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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게임위-밸브-유저, 현 상황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때

2010년09월06일 18시54분
게임포커스 정혁진 기자 (holic@gamefocus.co.kr)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밸브 게임사이트 차단 검토가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게임위는 지난 6일, 인디게임 사이트'니오티'와 함께 밸브의 다운로드 게임 서비스 '스팀'에 대해 심의 규정을 검토하고 이에 대해 회사에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공문에 따르면, 게임위는 밸브가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등급을 받지 않은 게임물을 유통했을 경우에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으니 이를 조치하라고 밝혔다. 즉, 현재 밸브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은 게임위의 관련법에 의해 미심의된 채 한국 유저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

또한, 게임위는 국내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오게임 등 국내법을 미준수한 해외 업체들이 줄줄이 차단한 것으로 보아, 만약 밸브가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면 게임위의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밸브 사이트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게임위의 '밸브 사이트 차단'에 대해 격분하는 모습이다. 밸브 사이트 이용자는 현재 약 2,500만 명으로, 그중 한국 유저는 약 1%인 25만명 가량에 달한다.

유저들은 까페와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반대 서명을 하고 있으며, 현재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들은 당장 스팀 서비스가 중단되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될것이므로 차단은 안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원하는 게임을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서비스 사이트가 갑작스럽게 차단된다면 이는 유저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차단 조치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유저는 그동안 구매한 게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업체와 유저, 그리고 심의 기관인 게임위는 모두 자신의 입장을 제외한 다른 곳에 대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신중함이 필요한 때다. 어느 쪽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모두가 현재 상황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게임위, 관련 법에 따른 유동적인 움직임이 시급하다
우선, 게임위 입장을 보면 플랫폼 및 국가를 떠나 국내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은 게임위의심의를 거쳐 등급을 받고 유저들에게 서비스하게끔 되어 있다. 현재 유저들이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고 있는 모든 플랫폼의 게임들은 게임위의 심사 등급을 거쳤다.

하지만, 밸브는 국내 서비스를 실시하고 게임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면서도 게임위의 심사를 받지 않았다. 밸브 사이트에는 현재 1,049개의 게임이 있으며, 이 중 국내 심의를거친 게임은 한 개도 없다.

만약 밸브의 게임들이 지금과 같이 서비스가 계속된다면 밸브에게만 국내 서비스를 위한특혜 아닌 특혜를 주는 셈이다. 또한, 선정성 혹은 폭력성이 가득한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 무분별하게 제공돼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위는 스팀 게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것이다.

또한, 일부 유저들이 혼동을 하고 있는 것 중 '차단'이라는 조치에 대해서 게임위는 '밸브 사이트를 차단할테니, 그렇지 않으면 심의를 받아라'는 경고성 발언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밸브가 현 상황을 유지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는 차단도 고려하고 있다'는 여러 가능성 중 한 가지를 발언했다. 게임위는 구체적인 처리 방은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게임위는 올해 초부터 공문을 통해 밸브에 국내 서비스 유지를 위한 수 차례 타진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밸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으며, 지난 5일이 되서야 밸브측의 "현지 국가의 법 규정을 존중하며,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후 연락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게임위의 상황에서 보면, 국내에 유입되는 모든 게임은 마땅히 심의를 받아야하므로 밸브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게임위의 밸브 사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했다면, 해외 게임사들과 붉어지는 심의관련 문제의 악순환은 이제는 부디 고쳐져야 한다. 게임위는 지난 2006년 10월 첫 출범해현재 약 4년째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사가 국내 아이폰 3GS를 지난 해 11월 런칭을 시작하고 몇 개월이 지나서야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으며, 밸브 사와 관련된 이번 문제도 한참 뒤에서야 문제삼기 시작했다.

따라서 게임위는 향후 제 2, 제 3의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밸브 사와 스팀 서비스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관련 법을 유동적으로 적용시키는 개선이 무엇 보다 필요하다.

■ 밸브, 게임위와 유저들에 대한 명확한 판단 해야
다음으로 밸브는, 이번 문제에 대해 빠르고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위에서도 밸브는 게임위에서 올해 초에 공문을 보낸 직후, 묵묵부답으로 어떠한 회사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서비스에 대한 게임위의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직후 9개월이 지난 9월 5일이 되서야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 후 연락을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밸브는 현재 스팀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 21개 국가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그중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다. 스팀 서비스에는 현재 1,049개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게임 내 모든 언어가 한글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인터페이스를 한글로 볼 수 있어 기본적인 게임 조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만약, 밸브가 게임위의 공문에 대해 "우리는 다민족 다언어 국가와 같은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어를 삽입한 것이다. 스팀 서비스에는 한국 화폐가 아닌 '달러'로 결제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게임위의 공문은 우리에게 해당사항이 없다"고 답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어라 한다면 당연히 '한국에 서비스하기 위해 제공되는 언어'로, 북미나 유럽 등에 제공되기 위해 한국어를 서비스 언어에 넣은 것은 아니다. 밸브도 분명 한국 서비스에 대한 의지가 있으며, 한국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게임위의 등급 심의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이러한 예상은 어느 정도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전 세계 2,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스팀 서비스 이용 유저 중 한국 유저는 약 1%인 25만 명이다. 웬만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보다 많은 양이다. 스팀 서비스가 최신 신작들을 지속해서 유통하고 있어 향후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밸브 역시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작게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를 하고 입장을 밝힐 것이다. 한국의 모든 게임은 게임위의 심의를 거쳐 유저들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밸브도 예외일 수는 없으며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을 비롯해 향후 서비스 될 신작들을 위해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유저, 유저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은 게임위와 밸브에 대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입장을 가져서는 안 된다. 게임위와 밸브 사의 현 상황을 잘 알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현재 유저들은 위에서도 밝혔듯이 '게임위가 밸브 서비스를 차단한다. 이는 유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대 까페가 개설됐으며 서명 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밸브가 지금과 같이 국내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게임위와 해결을 시도하려 하지 않을 경우 게임위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차단'이 언급된 것이다. 결코 미심의 유지가 지속됐을 때 곧바로 차단되는 경우는 아니다.

또한, 게임위는 밸브 사에 한국의 관련법과 제도를 전달했으며 회사의 입장을 요청했다. 밸브 역시 한국 법을 존중하며 본사에 연락한 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표명한 상태다. 따라서 밸브 서비스가 한국에서 되지 않을 경우는 매우 희박하며, 기관과 게임사가 조율 중이라는 것이다.

유저는 밸브 사에 대해서도 한국 유저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유저로서 권리도 내세워야 한다. 우리가 음식점이나 혹은 기타 판매처에서 돈을 지불하는 것은 구입물건에 따른 비용 뿐 아니라 그들의 서비스, 사용에 대한 확실한 사후 조치를 받는 것이다.

따라서, 밸브가 한국 유저들을 위해 스팀 서비스를 실시한다면, 지금과 같이 구매 수단을 신용카드를 통한 달러 구매로 국내 법을 교묘히 피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도록 확실한 구매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현재 문제로 인해 피해가 큰 쪽은 바로 유저임을 알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정부 기관과 밸브 사에 유저로서의 권리를 내세워야 한다. 한 편에 서서 양쪽을 바라보면 결코 옳은 생각을 가질 수 없듯 게임위와 밸브 사에 대한민국 국민 혹은 게임 유저로서 권리를 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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