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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글룹스 인수를 바라보며

2012년10월11일 11시05분
게임포커스 이혁진 기자 (baeyo@gamefocus.co.kr)



넥슨이 지난 1일 일본의 3대 모바일 게임 독립개발사 중 하나인 글룹스(gloops)를 인수했다. 매수금액은 365억엔(약 5215억원).

글룹스는 한국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개발사지만 일본에선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업체다. 연매출 237억엔(약 3390억원), 영업이익 58억엔(약 830억원) 정도로 '큰손' 코에이테크모홀딩스와 비교해도 80% 정도의 규모이다.

주로 DeNA에 게임을 공급하며 DeNA의 모바게 서비스를 지탱하는 개발사로 GREE에 주로 게임을 공급하는 구미(gumi),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로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급부상한 사이게임즈(cygames)와 함께 일본의 3대 독립개발사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넥슨의 인수를 통해 조명되며 넥슨이 일본에 교두보를 확보했다거나,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개발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넥슨의 이번 글룹스 인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일단 소셜게임업계와 관련이 없는 일반 대중, 게이머들, 일본 경제계에서는 의외로 큰 관심을 못 받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일본 게임개발자협회 오노 켄지 협회장은 "솔직히 말해 일본에선 넥슨의 글룹스 인수가 거의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 글룹스의 규모만 놓고 보면 코에이테크모홀딩스와 큰 차이가 없는 정도로 상당하지만 상장사가 아니라 사회적 지명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일반적으로는 지명도가 제로에 가까운 업체다 보니 조용히 화제가 되지 않고 지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셜게임업계를 들여다보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매각 금액이 예상을 훨씬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1000억엔(약 1조4300억원)은 받아야 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사이게임즈가 급부상하기 전 구미와 함께 일본 소셜게임계를 이끌어온 쌍두마차 중 하나가 한국계 회사에 팔렸다는 것에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구미의 쿠미니츠 대표는 넥슨의 글룹스 인수가 발표된 날 트위터를 통해 "넥슨이 글룹수를 샀다는 게 사실인가.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업계다"라며 놀라움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일본 소셜게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글룹스는 인수를 당할 게 아니라 해외 업체를 인수해야 하는 업체였다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넥슨이 이번 글룹스 인수를 통해 강력한 모바일 게임 개발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일본에서 단숨에 정상급 모바일 게임업체로 부상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넥슨의 글룹스 인수가 장및빛으로만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글룹스와 코나미 사이에 진행 중인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이제 넥슨이 떠맡게 됐다. 사채업자의 자금으로 시작된 기업이라는 글룹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것도 넥슨의 과제다.

그러나 의외로 한국 기업에 인수되었다는 데에서 오는 반감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노 켄지 협회장은 "일본 게이머들은 재미있는 게임이면 개발사의 국적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도 모기업이 어디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준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를 일본에서 단행한 넥슨의 다음 목표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미국? 일본? 대만? 아니면 다시 한국으로?

이번 글룹스 인수가 공개되기 전 한 넥슨 관계자와 만나 "인수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인수전문 기업이라는 인식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는 걸 이번 인수로 다시 한 번 증명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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