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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토론'의 뜻 몰랐나, 토론회 망친 손인춘 의원

2014년07월02일 09시00분
게임포커스 박종민 기자 (jjong@gamefocus.co.kr)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건과 기타 이슈로 몇 차례나 연기됐던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주최하는 제 2차 게임중독법 토론회가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시작하기 전부터 각종 업계와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의진 의원의 중독예방관리치료법 이슈와 맞물리며 또 하나의 규제법안을 제시한 손 의원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모두의 기대속에 진행된 토론회는 한 마디로 귀를 막아버린 국회의원식 소통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토론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유관 위원회 위원장이나 관계자가 아닌 황진하 국회국방위원장이 축사자로 나섰기 때문이었다. 앞서 2월 진행된 1차 게임중독법 토론회 역시 국방위원회 유승민 위원장(새누리당)이 축사자로 나서며 많은 논란을 낳은바 있다.

황 국방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이 빨리 해결돼야 국방을 튼튼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 토론회에 나오게 됐다”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다소 이해가 안되는 황 국방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장내는 일시적으로 술렁였고, 찰나에 이어진 황 국방위원장의 발언은 게임업계 관계자를 다시 한 번 분노와 비탄에 빠지게 했다.

황 국방위원장은 최근 발생해 물의를 빚은 22사단 총기사고의 원인으로 게임중독을 꼽았다. 황 국방위원장은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의 발언을 연관 지어 이번 총기사고 역시 원인은 게임에 있다고 주장하며 과도한 규제는 우려스럽지만 결국 중독자를 막지 못하면 산업의 발전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관련기사). 결국 황 국방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게임중독자가 총기사고를 일으켰고 이는 곧 국방력의 손실을 가져왔다는 주장이었다.

축사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선 이장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가 첫 번째 발제자로 참여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임의 중독적 담론의 기원과 역사’를 발표했으며 이어서 이헌욱 변호사는 법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임 문제 해결의 국내외 접근법 비교’를 발표했다.끝으로 김성곤 K-IDEA 사무국장이 업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임 산업의 현실을 이야기 했다.

짧게나마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건설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여성가족위원회 전문위원이 직접 게임 산업의 소비자 피해에 대한 기업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으며 이에 김 사무국장 역시 모든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업체의 현실을 설명하며 기업이 가져야 되는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동감을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황진하 국방위원장의 다소 어처구니 없는 개회사에도 불구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 되는가 했던 토론회는 폐회사를 진행한 손 의원의 발언에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했다.

손 의원은 게임중독법토론회에 참여한 이장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이헌욱 변호사를 직접적으로 지목하며 “개인적으로 많이 실망했다.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한다는 것을 발표하기 위해 나온 것 같다. 오늘 이 자리는 규제에 대한 비판을 들으려고 온 자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독문제를 겪고 있는 게임 중독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될지를 말하는 자리다”고 강한 비판을 했다.

손 의원은 자신의 법안이 게임을 규제하는 법안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게임산업의 규제라는 것은 개발을 했는데 규제가 심해 수출이나 유통이 차단되는 것을 규제라고 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세 시간 이상 게임을 하고 잠도 안자며 게임에만 매달리는 게임중독자에 대한 해법을 들으려고 온 자리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재 게임 규제에 이런 문제가 있어 정부에서 규제를 풀어주면 발전이 도움이 될 것이다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온 것이지 규제에 대한 비판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발제자의 발표 문구를 일부 인용해 “게임을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비교해 안타깝다. 또 발표 중 스포츠, 헬스와 같은 것에 게임을 접목시켰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스포츠, 건강, 헬스 같은 것에 적용된 게임과 모든 걸 집어던지면서 난리 피우는 게임이랑은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의 본심은 폐회사 말미에 거론됐다. 손 의원은 “IT 강대국으로서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정부와 사회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켜 생긴 기금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끝으로 손 의원은 “학자들 역시 무조건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이론적인 데이터를 동반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 했으면 좋겠다. 기업은 기업대로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중독자는 중독자대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로 협의해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폐회를 선언했다.

손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다. 기업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자신의 법안의 정당함과 원하지 않는 비판을 지적하는 손 의원의 행동을 보며 토론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럴 줄 알았다. 이런 토론에 참석한 시간이 아깝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 역시 “토론회의 취지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저런 발언을 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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