너지고 올스타팀이 다음으로 내세운 세 번째 카드는 현재 GSL에서 활약 중인 페이얌 토기얀이었다.
토기얀 선수에 맞서 강초원은 4차관 러시를 준비하지만, 너무 많은 정찰을 허용하다 끝내 일꾼을 잃으며 생긴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패배하며 매치포인트 상황을 만들었다.
벼랑 끝의 한국 팀은 레전드 카드 이윤열을 내세웠지만 기습 밴시가 막히고 이어 준비한 이윤열의 지상유닛을 상대로 기습적인 타이밍 러시와 파수기의 역장을 이용, 테란의 병력을 몰살시키는데 성공한다. 퇴로가 막힌 교전에서 허무하게 병력을 잃은 이윤열은 전투의지가 꺾인 채 GG를 선언했다.
이벤트 매치이기 때문에 "후에 이어질 개인전을 위해 일부러 실력을 숨기고 있다"라는 의견과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2 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라는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지만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던 팬들에게 있어 아쉬움이 큰 하루였다.
종족 종결자들이 나서다
"8:7로 한국의 승리를 예상합니다"
바로 하루 전의 인터뷰와 달라졌다. 해외 유저들의 실력을 인정해서 일까? 첫날의 패배가 선수와 감독에게 자극제가 된 것일까?
설욕을 다짐하며 임한 2일차 첫 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가장 강력한 카드이자 GSL 최초 2회 연속 우승을 한 '프통령' 장민철 카드를 꺼냈다. 장민철은 경기 시작 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간판을 꺼내들며 기선제압과 더불어 올킬의 각오를 다졌다.
간판을 내세운 '프통령'장민철
토기얀 선수와의 대결에서 손쉽게 승리한 장민철의 기세가 쭉 이어질 것 같았지만 뒤이어 등장한 알렉세이 크로프니크 선수에게 4차관 러시로 허릴 찔리며 다시 승리를 내주게 된다. 경기 직후 승리를 거머쥔 알렉세이 크로프니크는 장민철의 간판을 부수는 세리머니를 하여 선수들과 보는 유저들로 하여금 승부욕을 더욱 불태우게 만들었다.
바로 되갚아주는 알렉세이 크로프니크
가장 강력한 카드가 무너져 분위기가 어두워진 한국 팀을 살린 것은 영원한 저그 레전드, '투신' 박성준이었다. 엘렉세이 크로프니크의 한방 병력을 잡아내며 첫 승리를 한 박성준은 이어 등장한 크리스 로렌저, 엔드류팬더, 소주로 알려진 조나단 월시를 화끈한 공격력과 짜임새 있는 운영을 통해 연속으로 무너뜨리며 한국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투신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성준의 파죽지세 연승은 조나단 선수의 뒤를 이어 경기를 한 유럽 최후의 2인으로 선발된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필립척 에게 업그레이드에서 앞서간 다수의 바퀴에 밀려 저지당했다. 뒤이어 등장한 한국팀의 일곱 번째 선수인 '정종왕' 정종현 선수는 좋은 상황과 유리한 상황 속에서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어가던 경기 진행도중 배틀넷 오류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었다.
재경기 판정 후 다시 맞붙었지만 경기엔 아쉽게 패하였고 승부는 최종전으로 돌입했다.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중요한 대치 상황에서 한국이 꺼낸 마지막 카드는 공식전 대저그전 승율 100%, 임신(神)이라 불리며 저그전 최강의 기량을 보여주는 '왕' 임재덕이 출전하였다.
임재덕은 드미트리를 상대로 안정적인 운영 끝에 업그레이드된 병력으로 가볍게 승리하며 한국 팀 승리를 결정짓게 한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첫 게임의 우승은 한국
<올스타 vs 한국 경기결과>
1일차
1세트(1:0) 스테판 앤더슨(저, 5시) 패 vs 승 이정환(프, 11시)
2세트(1:1) 양치아청(저, 12시) 승 vs 패 이정환(프, 7시)
3세트(2:1) 양치아청(저, 1시) 승 vs 패 이정훈(테, 7시)
4세트(2:2) 양지아청(저, 12시) 패 vs 승 강초원(프, 6시)
5세트(3:2) 페이얌 토기얀(프, 2시) 승 vs 패 강초원(프, 12시)
6세트(4:2) 페이얌 토기얀(프, 1시) 승 vs 패 이윤열(테, 7시)
2일차
7세트(4:3) 페이얌 토기얀(프, 11시) 패 vs 승 장민철(프, 7시)
8세트(5:3) 알렉세이 크로프니크(프, 7시) 승 vs 패 장민철(프, 1시)
9세트(5:4) 알렉세이 크로프니크(프, 2시) 패 vs 승 박성준(저, 12시)
10세트(5:5) 크리스로렌저(프, 7시) 패 vs 승 박성준(저, 1시)
11세트(5:6) 앤드류팬더(저, 12시) 패 vs 승 박성준(저, 6시)
12세트(5:7) 조나단월시(테, 1시) 패 vs 승 박성준(저, 11시)
13세트(6:7) 드미트리필립척(저, 5시) 승 vs 패 박성준(저, 11시)
14세트(7:7) 드미트리필립척(저, 7시) 승 vs 패 정종현(테, 11시)
15세트(7:8) 종착역 드미트리필립척(저, 10시) 패 vs 승 임재덕(저, 6시)
팀전에 이어 개인전도 동시석권 가능할까?
용호상박의 대접전 끝에 얻어낸 승리지만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던 한국에게 세계의 벽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대회를 통해 엿본 해외 유저들의 실력은 결코 우리보다 한 수 아래가 아닌 동등한 레벨이었으며 추후 개최될 GSL에서 외국 유저들이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입증시켜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벤트 전 도중 열린 정식리그 개인전 조 추첨식에서 이벤트 매치를 통해 패배한 프로게이머들이 설욕전을 할 수 있는 매치성사와 다시 한 번 펼쳐지는 레전드 매치가 확정 되어 많은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대회 도중 배틀넷 오류로 인한 재경기, 그로 인한 엇갈린 승패는 한 경기 한 경기 흐름이 중요한 프로간의 경기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팀리그에 출전한 16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하는 개인리그에서 과연 세계최고의 스타크래프트 II 선수는 누가될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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